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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맷값 폭행'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지방경찰청 들어서는 최철원 대표(사진: 연합뉴스) |
이른바 '맷값 폭행' 사건으로 사회적 공분을 샀던 최철원 마이트앤메인(M&M) 대표가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 선거에서 선거인단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당선, 회장 취임을 위한 대한체육회 인준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최 대표는 17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 선거에서 전영덕 경희대학교 체육대학 동문회장을 62-20의 압도적인 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SK최태원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 대표는 지난 2009년 M&M이 동서상운(주)를 인수합병할 당시, 고용 승계를 해주지 않는다며 SK본사 앞에서 시위한 화물차량 기사 오 모씨를 회사 사무실로 불러 무릎을 꿇게 하고 "합의금이 2000만원이니, 한대에 100만원이라치고, 스무대만 맞아라"며 야구방망이로 폭행하는가 하면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피해자를 향해 "그럼 지금부터 한대에 300만원"이라며 폭행을 계속했고, 이어 피해자의 입에 화장지를 말아 넣고 얼굴을 폭행했다. 이후 이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나며 최 대표는 우리 사회에 크나큰 충격을 안겨주며 사회적 공분을 샀다.
최 대표는 이후 1심 법원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집행유예로 실형을 면했다.
이 사건은 영화 '베테랑'의 소재로 활용되기도 했다.
최 대표의 아이스하키협회장 출마에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서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은 협회 임원이 될 수 없다는 취지로 규정된 아이스하키협회 회장선거관리 규정 제11조와 아이스하키협회 정관 26조를 지적하며 최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지만 최 대표는 "2년 전부터 많은 하키인들이 출마를 부탁했다"며 사퇴 거부 의사를 밝혔다. 아이스하키협회는 논란이 일자 언론에 최 대표의 후보 자격과 관련, 법적인 검토를 거친 결과 최 대표의 '맷값 폭행'에 따른 사법처리가 결격 사유에 해당하는 지 불분명하다며 그의 후보 등록을 인정하게 된 입장을 설명했다. 결국 최 대표의 자격은 투표에서 결론이 나게 됐고, 선거인단은 최 대표에게 몰표를 던짐으로써 그의 자격을 인정했다.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고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폭행 사건의 가해자가 대한민국 아이스하키를 대표하는 경기 단체의 수장으로서 그 자격을 인정 받은 셈이다.
비인기종목임에도 정몽원 현 회장(한라그룹 회장)의 지원 아래 발전을 거듭해 온 한국 아이스하키가 앞으로도 계속 현재의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물질적인 뒷받침이 우선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최 대표는 회장 출마 공약으로 ▲ 전용 시설 확충 ▲ 클럽팀 운영 및 리그운영 ▲ 실업팀 창단 ▲ 유소년 아이스하키 발전 및 엘리트 학교 지원 ▲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갈등 해결 등을 제시하고 있다.
최 대표가 아이스하키협회 선거에서 당선이 되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가 정상적으로 회장직에 오르기 위해서는 상급 기관인 대한체육회의 인준을 거쳐야 한다.
결국 최 대표의 회장 취임의 마지막 키를 대한체육회가 쥐게 된 셈이다.
최근 국내 스포츠계에 스포츠인들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위협하는 모든 형태의 폭력과 차별을 추방하고자 하는 개혁의 노력이 전방위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맷값 폭행'의 가해 당사자인 최 대표의 회장 인준 문제는 스포츠계 개혁에 대한 대한체육회의 인식과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라는 점에서 그의 회장 인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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