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유리, "피트니스 선수 수명요? 솔직히 은퇴할 생각 없어요"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19-01-04 11: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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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주년 특집 인터뷰-7] 세계적 피트니스 스타...亞 최초 WFF 월드챔피언십 3연패
사진제공: 홍유리
스포츠W 창간 1주년 특집 인터뷰 시리즈 일곱 번째 주인공은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국내 피트니스계에서 ‘레전드’로 인정 받고 있는 피트니스 비키니 스타 홍유리(TeamJT)다.
홍유리는 지난 2014년 머슬마니아 코리아 유니버스 세계대회 선발전 피규어 쇼트부분 2위에 입상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외 각종 대회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해 왔다.
특히 작년 11월에는 싸이프러스에서 열린 ‘2017 세계피트니스연맹(WFF / World Fitness Federation) 월드챔피언십’ 비키니 모델 프로페셔널 부문에서 우승, 세계 최초로 대회 3연패를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전세계 보디빌더 협회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나바(NABBA, 1950년 창립)의 산하 연맹인 WFF는 정통 보디빌딩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한 비대하고 큰 육제미를 추구하는 NABBA와는 달리 피겨 보디빌딩과 피트니스를 통한 아름답고 멋진 육체미를 강조하는 단체.
홍유리는 2015년부터 작년까지 이 대회에서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특히 2016년 대회에서는 유니버스 대회와와 월드챔피언십을 동시에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스포츠W는 작년 12월 29일 홍유리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소재 ‘팀제이티(TeamJT) 피트니스 스튜디오’에서 그를 만나 피트니스 스타로서 그의 삶과 피트니스 스포츠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작년 싸이프로스 WFF 월드챔피언십 당시 경기 사진(사진제공: 홍유리)
홍유리를 만났을 때 처음으로 질문한 것은 그의 ‘타이틀’이었다. 포털 사이트 프로필엔 ‘보디빌더’로 나와 있고, 평소 미디어에 소개될 때는 ‘피트니스 모델’ 또는 ‘피트니스 선수’로 소개되기 때문이었다. 이 질문에 홍유리는 분명한 답변을 내놨다.
“피트니스는 보디빌딩 종목에서 파생된 조금 더 대중화된 종목이에요. 제가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종목은 그 중 ‘피트니스 비키니’ 부분이고요. 그래서 저는 ‘피트니스 선수’로 불려지는 것을 좋아하죠”
타고난 체형과 체질이 표준체중을 넘는 과체중에 통통한 편이어서 평소 다이어트와 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홍유리는 지난 2012년부터 본격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 2014년부터 대회에 나가기 시작했고, 곧바로 두각을 나타냈다.
그렇게 국내 대회를 섭렵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피트니스가 운명으로 다가온 순간이 찾아왔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데요. 2015년 나바코리아 GNC머슬펌프코리아 챔피언쉽 대회를 준비하던 때였는데 대회 전날 리허설을 하는 도중 저도 모르게 울음이 터져 나왔어요. 같이 있던 지인들이 당황했었는데…대회 출전을 도와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도 있었고, 거울 속에 비친 제 모습이 스스로 자랑스럽고 아름다워 보여서 그 순간 너무 행복하고 감동했었던 것 같아요. 그 때부터 ‘이 직업은 내 운명이구나’ 라고 생각했죠”
홍유리가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인정 받을 수 있었던 데는 자신의 육체미를 잘 드러나게 하는 각종 몸동작을 의미하는 소위 ‘포징’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외국 선수들은 바디 컨디션이 좋아도 타고난 유연성과 부드러움이 부족하여 포징 표현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데뷔 초부터 바디컨디션과 너무 잘 어우러지는 저만의 비키니 포징으로 주목을 받았었는데요 해외 대회에서는 조금 더 적극적이고 개성이 잘 드러나는 포징을 선호하기 때문에 그에 맞게 저 만의 포징을 연구하고 더 많은 연습시간을 할애해서 준비한 것이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포징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이기를 듣고 싶어 보충적인 설명을 요청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예전엔 포징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이 안 됐고, 다양한 포즈를 취하는 선수도 많지 않았어요. 저나 홍주연(동생) 선수가 나오면서 여성 종목 비키니 포징이 이렇게 바뀌었죠. ‘이런 포즈도 할 수 있구나’, ‘저렇게 워킹이 자연스러우면 무대에서 더 시선이 가는구나’ 하는 점이 주목 받게 됐죠”
이와 같은 포징에 대한 연구와 체계화 노력은 외국에서도 인정을 받았고, 세미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세미나를 꾸준히 하고 있어요.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가 강국이죠. 지금은 일본이나 베트남, 필리핀, 싱가폴에서 러브콜이 많이 와요. 외국 대회에 나가면 어떤 외국 선수가 제 영상 보여주면서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해줘요. 그래서 이걸 체계화 해서 해외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어요”
사진: 스포츠W
홍유리는 현재 피트니스 선수로뿐만 아니라 피트니스 팀을 이끄는 리더이자 트레이너, 각종 대회의 운영에 관여하는 관계자이면서 자신의 피트니스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사업가로서 일인 다역을 소화하고 있다.
그렇게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면서 국내 피트니스계에서 홍유리는 하나의 브랜드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성격상 하나를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고요 제 모토는 ‘스마트한 열정’이에요. 목표를 설정하면 철저한 분석과 공부, 저에게 맞는 실행법들을 찾아내서 끝까지 추진하죠. 그런 노력들을 대중이나 선수 분들, 업계관계자 분들이 인정해주시는 것 같아요”
홍유리는 그 동안 자신이 출전할 대회와 경기들의 정보를 꾸준히 수집하고 빠르게 변하는 피트니스 트렌드를 연구하고 그에 맞게 발 빠르게 운동법과 식단 구성 등에 대해 대처 방법을 찾고, 그런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면서 노하우를 축적했다. 그는 요즘도 매일 아침 SNS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정보들을 수집하고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계속 체크한다고 했다. .
홍유리가 선수로서, 또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피트니스인으로서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와 같은 주도면밀함이 자리하고 있었다.
보디빌딩이나 피트니스 스포츠 모두 본고장은 동양이 아닌 서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선수들은 세계 무대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각종 대회를 석권하고 있다. 그 비결에 대해 홍유리는 ‘밸런스’를 강조했다.
“피트니스 종목은 보디빌딩과 다르게 근육량과 사이즈보다는 바디의 상하좌우 전체적인 밸런스와 바디의 아름다움을 추구하죠. 그래서 북미선수들과 유럽 중동쪽 선수들이 보디빌딩에서 압도적이라면, 아시아인의 가늘고 긴 체격조건과 특유의 유연함이 피트니스 종목에 훨씬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특히 한국 선수들이 부각되는 이유는 특유의 승부근성과 신체조건이 가장 잘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요 또 그렇게 평가 받고 있어요”
홍유리가 이야기하는 신체 밸런스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봤다. 구체적으로 어떤 밸런스가 한국 선수들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했을까.
“피트니스에서 추구하는 몸은 길고 제 근육선이 예쁘게 잘 빠지고 상하체 밸런스가 좋은 거에요. 정통 보디빌딩에서는 크고 단단하고 꽉 찬 몸을 원하지만 피트니스는 하나하나 세세한 몸을 원해요. 동양인은 젓가락을 사용한다던가 하는 손을 쓰는 섬세함을 지니고 있어서 전체적으로 근육을 쓰는 디테일 면에서 유리하다고 보여요.”
이처럼 섬세한 근육 사용이 필요한 운동이다 보니 피트니스에서는 새끼 손가락 하나만 다쳐도 큰 부상으로 여겨진다. 손가락과 연결된 팔의 전체적인 근육 만들기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기구만 들고 스쿼트만 열심히 하면 되는 단순한 운동이 아닌 대단히 섬세하고 예민한 운동아 피트니스였다.
말이 나온 김에 신체 밸런스와 관련, 최근 여성 피트니스 선수들이 엉덩이를 비롯한 하체 운동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는 경향에 대해 홍유리의 생각을 듣고 싶었다.
“대회를 나가서 점수를 받는 선수는 상하체 밸런스가 좋은 선수에요. SNS에서는 뭔가 하나가 부각된 사람이 인기가 많아요. 밸런스가 맞는 아름다움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중들은 자극적인 사람을 원하죠. 하지만 대회로 봤을 땐 밸런스가 중요해요. 그래서 인기와 대회 성적 기준은 차이가 있어요”
사진제공: 홍유리
세계가 인정하는 피트니스 스타로서 성장해 오기까지 홍유리에게는 두 명의 소중한 사람이 함께 해왔다. 한 명은 같이 피트니스로 활동 중인 동생 홍주연이고, 다른 한 명은 약혼자이자 팀제이티를 이끄는 김종태 감독.
“동생은 선의의 경쟁자이자 좋은 동료죠. 데뷔 초부터 많은 정보들을 공유하고 함께 운동하고 준비하면서 서로에게 좋은 자극제로서 도움을 주고 받았던 것 같아요. 지금은 지향하는 바가 달라 서로 다른 팀을 운영하고 있지만 항상 응원하고 있어요. 김종태 감독님은 제가 피트니스선수로 시작하도록 권유해 준 분이고 홍유리라는 프로선수 그리고 지금의 ‘팀제이티’ 라는 피트니스 팀을 함께 만들어준 사업 파트너이자 제 코치님이세요”
홍유리와 김종태 감독은 혼인신고만 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부부’인 상태다. 부부가 함께 같은 길을 걷는 것이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가장 좋은 점은 사업 파트너이자 연인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저를 잘 이해해준다는 점이죠. 함께 같은 꿈을 꾸고 목표를 향해 많은 일들을 해오면서 서로에 대해 연인 이상의 존경심을 갖고 있어요. 함께 꾸려가는 사업과 팀이 성장하는 기쁨을 더 공유할 수 있어서 너무 좋죠. 하지만 직장과 휴식을 취하는 집이 구분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조금 아쉬운 점이에요”
홍유리에게 2017년은 그야말로 ‘다사다난’이란 키워드로 정리가 됐다.
“2016년 이맘때 피트니스 스튜디오를 열면서 저희 팀만의 운동공간이 생겨서 너무나 좋았지만 관리와 운영에서 힘들었고요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발목수술을 하면서 6월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대회를 나가지 못하고 재활을 하면서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압박감이 있었죠. 하지만 11월 세계대회에서의 우승했으니 저에겐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던 2017년이었어요”
홍유리는 작년 발목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하이힐을 신고 무대에 오르고 엄청난 시간을 하이힐을 신고 연습을 하고 대회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피트니스 선수에게는 치명적인 부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1월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니 2017년은 홍유리에게 롤러코스터와도 같은 한 해였다.
‘피트니스인’으로서 2017시즌 자신에게 100점 만점에 몇 점을 주고 싶은지를 묻는 질문에 홍유리는 ‘88점’이라는 점수판을 들었다. 상당히 계산된 숫자였다.
“선수로서는 80점을 주고 싶습니다. 우선 선수로서 가장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다는 점이 가장 큰 마이너스 요소죠. 스스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싶어서요. 하지만 여러 피트니스 대회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다양한 세미나를 열면서 아마츄어 피트니스 선수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정보공유를 통해 양질의 선수들이 배출되고 대중화가 되도록 노력했었던 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어요. 그래서 최종점수는 88점을 주고 싶어요”
사진: 홍유리 인스타그램
최근 국내에는 그 종류와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피트니스 대회가 열리고, 수 많은 수상자를 배출해내고 있다. 피트니스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가진 홍유리는 이와 같은 흐름에 대해 ‘춘추전국 시대’라는 표현을 썼다.
“현재 피트니스는 한 달 앞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트렌드 변화가 빨라요. 또 일반 대중들의 큰 관심과 참여도가 정말 높아져 점차 대중화되가고 있는 시점이죠. 그리고 다양한 색깔을 가진 피트니스 대회들이 많아져 피트니스의 춘추전국 시대라고도 할 수 있어요”
이처럼 피트니스 스포츠가 대중화 되는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피트니스 비키니 선수들을 바라보는 미디어나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다소 왜곡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홍유리도 마음이 편하지 만은 않다.
“피트니스 비키니 선수를 만들기 쉬우니까 너무 상업적이거나 성적으로 바라보는 게 커요. 여자 보디빌딩 부문은 몸의 근육을 강조해서 보여준다면 피트니스 비키니는 여성스러운 라인을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를 강조해요. 가는 허리, 엉덩이, 골반이나 가슴이 아닌 어깨선 부분을 표현하면서 강조하게 되죠. 그런 아름다움을 평가해야 하는데 야하다, 섹시하다 등 너무 성적으로 많이 보는 것은 불편해요”
이와 같은 피트니스 스포츠의 양적 성장의 원인과 그에 대한 견해를 물었을 때 홍유리는 다소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제가 일반인 선수를 양성해서 내보내면 그 대회에 나갔다는 것 자체를 벅차하죠. 본인이 살면서 해볼 수 없는 경험이니까, 회식 자리에서 노래 부르는 것도 부끄러운 사람이 그 많은 카메라 앞에서 본인의 몸을 표현하고 몸짓하는 게 해볼 수 없는 경험이니까요”
결국 이와 같은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의 수요와 각종 피트니스 기관이나 단체의 공급이 맞아떨어지면서 전체적인 피트니스 산업의 양적 팽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홍유리는 외모를 경쟁력으로 여기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도 피트니스 열풍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특히 여자분들 같은 경우엔 외적 발전이 되면 내적 발전도 함께 가요. 한국 사회에서 외적인 평가를 많이 하고 그게 좋길 바라니까요.”
하지만 그는 자신이 일반인들에게 피트니스 대회 출전을 권하는 다른 이유도 설명했다.
“대회를 준비를 하다 보면 본인의 의지와 욕구를 참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본인의 성향을 새롭게 파악하게 되죠. 본인이 몰랐던 무의식적인 자아를 컨트롤 못 하면 대회에 못 나가는 거죠. 결국 대회를 준비하면서 본인을 다루는 방법을 배우게 되니까 여성으로서, 성인으로서 성숙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고 생각해요”
홍유리는 올해 몇 가지 일을 준비 중이다. 오는 11월 WFF 월드 챔피언십 4연패에도 도전할 예정이지만 그 전에 자신의 피트니스 스튜디오를 좀 더 안정적인 운영 기반 위에 올려야 하고 책도 출간하려 한다. 또 자신이 연구하고 체계화 시킨 비키니 포징 교육 프로그램을 가지고 세미나도 활발하게 열 계획이다.
사진: 스포츠W
기자가 가장 궁금했던 부분은 홍유리가 써낼 책이었다. 단순한 피트니스 책은 아닐 것이란 예상 때문이었다.
“제가 운동만 하진 않아요. 책에서는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기도 하고 철학적인 부분도 있어요. 제 나이가 서른일곱이 됐는데, 인생을 사는 데에 있어서 사춘기 이외의 과도기가 오는 때가 스물다섯에서 서른다섯 사이인 것 같아요. 저도 제 앞길을 찾아가고 있지만 여자분들에게 동기 부여와 라이프 스타일, 여자로서 어떻게 살아갈 지 제안할 수 있는 책을 쓰고 있어요. 그리고 피트니스 선수로서 몸매 관리, 자기 관리 등을 이야기 하죠. 현재 출판사 편집장님이 엄청 쪼고 있어요.(웃음)”
홍유리는 스스로 운과 실력이 함께 따라준 선수라고 했다. 1세대에서 피트니스 선수들이 피트니스 스포츠 자체를 소개했다면 홍유리와 같은 1.5세대 선수들은 피트니스를 발전 시키면서 인기까지 얻고 있다. 그래서 현재 선수로뿐만 아니라 2세대 선수들을 키워내는 코치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선수들을 지도하고 이끌면서 경험하는 다양한 상황과 에피소드, 그리고 후배 선수들의 멘토로서 후배들에게 전하는 노하우를 집약한 것이 현재 구상하고 있는 책의 내용이라는 것이 홍유리의 설명이다.
홍유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피트니스 선수들을 ‘고기 먹는 스님’이라고 해요(웃음) 우리는 단백질 섭취를 해야 하니까 고기를 먹을 수밖에 없죠. 스님이나 신부님이 매일 똑 같은 경전을 읽고 예배를 드리는 것처럼 우리도 항상 똑같아요. 몇 시에 일어나서 뭘 하고 밥을 먹고 운동을 하고 휴식을 취하고. 이런 패턴이 쭉 연결 돼서 디데이까지 가야 원하는 몸이 나오죠. 이 종목 하는 사람들은 자기애가 강해요. 매일 변하는 내 몸에 대한 희열감이 강하죠. 그걸 만들어서 경쟁하는 무대에 올라갔을 때 우승하거나 본인의 결과가 정확하게 나오니까 그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요.”
사진제공: 홍유리
홍유리는 그렇게 ‘고기 먹는 비구니’ 생활을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해 온 선수다. 그렇다면 그는 언제까지 이런 선수생활을 할 수 있을지, 피트니스 선수의 수명은 통상 어느 정도인지를 물었다.
“제가 은퇴하면 공신력 있는 기준이 되지 않을까요? 제가 지금 서른 일곱인데요 피트니스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어요. 첫 대회가 2014년이었고. 현재는 4년차 밖에 안 되지만 이 분야는 오래 된 선수조차 경력이 10년이 채 안 되죠. 나이가 있고 꾸준히 선수 활동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하는 사람은 저 뿐이에요. 그래서 제가 은퇴하면 관심을 가져 주시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런데 솔직히 은퇴 할 생각이 없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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