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진(사진: 연합뉴스) |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의 에이스 박혜진(31)이 말했다.
박혜진은 21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청주 KB와 경기에서 양 팀 최다인 24점을 넣고 리바운드 7개를 걷어내는 활약으로 팀의 79-76 승리를 이끌었다.
사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는 KB의 우세가 예상됐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박지수가 버틴 KB가 앞서는 데다 우리은행은 김정은, 최은실이 부상으로 빠졌기 때문이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도 경기 전에 "멤버가 다 있어도 어려운 상대가 KB"라며 "오늘 선수들이 잘해서 이기면 좋지만 그건 제 바람일 뿐이지 않겠느냐"고 사실상 마음을 비운 것처럼 얘기했다.
최근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김정은, 최은실에 대해서도 "저도 사람이다 보니 이기려고 계속 뛰게 해서 그렇게 된 것 같다"고 자책하며 무리한 '전력투구'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이날 1위 팀 KB를 상대로 한 맞대결에서 박혜진 외에 박지현(17점·9리바운드), 김소니아(16점·9리바운드)의 활약을 묶어 예상 밖 승리를 따냈다.
특히 박혜진은 승부가 갈린 4쿼터에만 11점을 몰아쳤다. KB와 팽팽한 힘겨루기를 할 때 두 번이나 득점에 이은 추가 자유투를 얻어내며 경기 주도권을 가져왔다.
사흘 전인 18일 부산 BNK와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45분을 교체 없이 뛰고도 이날 또 35분 42초를 소화했다.
경기가 끝난 뒤 박혜진은 "오늘은 그래도 중간에 좀 쉬어서 4쿼터에 지치지 않고 공격적으로 할 수 있었다"며 "부상 복귀 이후 슛 밸런스가 아직 잘 안 맞고 있지만 그래도 경기를 뛰면서 조금씩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진은 지난해 10월 개막전 도중 발 부위 통증으로 교체됐고, 이후 12월부터 출전을 재개했다.
그는 사흘 전 BNK에 연장전 끝에 패한 상황을 되짚으며 "사실 팀 분위기가 안 좋아졌다"며 "감독님이나 코치님은 저희에게 부담을 안 주시려고 기대를 많이 안 하시는 것 같지만 선수들은 '우리끼리 가보자'고 어제 따로 미팅했다"고 밝혔다.
주장인 박혜진은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데 있어서 (김)정은 언니가 많이 도와줬는데 지금 부상 때문에 빠져 있다 보니 서툰 부분이 많은 제가 그런 역할에서 '홀로서기'를 하는 중"이라며 "후배 선수들과 눈높이를 맞추면서 자신감을 심어주는 좋은 얘기들을 많이 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혜진은 "우리 팀 전력이 지금 100%가 아니기 때문에 안일하게 하다가는 하위권 팀에도 이기기 쉽지 않다"며 "다만 오늘처럼 우리 색깔을 내며 최선을 다해 이긴 것처럼 앞으로도 이런 좋은 흐름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남은 시즌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