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WKBL |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요기 베라의 이 야구 격언은 오늘날 단지 야구만의 이야기가 아닌 스포츠를 이야기 할 때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격언이 됐다. 지난 26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 3라운드 경기에서 5연승을 질주중이던 홈팀 아산 우리은행을 상대로 펼친 인천 신한은행의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그 스포츠 격언을 새삼 되새기게 한 대역전극이었다. 이날 신한은행은 경기 종료 36.9초를 남기고 터진 한채진의 위닝 골밑 득점에 힘입어 64-63 승리를 거두고 4연패에서 탈출하며 시즌 6승8패를 기록, 공동 3위에서 단독 3위로 올라섰다. 이날 신한은행은 두 차례 절체절명의 위기를 연패 탈출을 향한 절실함으로 이겨냈다. 1쿼터를 13-23, 10점 뒤진 채 마친 신한은행은 국내 선수만 뛰는 2쿼터에서 5점을 추격, 전반전을 31-36, 5점 뒤진 가운데 마쳤고, 3쿼터 들어서는 점수차를 더 좁혀 2점 차까지 따라붙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4쿼터를 맞는 신한은행은 결코 희망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3쿼터 막판 외국인 선수 엘레나 스미스가 골밑에서 우리은행의 외국인 선수 르샨다 그레이를 수비하다 파울을 범해 5반칙으로 4쿼터에 나설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그렇게 4쿼터에 들어선 신한은행은 그러나 김연희가 그레이를 육탄 방어에 가까운 수비로 필사적으로 막았고, 그 사이 다른 수비진들도 우리은행의 빠르고 조직적인 공격에 맞서 투지 넘치는 수비로 실점을 최소화 했다. 그러면서 공격에서는 우리은행과의 격차를 2~4점 차로 유지해 가며 4쿼터 중반까지의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4쿼터 종료를 약 3분30초 남긴 상황에서 우리은행 박혜진에게 3점포를 허용, 58-63으로 점수차가 5점 차로 벌어지면서 승기를 빼앗기는 듯했다. 보통 다른 경기에서 우리은행이 고전하면서도 이기는 과정에 박혜진의 이와 같은 3점슛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도 우리은행의 수비는 견고했고, 이를 뚫어내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신한은행에는 에이스 김단비와 베테랑 한채진이 있었다. 김단비는 박혜진에게 3점포를 허용하자마자 곧바로 과감한 골밑 돌파로 2점을 만회한 뒤 경기 종료 1분 25초를 남기고 또 다시 골밑 돌파를 성공시켜 62-63, 한 점차로 우리은행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그리고 잠시후 한채진이 박혜진의 수비를 뚫고 오른 손으로 재치 있는 골밑 레이업 슛을 성공시키면서 전세를 뒤집었다. 결국 이 골이 이날의 위닝샷이 됐다. 외국인 선수 없이 마지막 쿼터를 뛰었지만 신한은행은 이날 우리은행과의 리바운드 싸움에서 35-34로 이겼다. 자유투 성공률 역시 86.7%로 73%대에 그친 우리은행에 앞섰고, 3점슛 성공률에서도 앞섰다. 신한은행은 특히 이날 수비에서 우리은행의 가공할 공격력을 63점으로 묶는 데 성공했다. 지난 12일 신한은행이 우리은행에게 허용한 실점이 81점이었음을 떠올려 보면 엄청난 수비를 해 낸 셈이다.
그레이(23점 10리바운드), 박혜진(14점), 박지현(10점)에게 두 릿수 득점을 허용했지만 김정은, 최은실(이상 8점)을 한 자릿수 득점에 묶었고, 나머지 선수들에게는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공격 리바운드 허용을 최소화 했던 철저한 박스 아웃과 리바운드 덕분이었다.
반면 신한은행은 공격에서 한엄지(15점)가 승부처에서 던진 4차례 3점슛이 모두 림에 빨려들어갔고, 김단비(14점 7어시스트)가 공격에서 막힌 곳을 뚫어내는 역할을 잘 해냈다.
또 발목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했던 스미스가 10점을 넣고 수비에서도 그레이를 잘 막아내며 제 몫을 했다. 그리고 재치 있는 골밑 돌파로 위닝샷을 성공시킨 한채진(5점)의 '쇼 스타퍼'로서의 역할도 중요했다. 이날 신한은행은 9명의 출전 선수 전원이 득점을 기록했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