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청주KB스타즈 구단 공식 SNS |
지난 10일 청주 KB스타즈 구단은 공식 SNS 페이지에 여러 컷의 사진을 포스팅하면서 "사진으로 보는 박지수의 오펜스 파울 했나? 당했나?!"라는 메시지를 함께 게재했다.
사진 속 장면은 지난 8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KB스타즈와 부산 BNK썸의 하나원큐 2019-2020 여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중 벌어진 장면이었다.
문제의 상황은 박지수와 BNK썸의 진안이 서로 충돌하는 과정에서 빚어졌다.
박지수가 공격을 위해 BNK썸 진영 골밑 쪽으로 뛰어들어오는 과정에서 수비를 위해 뛰어 나가던 진안의 다리와 충돌했고, 정강이와 무릎 부위에 심한 통증을 느낀 박지수는 그대로 코트 바닥에 나딩굴었다. 그 순간 심판은 박지수의 오펜스 파울을 지적했다. 수비를 위해 움직이는 진안을 박지수가 스크린 하는 과정에서 몸을 움직여 방해했으므로 파울이라는 지적인 셈이었다. 이후 리플레이 화면을 통해 확인한 결과는 기자의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들었다. 박지수가 스크린을 거는 상황인지도 애매했을 뿐더러 진안의 진로를 약간이라도 방해하고자 하는 모습은 더더욱 아니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저 공격과 수비를 하는 입장에서 움직이다 벌어진 우연한 충돌 쯤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심판의 판정은 박지수의 오펜스 파울이었다. 이번 시즌 들어 공격자가 스크린을 거는 과정에서 수비 선수의 동선을 막아설 때 나오는 추가적인 동작에 대해 오펜스 파울 판정이 이전보다 훨씬 엄격해 진 것이 사실이다. 또한 불필요한 팔꿈치 사용에 대한 판정 역시 엄격해 졌다. 이 모든 판정의 경향이 국제농구연맹(FIBA)의 기준에 따르고 있다는 것이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측의 입장이다. 그런 부분을 감안하고 보더라도 이날 박지수와 진안 사이에 벌어진 충돌 상황에 대한 오펜스 파울 판정은 분명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올 시즌 들어 오펜스 파울 판정이 엄격해 지면서 박지수에 대한 판정상 역차별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고개를 든다는 것이다. 물론 박지수에 대한 상대팀들의 집중 마크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리그 최장신 국내 선수인데다 기량까지 출중한 선수를 집중적으로 수비하지 않는다면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집중적인 수비도 어디까지나 룰이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이뤄져야 함은 당연하다.그런 판단을 정확하게, 그리고 평등하게 판단을 내려 궁극적으로 선수를 부상의 위험으로 부터 보호할 의무는 심판에게 있다. 하지만 현재 WKBL의 심판들이 그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박지수가 상대 수비와 아찔한 충돌 상황이 연출되거나 상대 수비의 바디 체킹에 코트 바닥에 위험스러운 모양새로 쓰러지는 장면이 매 경기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박지수 뿐만이 아니다. 국내 코트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국내 선수들의 수비에 대해 심판들의 판정이 국내 선수끼리의 신체접촉에 비해 다른 잣대가 적용되고 있다는 느낌은 과연 기자만의 생각일까?
궁극적으로 이같은 판정의 이중잣대는 여자프로농구를 재미 없게 만들고 경기의 수준을 떨어지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지수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치르는 경기나 국가대표로서 국제대회를 치를 때 박지수에 대한 상대 선수들의 수비를 보면 WKBL 선수들의 수비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박지수가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선수로 인정 받을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박지수를 수비하는 선수들에 대한 심판들의 판정이 FIBA 규정에 따라 정확하고 평등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라고도 해석한다면 과연 오버센스일까?
물론 WKBL의 입장에서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반박할 수 있다. 하지만 반박할 때 반박 하더라도 매 경기 이런 부분들에 대해 면밀하게 돌아보는 노력과 꾸준한 개선의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팬들이 경기장을 찾는 이유는 빼어난 기량을 지닌 스타 플레이어들의 화려한 플레이를 즐기기 위해서다.
그런데 스타 플레이어들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판정 속에 제 기량을 펼쳐 보이지 못하고 부상 당해 한 시즌을 온전히 뛰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면 결과적으로 리그 전체가 팬들의 와면을 당하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스타 플레이어라면 그와 같은 집중 견제도 뚫어낼 수 있는 기량을 끊임 없이 연마해야 하겠지만 그런 준비 역시 최소한 같은 기준의 판정 아래서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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