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지(사진: 유튜브 캡쳐) |
최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한 이민지는 20일 자신의 SNS에 "어제까지 올림픽이라는 큰꿈을 함께 꾸며 땀흘려왔던 선수로서 지금 여자 아이스하키팀에 닥친 이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며 "바뀌지 않을 현실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선수들에게 욕을 하는 사람들마저 생기고 있다. 이제 잃을 것이 없는 제가 목소리를 내볼까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올림픽 명단이 발표되기 전까지 솔직히 어떤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 나의, 우리의 일이지만 아무것도,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일팀 이야기가 나오기 전부터 있었던 우리의 목표를 위해 할 일에 집중하고 운동에 최선을 다하는 일 뿐이었다"고 남북 단일팀 논의에서 철저히 배제됐던 선수들의 상황을 전했다.
이어 이민지는 "처음 단일팀 이야기를 들었을 때 당연히 불가능한 일일 것이라고 생각했고,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 기정사실화된 이 상황이 당연히 믿기지 않는다. 아직까지 불안하고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민지는 "선수에게 경기를 뛰는 1분 1초가 소중한데 단 몇 분이라도 희생하는 것이 어떻게 기회 박탈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지···"라며 "심지어 아예 벤치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선수가 생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선수들이 이 상황을 기분좋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 정부의 안일한 상황 인식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이민지는 글을 올리면서 "선수들도 큰 피해의식이 있지 않고 오히려 선수들도 좋은 기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다고 들었다"고 말하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모습이 담긴 뉴스 화면 사진을 함께 게재하기도 했다.
북한에 먼저 단일팀 구성을 제안한 정부는 지난 20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남북 대표단의 남북 올림픽 회의에서우리나라 대표팀의 엔트리 23명에다 12명의 북한 선수를 더해 총 35명이 한 팀을 이루는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다.
당초 최대 6명 정도의 북한선수가 남북 단일팀에 참여하리라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수의 북한 선수가 단일팀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70%이상의 국민들이 이와 같은 단일팀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가 나왔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역시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정부는 현재 남북 단일팀 밀어붙이기에 대한 거센 후폭풍에 직면하고 있다.
이와 같이 진보와 보수 언론을 막론하고 무리한 남북 단일팀 구성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고, 국민 10명 중 7명 정도가 현재와 같은 형태의 남북 단일팀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21일 자신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놓고 일부 언론과 정치권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남북 단일팀에 대한 반대 여론이 소수임을 강조하는가 하면 IOC 회의 내용을 공개하면서 "북한은 5명의 선수가 경기에 뛸 수 있도록 해달라 요구했지만 우리 대표단은 아이스하키팀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3명으로 합의했다"고 강조, 더욱 더 거센 비난을 자초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노벨평화상을 안기기 위해 일부 정부 인사들이 충성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내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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