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카타리나 린스베르거와 마르타 바시노(사진: AP=연합뉴스) |
카타리나 린스베르거(오스트리아)와 마르타 바시노(이탈리아)가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세계 스키 선수권대회 여자 평행대회전 경기에서 다른 기록을 내고도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거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바시노와 린스베르거는 이날 결승에서 각각 47초38과 46초70의 다른 기록을 냈음에도 공동 우승자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에 처음 세계선수권에서 열린 알파인 스키 평행 종목은 예선을 거쳐 올라온 16명의 선수가 토너먼트 형식으로 속도를 겨뤄 이긴 선수가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게 된다.
개별 경기에서는 레드 코스와 블루 코스를 한 번씩 번갈아 치르고, 1차 시기에서 패한 선수가 그 시간만큼 2차 시기를 늦게 출발하는 방식으로 경기가 진행된다.
이같은 방식으로 경기가 치러지는 이유는 경기 당일의 설질이나 해가 비치는 각도 등에 따라 특정 코스가 유리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이날은 레드 코스가 유리해 레드 코스에서 경기한 선수들이 거의 예외 없이 블루 코스 선수들보다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문제는 대회 규정이 1차 시기의 경우 선수 두 명의 기록 차가 아무리 크게 나더라도 이를 0.5초로 줄여놓고 2차 시기를 치르도록 한다는 것. 이 때문에 1차 시기를 레드 코스에서 치르는 선수들은 상대와 격차를 아무리 벌려도 0.5초 차이밖에 낼 수 없다.
따라서 더 빠른 코스에서 2차 시기를 타는 선수들이 유리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날 결승전에서 그런 가능성이 현실이 됐다.
1차 시기에 레드 코스를 탄 린스베르거는 바시노를 0.68초 차로 제쳤지만 2차 시기에서 0.68초가 아닌 0.5초만 먼저 출발할 수 있었고, 2차 시기에서 레드 코스를 탄 바시노가 0.5초 늦게 출발하고도 린스베르거와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같은 결과에 처음에는 '동률일 경우 2차 시기 성적이 더 좋은 선수가 승리한다'는 규정에 따라 바시노가 단독 1위로 발표됐다.
하지만 '동률일 경우 2차 시기 성적이 더 좋은 선수가 승리한다'는 규정은 개정되기 이전의 규정이었던 것이 확인됐고, 결국 대회 조직위원회는 최종적으로 바시노와 함께 린스베르거를 공동 우승자로 발표했다.
AP통신은 "알파인 스키 평행 종목은 규정이 하도 자주 바뀌어 웬만한 팬들은 물론 선수와 대회 조직위원회에서도 혼동을 일으킬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로써 바시노와 린스베르거는 생애 첫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같은 대회 같은 종목에서 따낸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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