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 역대 최고령 플레이오프 출전 기록 '39세'로 늘리고 현역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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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채진(사진: WKBL)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지난 1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아산 우리은행과 인천 신한은행의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WKBL) 플레이오프 2차전이 우리은행의 승리로 막을 내리기 직전 신한은행의 '맏언니' 한채진이 3점슛 라인 밖에서 이날 신한은행의 마지막 슛을 시도했다. 한채진의 손을 떠난 공은 림을 맞고 튕겼고, 그 공은 지난 시즌까지 신한은행의 에이스로 활약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김단비의 손에 들어갔다. 그 순간 김단비는 다시 3점슛 라인 밖에 머물고 있던 '상대팀 선수' 한채진에게 패스를 했다. 김단비의 다분히 의도된 실책성 패스를 건네받은 한채진은 다시 한 번 림을 향해 슛을 던졌지만 슛한 공은 끝내 림을 외면했다. 한채진은 이날 2차전에서 26분 34초간 코트를 누비며 5득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 현역 선수로서 수명을 최소한 한 경기만이라도 더 늘려보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신한은행은 우리은행에 58-70으로 패했고,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한 채 시즌을 마무리했다. 한채진의 이번 플레이오프 기록은 2경기 출전에 경기당 평균 29분52초 출장, 2.5점 4.5리바운드 1.5어시스트 1.5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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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 흘리는 한채진(왼쪽)과 우리은행 김단비(사진: WKBL) |
경기 종료를 알리는 버저가 울렸을 때 한채진의 팀 동료인 베테랑 이경은을 비롯한 신한은행 선수들은 뜨거운 눈물을 쏟기 시작했고, 한채진에게 마지막 패스를 건넨 우리은행의 김단비 역시 눈가가 촉촉해 졌다. '코트의 철녀(鐵女)' 한채진의 현역 선수로서 마지막 순간은 이렇게 드라마틱했고 보는 이들로 하여금 뭉클한 감흥을 이끌어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한채진은 현역에서 은퇴했다. 이날은 한채진의 39번째 생일이었다. 경기 직후 동료들과 홈팬들로부터 생일 축하 케잌을 선사 받은 한채진은 은퇴 소식을 전했다. 지난 6일 WKBL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받은 한채진이 눈물을 쏟으며 수상 소감을 밝힌 직후 언제까지 선수생활을 할 계획인지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다음 시즌을 기약하지 않았던 것으로 한채진의 현역 선수생활이 이번 플레이오프가 마지막일 것이라는 예상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한채진의 은퇴 의사를 직접 들은 동료들이나 팬들의 마음은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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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료들의 헹가레를 받는 한채진(사진: WKBL) |
1984년생인 한채진은 2002년 여자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현대 하이페리온의 유니폼을 입어 올해가 프로 21년 차에 접어든 해였다.
신한은행과 금호생명, KDB생명 등을 거친 그는 2019-2020시즌부턴 다시 신한은행에서 뛰었고, 정규리그 통산 597경기에서 평균 28분 52초를 뛰며 8.66득점 3.65리바운드 1.8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009-2010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무려 13시즌 연속 평균 출전시간 30분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역대 17번째로 정규리그 2천 리바운드를, 역대 15번째로 1천 어시스트를 돌파했고, 역대 14번째로 개인 통산 5천 득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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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채진(사진: WKBL) |
한채진은 올 시즌에도 그는 29경기를 소화하며 경기당 평균 26분52초를 뛰었고, 4.52득점 4.3리바운드 2.1어시스트 1.3스틸을 기록했다. 지난 1월 27일 부산 BNK썸전에서는 WKBL 역대 최고령 출전 신기록(만 38세 319일)을 썼고, 지난 11일에는 38세 363일의 나이로 임영희 우리은행 코치(38세293일)를 넘어 역대 최고령 플레이오프 출전 기록도 경신했다.
이날 플레이오프 2차전 출전으로 한채진이 보유하게 된 WKBL 역대 최고령 플레이오프 출전 기록은 '딱 떨어지는' 39세가 됐다.
소리없이 강했던 '철의 여인' 한채진의 질주는 이렇게 '행복한 멈춤'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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