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글 26. 빅휠 제대로 알고 플레이하기!

SK네트웍스·서울경제 클래식 2R서 샷 이글에 벙커샷 덩크 버디
이틀 연속 4언더파 68타...중간 합계 8언더파 136타 '공동 3위'

▲ 이정은(사진: KLPGA)

[스포츠W 임재훈 기자] '핫식스' 이정은(등록명: 이정은6, 대방건설)이 4년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무대에서 우승 기회를 맞았다. 이정은은 28일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핀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총상금 8억 원, 우승상금 1억 4,400만 원)’ 둘째 날 2라운드 경기에서 샷 이글 한 개와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이정은은 특히 이날 6번 홀(파4)에서 그림같은 샷 이글을 성공시켰고, 12번 홀(파4)에서는 벙커샷을 그대로 덩크샷 버디로 연결시키는 진기명기와도 같은 플레이를 펼쳐 갤러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4언더파 68타를 친 이정은은 중간 합계 8언더파 136타를 기록, 공동 선두 배소현(DS이엘씨), 이소미(SBI저축은행, 이상 9언더파 135타)에 한 타 뒤진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정은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 전인 2018년 10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우승 이후 4년 만에 국내 무대 7번째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이정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KLPGA를 통해 “사실 요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체력적으로는 괜찮은데, 부진한 성적이 이어지면서 정신적으로 조금 지쳐 있는 상태”라고 털어 놓으면서, “아직 샷이나 퍼트 감이 좋지 않아 자신감이 조금 부족하다. 좋은 기억이 많은 제주에서 에너지를 받고 싶고, 이번 대회를 통해서 내 골프가 좋은 흐름으로 바뀌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자신의 바람대로 이번 대회에서 이틀 연속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며 선두권에 이름을 올린 이정은은 환한 얼굴로 믹스트존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이정은은 "진짜 오랜만에 샷 이글을 했고 처음으로 벙커에서 덩크샷을 처음 봤다. 오늘 너무 인상 깊은 샷을 많이 한 것 같아서 후반에 조금 샷감이 그렇게 날카롭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너무 만족스러웠던 경기였다."고 이날 자신의 경기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정은은 일주일 전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했지만 전반적으로 부진한 플레이 끝에 하위권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그는 "사실 지난 주에 플레이가 많이 안 좋아서 (이번 대회가) 걱정도 많이 됐고 일단 예선 통과를 목표로 쳤다. 지난 주 퍼트가 조금 아쉬워서 퍼터 연습을 좀 했더니 그래도 좀 잘 플레이했던 것 같고 그리고 지난 주는 조선 잔디여서 좀 고생을 많이 했는데 여기는 잔디가 제가 좋아하는 잔디라서 또 좋은 성적 났던 것 같다"고 말했다. 2019년 US여자오픈을 제패하고 LPGA투어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 그해 신인왕에 상금 순위 3위(205만 달러)에 오르며 거침 없는 행보를 이어가던 이정은은 LPGA투어 2년 차였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5개 대회밖에 치르지 못하면서 집중력과 경기 감각이 무뎌지기 시작했고, 특유의 견고하고 날카로웠던 샷까지 함게 무너지면서 US오픈 공동 6위 말고는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이에 대해 이정은은 "2년 차 때 시합을 뛰는 중에 갑자기 시합들이 다 취소됐다. 사실 선수는 시합이 있어야 약간 긴장감도 있고 더 연습에 집중을 하게 되는데 시합이 없다 보니까 연습에 집중도 안 되고 사실 뭔가 동기 부여가 없었다. 그러면서 좀 스윙이 많이 바뀌었다."고 털어놨다. 이정은은 지난해 에비앙 챔피언십 준우승을 비롯해 8차례 톱10에 진입하면서 상금 순위 13위(108만 달러)에 올라 부활의 조짐을 보였지만 이정은 자신은 인터뷰에서 "프로 6년 경험 중 가장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올해 다시 상금 순위 53위(45만3천달러)에 머물며 주춤하고 있다.

평균타수 40위(70.9타), 그린 적중률 102위(67.9%)라는 기록이 말해주듯 자신만의 스윙이 스스로도 알 수 없는 순간 무너지면서 샷 정확도가 떨어진 결과다.

최근 새로운 스윙 코치(브라이언 정)와 인연을 맺었다고 밝힌 이정은은 코치로부터 백 스윙 동작에서 왼쪽 어깨가 많이 올라가는 문제점을 지적 받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몸통 회전 방향에 대해 지도를 받았다고 밝혔다.

▲ 사진: KLPGA

이번 대회가 이정은에게는 새로운 코치와 함께 수정한 스윙을 실전에서 시험해 볼 수 있는 무대이고, 현재까지는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이정은은 "제가 연습장에서는 사실 그래도 괜찮게 된다. 근데 라이가 좀 어려운 라이거나 내리막 아니면 왼발 내리막 이럴 때 항상 그 동작이 나오면서 실수를 한다. 필드에서 그게 돼야 한다. 지금"이라고 교정한 스윙 동작이 실전에서 만나는 다양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함을 강조했다. 모처럼 국내 무대에서 우승 경쟁의 기회를 맞은 이정은은 우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사실 우승을 바라볼 수 있을 정도의 자신감은 아니다. 지금 이 상태에서 욕심을 내봤자 저는 뒤로 가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첫 번째 목표(컷 통과)는 일단 이뤘으니까 내일이랑 모레 열심히 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정은은 2017년 제주에서 열린 롯데렌터카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수확했고, 같은 해 열린 이 대회에서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제주에서 좋은 기억을 많이 가지고 있다. LPGA투어 복귀를 앞두고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보다는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플레이로 좋은 에너지를 얻고 싶다는 것이 이정은의 바람이고, 현재까지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정은은 "오늘과 어제 플레이가 너무 만족스러웠고 '역시 제주도에서 플레이 하는 게 잘 나랑 맞는구나' 이런 생각도 했고 너무 좋은 에너지를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자신에게 많은 추억을 안겨준 제주에서 또 하나의 추억을 추가하면서 이미 얻고자 하는 모든 것을 얻었다는 듯한 얼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