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사진: 연합뉴스) |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4위로 플레이오프(PO)에 진출, 우승팀인 아산 우리은행을 잡은 용인 삼성생명의 임근배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상대인 청주 KB와의 맞대결도 이미 대비했다며 또 한 번의 '반란'을 꿈꿨다.
임 감독은 3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과의 2020-2021시즌 PO 3차전을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저는 한 것이 하나도 없다. 하나부터 열까지 선수들이 다 해줬다"면서 "체력 등 모든 게 힘들 텐데 견뎌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이날 초반부터 주도권을 잃지 않고 64-47로 대승, PO 1차전 패배 뒤 2연승을 거둬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여자프로농구에서 정규리그 4위 팀이 챔프전에 오른 건 2001년 겨울리그의 한빛은행(현 우리은행) 이후 20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로 나온 대기록이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6차례 맞대결에서 삼성생명은 우리은행에 1승 5패로 크게 밀렸으나 PO에선 달라진 경기력으로 우리은행을 물고 늘어져 세간의 전망을 깨고 '4위의 반란'을 일으켰다.
임 감독은 "PO에 들어오면서 리바운드, 디테일, 어그레시브(적극적으로), 컨센트레이션(집중) 네 가지를 강조했는데 선수들이 완벽하게 잘해줬다"며 "한 발 더 뛰고, 하나 더 잡고, 선수들이 다 잘해줬다"고 연신 칭찬했다.
이날 경기 내용에 대해서도 "초반에 김단비가 기선 제압을 잘해준 덕분에 그 리듬을 살려갈 수 있었다. 배혜윤이 중심을 잘 잡아주고, 김한별과 윤예빈도 다 잘해줬다"면서 "다른 선수들까지 3박자, 4박자가 다 잘 맞았다"고 흡족해했다.
삼성생명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박지수를 보유한 2위 KB와 7일부터 챔프전에 나선다. 이번에도 '열세 예상'을 안고 들어가는 대결이다.
임 감독은 "정규리그 6라운드 들어갈 때만 해도 KB가 유리한 분위기라 그쪽을 생각하며 PO를 준비했다. 가다 보니 분위기가 바뀌어 '투 트랙'으로 연습했다"면서 "신한은행과의 PO를 통해 KB에서 보이는 부분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론 이미 준비한 대로 챔프전에 나설 생각이다"라고 계획을 전했다.
'거함' 우리은행을 잡으며 선수들의 자신감도 한층 커졌다.
이날 양 팀 최다 득점인 16점에 7리바운드를 곁들여 든든한 버팀목이 된 주장 배혜윤은 "1위가 챔프전으로 가는 뻔한 경기를 하지 않고, 저희가 2패를 할 거라는 모든 분의 예상을 뒤엎어 기쁘다"며 미소 지었다.
배혜윤은 "4위로서 1위와 붙었으니 저희는 잃을 게 없었다. 끝까지 매달려보자는 생각이었다"면서 "KB를 상대로도 부담이 없다. PO처럼 '악으로' 맞서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