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쇼트트랙 대표팀. 왼쪽부터 심석희, 김아랑, 최민정, 김예진, 이유빈 (사진 : 올림픽 공식 트위터) |
김아랑은 지난 3일부터 이틀간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19-2020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 여자 1500m와 500m에서 각각 3위, 2위를 차지한 뒤 1000m에서 1위, 3000m 슈퍼파이널에서 2위에 올라 종목별 점수 합계 89점을 따내 종합 1위에 올랐다.
김아랑은 곧바로 6일부터 이틀간 같은 장소에서 열린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도 1500m 1위, 500m 2위, 1000m 3위, 3000m 슈퍼파이널 1위를 차지하며 종합점수 100점으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됐다.
작년 4월 11일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18-2019 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1차 선발전 여자 1500m 준결승 경기 도중 넘어져 허리와 골반에 입은 부상으로 경기를 기권, 이후 열린 경기에 출전하지 못함으로써 2018-2019시즌 국가대표 유니폼을 포기한 이후 1년 만이다.
당시 김아랑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환하게 웃는 자신의 사진을 게재하며 “잠시 쉬어가라는 의미”라는 말로 운을 뗀 뒤 “의도치 않은 부상 때문에 당장 경기를 치르기엔 무리라고 걱정하신 감독님 결정에 따르기로 했어요. 아쉬운 마무리지만 얼른 몸 잘 추슬러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게요”라고 복귀를 다짐했다.
이후 김아랑은 국가대표로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나 세계선수권 무대에서는 뛸 수 없었지만 지난 3월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열린 제29회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김아랑이 1년간 '절치부심' 끝에 태극마크를 되찾은 반면, 지난 1년간 심신이 지칠대로 지친 심석희는 쇼트트랙 국가대표로서 행보에 잠시 '쉼표'를 찍기로 했다.
지난 해 4월 열린 2018-2019 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 2차 모두 압도적인 기량으로 1위에 올랐던 심석희는 이후 조재범 전 코치으로부터의 성폭행을 포함한 폭행 피해 사실을 폭로해 충격을 안겨줬다.
조 전 코치의 폭행으로 인해 평창 동계올림픽 직전 선수촌을 이탈하기도 했던 심석희는 올림픽에서도 3000m 계주에서는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나머지 개인전에서는 기대했던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직후 치러진 선발전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지켰던 심석희는 조 전 코치에 대한 폭로 이후 심리적으로 크나큰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지난해 11월 ISU 월드컵 1차 대회 500m 경기 중 머리에 충격을 받은 심석희는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 결국 정밀 검진을 위해 조기 귀국했고, 월드컵 2차 대회에 결장했다. 이후 월드컵 3차 대회에는 정상적으로 나서 3000m 계주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개인전에서는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이후 새해를 맞이한 심석희는 대회 출전 의사를 강하게 드러내며 지난 2월 월드컵 5차 대회부터 다시 월드컵 시리즈에 출전했지만 조 전 코치의 폭행과 부상에 따른 후유증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2018-2019 시즌을 마무리한 심석희는 2019-2020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고, 1차 선발전에서 6위로 마치며 상위 24명이 겨루는 2차 선발전 출전 자격을 얻었으나 1차 선발전을 치르며 발목과 허리에 무리가 갔고, 결국 정상적인 경기를 치르기 어려운 상태라는 판단 하에 2차 선발전 출전을 포기했다.
이로써 다가오는 2019-2020시즌 월드컵 또는 세계선수권 무대에서 태극 마크를 달고 질주하는 심석희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김아랑이 지난 1년간 부상 후유증을 이겨내고 태극마크를 되찾았듯 심석희 역시 자신을 괴롭혀온 심신의 피로와 상처를 달랜 뒤 머지 않은 시점에 화려한 복귀 소식을 알릴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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