▲ 사진: 스튜디오앤뉴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성진’(송승헌)은 어느 날 자신의 오케스트라 첼리스트이자 약혼녀 ‘수연’(조여정)이 결혼을 포기하고 베를린으로 떠난다는 영상 편지를 남겨둔 채 자취를 감추자 허탈해 한다.
오케스트라의 단장인 수연의 어머니(박지영)는 딸이 곧 돌아올 것이라고 하지만 수연이 맡았던 오케스트라 첼리스트 자리를 계속 비워둘 수 없었고, 수연이 떠나면서 자신의 빈 자리를 메워줄 것을 부탁한 후배 ‘미주’(박지현)가 찾아오자 강한 끌림을 느낀다.
결국 미주는 성진의 오케스트라에 합류하게 되고, 우연한 상황에 함께 술을 마시게 된 성진과 미주는 서로의 욕망에 휩쓸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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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베를린으로 떠날 줄로 알았던 수연은 혼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자신의 집안 밀실에 갇혀 성진과 미주가 욕망의 밤을 보내는 장면을 지켜보며 분노에 차 절규한다.
영화는 이야기가 여기까지 흘러오는 과정에서 성진과 수연, 미주가 어떤 관계로 얽혀 있고, 각자는 어떤 컴플렉스와 욕망을 지니고 있으며, 그런 컴플렉스와 욕망을 갖기까지 이들이 남들에게는 말할 수 없는 어떤 사연을 품고 있는 지를 괴거와 현재를 오가며 설명한다.
송승헌이 연기한 '성진'은 넉넉하지 못한 성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지휘자 수업을 받고 수연을 만나 단숨에 마에스트로의 자리를 차지한 '개천에서 난 용'이다. 수연을 만난 덕분에 오케스트라의 단장인 수연의 어머니(박지영)를 든든한 후원자로 둘 수 있었고,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자신이 꿈꾸던 그럴듯한 음악가로서의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이 그가 가진 포부이자 욕망이다.▲ 사진: 스튜디오앤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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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배우들이 스스로 하나의 틀을 깨는 시도로 노출 연기를 시도하곤 하는데 송승헌과 조여정 역시 김대우 감독의 '인간중독', '방자전'을 통해 배우로서 스스로 갇혀있던 틀을 깨는 시도를 했고, 훗날 이들 작품을 자신들의 필모그라피에 있어 하나의 터닝포인트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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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서생' '인간중독' '방자전' 등의 작품을 통해 '색(色)'을 누구보다 잘 다루는 연출자로 평가 받는 김대우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대단히 자극적이지만 한편으로 대단히 아름다운 에로시티즘을 구현해냈고, 거기에 더해 스릴러적인 요소를 가미함으로써 전작에 비해 영화를 보는 재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영화 전개의 중요한 장치인 밀실 세트는 성진과 수연의 집 전체를 아우르는 독특한 구조로 만들어 져 있어 세 명의 주연 배우가 같은 공간 안에 함께 있으면서도 따로 떨어져 있는 상황을 조성함으로써 인물들이 겪는 갈등 상황을 극적으로 부각 시켜주고 스토리 전개에 있어 극적 반전의 매개체 역할을 함으로써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려 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장치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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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제목 '히든페이스'는 '숨겨진 욕망'이라는 말로 해석이 가능하다. 그리고 숨겨져 있던 욕망은 어느 순간 소유욕, 사랑, 질투, 복수 등 다양한 형태로 표출될 수 있다.
이 영화는 성진과 수연, 미주의 기묘한 삼각관계, 그리고 이들 사이에 존재하는 다양한 형태의 숨겨진 욕망을 향한 흥미로운 거래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청불'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흥미로운 스토리텔링과 구성, 그리고 독특한 영화적 장치와 배우들의 호연 덕분에 2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이 결코 지루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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