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안녕, 할부지'는 다큐멘터리다. 주연은 바오가족 푸바오, 아이바오, 러바오, 루이바오, 후이바오, 그리고 3인의 주키퍼다. 판다는 맹수과의 동물로, 연출, 디렉팅이 불가능하다. 영화가 개봉했음에도 불구하고, 감독과 주키퍼들을 제외한 바오가족이 무대인사를 돌지 않고(?) 있어 팬들의 항의가 빗발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됐다. 이에 제작진은 스크린을 통해 푸바오의 무대인사 참석을 진행하기도 했다.
심형준 감독 역시 주연 배우들과 소통이 되지 않아 어려워 했다. 그는 촬영 후 함께 술 한잔 할 수 없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던 바다. 다큐멘터리 '안녕, 할부지'를 만드는 과정은 기획할 수 있으나, 예측할 수 없기에 더욱 어려웠다. 이에 심 감독을 비롯한 촬영감독, 조연출 등은 어떤 장면이라도 찍기 위해서 판다월드 내실을 매일 촬영해야만 했다.
▲[인터뷰②] '안녕, 할부지' 심형준 감독 "러바오-후이바오 활약, 다큐의 재미 알게 해"/심형준 감독 ㈜바른손이앤에이 |
"저희는 개봉이 언제인지도 모르는데 에버랜드 유튜브가 메인 채널이고, '동물농장', '푸바오와 할부지' 팀 등과 함께 찍어야 했다. 떠나기까지 3개월 밖에 없는데,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하물며 '동물농장'은 20년 가까이 함께 하셨다. 당연히 그쪽에 좋은 소스를 주지 않을까 우려도 있었다. 저는 헤비한 제작진을 데리고 와서 대기해야 한다. 뭐가 나올 지 모르기 때문에 계속 팔로워해야 한다. 연출로서 굉장한 책임감이 있었다. 판다는 소리에 민감한 동물이다. 주키퍼들의 일과를 모두 찍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제가 특별히 요청을 드리는 부분도 없다. 최대한 현장에 오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감독과 '안녕, 할부지' 제작진은 진심으로 다가갔다. 강바오, 송바오를 설득하기 위해 매일 쫓아다녔다. "푸바오가 너무 귀엽고 두분의 이야기가 너무 긍금해서 들어온 것이라고 말씀드렸다. 그게 저의 진심이었다. 당신들의 이야기를 대중에 알리고 싶다고 맨날 쫓아다녔다. 강바오님이 걸음이 엄청 빠르셔서 저는 맨날 뛰어갔다. 집까지 쫓아갔었다(웃음)."
감독의 진심이 통한 것일까. 강바오는 심 감독과 스태프들을 집으로 직접 초대했다. 굉장히 빠른 시간 안에 가까워졌다. '안녕, 할부지'의 감동 포인트인 푸바오가 떠난 후 그려진 주키퍼들의 가족 이야기를 담을 수 있었던 것이다. "처음부터 오픈은 많이 해주셨다. 사운드적인 부분은 정말 불편할 수 밖에 없다. 다른 촬영은 핀 마이크 정도 들어간다면, 저희는 붐 마이크가 들어가야 한다. 동시기사님도 함께 하셔야 했다. 저는 당근 씹는 소리, 대나무 씹는 소리 등을 다 담고 싶었다. 붐마이크가 들어가야 한다는 이야기에 처음엔 강바오님이 기함을 하셨다. 판다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그래서 적응기를 한달 정도 가졌다. 낯선 장비들에 판다들이 거부감이 들까봐 경계하고 조심했는데, 나중에는 강바오님이 붐 마이크를 직접 떼서 본인이 넣어주실 정도로 오픈해 주셨다."
▲[인터뷰②] '안녕, 할부지' 심형준 감독 "러바오-후이바오 활약, 다큐의 재미 알게 해"/송영관 주키퍼 ㈜바른손이앤에이 |
또 심 감독은 "푸바오의 중국 송환 날짜가 확정된 이후 취재 열기가 더욱 뜨거웠다. 어느 순간 내실에 가득한 취재 팀을 보고 강바오님이 '푸바오가 긴장한다'며 '모두 나가'라고 단호한 모습을 보이셨다. 류정훈 사진 작가님도 예외가 없었다. 근데 저희 영화 팀은 제외였다. 다른 팀들에게 미안하지만, 그때 뭔가 다르구나 느끼면서 뿌듯했다"며 웃었다.
주키퍼들의 가족들을 담고 싶었지만 어려운 일이었다. 그럼에도 강바오의 가족들과 송바오 가족들의 모습이 영화에 담겼다. "처음에는 가족들 노출은 절대 안된다고 완강하셨다. 저도 담백하게 가고 싶었고, 어떤 요청도 드리기 어려웠고 하지 않았다. 푸바오가 떠난 날 송바오님은 혼자 바오가족을 케어하셨다.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했지만 조심스러웠다. 그때는 촬영 팀도 다 빼고 혹시 몰라서 조연출만 보냈다. 아무것도 없을 수 있고, 다들 푸바오의 마지막을 위해 달려왔고 지쳐있는 상태일테니 조용히 스케치만 부탁했다. 근데 송바오님이 푸바오의 흔적을 치우던 중 울컥하셨더라. 또 가족분들이 오신 것이다. 가족분들을 불러달라고 부탁하거나 눈물을 요청드린 적은 없다. 근데 사모님이 아이들과 오셔서 남겨진 송바오님을 위로해주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푸바오가 떠나는 주에는 매일 촬영했다. 중국에 함께 동행할 준비를 하는 동시에 다른 주간보다 더 많이 촬영했다. 그러던 중 강바오 모친의 부고 소식을 듣게 됐다. 심 감독은 "촬영이 아니라 인사 드릴 목적으로 장례식장을 먼저 찾았다. 제일 초반에 도착한 팀 중에 한명이었다"고 했다. "도의가 아니었다. 드라마에 나와도 항의가 들어올 수 있다. 내 영화에 이런 장면이 들어간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근데 에버랜드 측에서 많이 이해해주셨다. 가족분들과 강바오님의 동의를 얻고 촬영을 했다. 강바오님 앞선 영상에서 어머님과 자주 통화를 하셨다. 강바오님이 해야할 일을 위해 떠나야 하는 그 모습에 중점을 뒀다. 장례식의 슬픈 감정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인터뷰②] '안녕, 할부지' 심형준 감독 "러바오-후이바오 활약, 다큐의 재미 알게 해"/㈜바른손이앤에이 (순차적으로) 러바오, 아이바오, 강철원, 송영관 주키퍼(좌 루이바오-우 후이바오) |
주키퍼들이 감동 포인트를 전했다면, 바오가족들은 귀여운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그 중 일명 이름부터 기쁨이 가득한 '러스타' 아빠 판다 러바오와 '그 판다'로 명명되는 바오가족의 막내 후이바오는 감독에게 빛과 같은 존재였다.
러바오는 사람을 좋아하고 애교가 많은 성격이다. 또 강바오, 송바오와 소통이 가장 활발한, 말이 많은 판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출연진 중 가장 분량이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 중 강바오가 푸바오의 환 소식을 전하는 장면에서 '러스타'의 매력이 입증됐다. "러바오는 액션이 굉장히 크다. 하지만 무섭지는 않았다. 러바오는 궁금증이 많아 보였다. 쌍둥바오와 아이바오는 항상 함께 있다. 아이바오는 푸바오와의 장면에도 나온다. 러바오는 혼자 분리되서 분량이 적은 것이다. 푸바오가 떠나는 시점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인 첫 발정기가 온 시점이었다. 러바오도 그랬다. 우연치 않게 그런 장면이 만들어진 것이다. 러바오는 독립 생활을 하니까 외롭다고 표현한 것 같다. 그 모습에 강바오님이 재치있게 받아주셔서 하이라이트 장면이 탄생할 수 있었다(웃음)."
후이바오의 난동 장면은 '안녕, 푸바오' 예고편에도 등장해 많은 기대를 모았던 바. 심 감독은 러바오에 이어 후이바오에도 고마움을 전했다. "쌍둥이들이 너무 귀여웠다. 뭐라도 찍고 싶어서 항상 그 문 틈으로 찍었다. 어느 순간 후이바오가 들어왔다. 갑자기 난리를 치는데 너무 고마웠다. 이게 하루하루 나도 내가 뭘 찍고 있는지 모르겠고, 어떤 디렉션을 줘야할 지 모르겠는데, 러바오와 후이바오 같은 장면이 하나씩 나오면 연출로서 영화의 재미가 조금씩 생긴다. 생각지 못한 러바오와 후이바오의 활약은 정말 다큐의 재미를 알게 해줬다. 너무 고마웠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