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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진영(사진: LPGA 한국 공식 소셜미디어)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고진영이 손목 부상을 딛고 올해 첫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에서 나흘 내내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하며 시즌 첫 톱10 진입을 이뤘다. 고진영은 26일 태국 파타야 인근 시암 컨트리클럽 올드 코스(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혼다 타일랜드'(총상금 170만달러) 최종일 경기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6개를 몰아치며 8언더파 64타를 쳐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한국명: 고보경), 레오나 머과이어(아일랜드), 넬리 코르다(미국)와 함께 공동 6위에 올라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LPGA투어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낸 고진영이 새 시즌 첫 출전한 대회에서 수확한 첫 톱10으로, 이번 대회에서 톱10에 오른 한국 선수는 고진영과 김효주(공동 10위) 두 명 뿐이다. 지난해 3월 HSBC 월드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투어 통산 13승을 달성한 고진영은 하반기 들어 손목 부상의 여파로 8월 AIG 여자오픈과 CP오픈에서 연속 컷 탈락하면서 LPGA 투어 데뷔 후 처음으로 2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을 기록했다. 이후 약 2개월간 투어에서 이탈했다가 투어에 복귀한 고진영은 국내에서 열린 LPGA투어 대회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부상 여파에도 출전을 강행, 타이틀 방어의 의지를 보였으나 대회 1라운드에서 '퀸튜플보기'를 범하는 등 하루에만 8타를 잃어 LPGA투어 진출 이후 최악의 스코어인 8오버파 80타를 기록하는 수모를 겪었고, 다음날 열린 2라운드에서도 7타를 잃으며 78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최하위로 경기를 마친 끝에 3라운드를 앞두고 기권했다. 그 결과 고진영은 약 9개월간 지켜오던 세계 랭킹 1위 자리에서도 밀려났고,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도 35위로 마치며 초라하게 시즌을 마감했다. 세계 랭킹 5위까지 밀려난 상황에서 시즌을 시작한 고진영은 이번 대회에서도 3라운드까지 20위권에 머물러 부상에서는 회복한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으나 우승에 도전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사태로 보였으나 대회 마지막 날 반전을 이뤄내며 시즌 첫 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고진영은 이번 대회 최종일 페어웨이 안착률이 92.9%(13/14), 그린 적중률 83.3%(15/18)를 기록했다. 앞선 2, 3라운드에서 30개 이상이었던 퍼트 수도 4라운드에서는 28개로 막아냈다. 고진영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참 기다렸던 시즌 첫번째 대회인데 드디어 오늘 끝났고, 계속 작년 얘기를 안할 수가 없는 것 같다."며 "작년에 너무 마음적으로, 또 골프적으로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잊지 못할 한 해였던 것 같다. 작년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첫 대회였기 때문에 더욱 더 잘 마무리한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고, 아쉬운 부분은 없었던 것 같다."고 첫 출전 대회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둔 데 대한 감을 밝혔다. 고진영은 이번 대회에서 나흘 내내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했는데 그가 전 라운드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7월 열린 메이저 대회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그는 "4일 내내 언더파를 친 게 한 몇 개월 된 것 같은데, 솔직히 한 5개월은 넘은 것 같다. 그래서 눈물이 날 것 같고(웃음), 직접 설명하지 않아도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했었는지는 성적이 증명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대회에서도 더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 달 2일 싱가포르에서 개막하는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에서 타이틀 방어에 도전하는 고진영은 "작년에 싱가폴 대회에서 우승하고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는 이야기고, 싱가폴에서 많은 팬분들과 함께 경기할 수 있는 시간이 온 것 같다."며 "감회도 새롭고, 항상 디펜딩으로 대회를 할 때는 조금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사실 힘이 좀 더 많이 들어가게 되는 것 같다. 그 힘을 얼만큼 잘 빼느냐가 다음 대회 성적을 좌우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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