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미 아나운서 "농구장도 야구장도 제 무대지만 주인공은 선수들이죠"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18-12-21 13:4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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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주년 특집 인터뷰-3] 국내 '홍일점' 스포츠 장내 아나운서...15년간 독보적 위치 구축
박수미 아나운서(사진: 스포츠W)
스포츠W 창간 1주년 특집 인터뷰 시리즈 세 번째 주인공은 스포츠 선수가 아닌 아나운서다.
스포츠 장내 아나운서계의 홍일점으로 지난 15년간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박수미 아나운서를 만났다.
지난 프로야구 시즌 KT위즈의 장내 아나운서로 활약했던 박수미 아나운서는 현재 여자 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과 서울 삼성 썬더스의 홈경기 장내 아나운서로 활약 중이다. 활동하기로는 서울 삼성을 먼저 맡고 있다가 삼성 농구단 운영이 통합되면서 삼성생명까지 맡게 됐다.
그는 프로야구, 프로농구뿐만 아니라 핸드볼 코리언리그와 각종 국제경기, 그리고 여자축구 WK리그 장내 아나운서로도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또 마라톤 관련 행사도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다. 스포츠 팬이라면 어떤 스포츠 현장이든 한 번쯤은 들어봤을 목소리가 바로 박수미 아나운서의 목소리다.
그 만큼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다 목소리 역시 우렁차면서도 드라마틱한 음색을 지니고 있는 터라 더욱 더 목소리를 기억하는 스포츠 팬들이 많다.
지난 19일 석촌호수 근처 한 카페에서 박수미 아나운서를 만났다. 우선 스스로 느끼는 자신에 목소리에 대해 그는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을까?
“(경력이 쌓이면서) 목소리가 바뀌더라고요. 에너지를 많이 쓰고 목을 무리하게 쓰는 일을 하다 보니까 일반적인 대화를 할 때는 허스키한데 마이크를 들 때는 또 다르게 느껴져요. 제가 마이크빨이 좋거든요(웃음) 화면빨이나 사진빨은 안 좋은데 마이크로 듣는 목소리가 그냥 들을 때마다 좋다더라고요”
남의 이야기인 것처럼 했지만 자신감이 묻어나는 말투였다.
이날 박수미 아나운서의 목은 약간 쉬어 있는 상태였다. 평소 목 관리 내지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물었다.
“어릴 때는 내가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목이 안 쉰다고 생각했다. 서른이 지나고 나선 회복이 더딘 것을 느껴요(웃음). 그래서 특히 신경 쓰는 건 경기 전날에 사적인 약속을 안 잡아요. 친구들 만나면 수다 떨고 무리하게 목을 쓰는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까. 경기 없는 날엔 최대한 잘 쉬는 게 가장 빠른 회복 방법이라 사람 만나서 말 해야 하는 약속을 피하려고 해요.”
시원시원한 목소리만 들어보면 술을 잘 마실 것 같지만 그는 체질상 술을 잘 못 한다. 내년이면 서른 다섯이다. 스스로 느끼기에는 그대로인 것 같은데. 어느새 나이가 그렇게 됐다. 그러면서 몸 상태도 확실히 예전과는 다르다.
“간혹 새벽에 마라톤 행사를 가는데 새벽에 일찍 일을 마치고 오후에 농구 경기가 있고 이런 식으로...이럴 때는 힘든 것을 느껴요. 허기가 지고. 그래서 초콜릿 같은 걸 먹죠. 예전에는 정말 힘든 걸 못 느꼈어요. 주변에서 목 안 아프냐고 물어볼 때 괜찮다고 했는데 요새는 한 마디 한 마디가 힘든 순간이 있어요”
박수미 아나운서의 학창시절 꿈은 아나운서가 아닌 뮤지컬 배우였다. 경쟁률 높기로 유명한 동덕여대 방송연예과에 간 이유도 뮤지컬 배우로서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입학 성적도 좋아서 장학금을 받고 입학을 했다. 고교시절 갈고 닦은 연기 실력 덕분에 실기 점수를 잘 받았던 것이 이유였다고 나중에 교수님이 알려주셨다.
하지만 그는 끝내 프로 뮤지컬 배우로서 무대에 올라 존재감 있는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잠시 마이크를 놓고 있었던 시간에 가수 준비도 해봤고, 드라마 OST도 불러 봤고, 단역 수준이지만 TV 드라마에 출연해 보기도 했지만 끝내 그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그래도 프로 스포츠 무대에서 장내 아나운서로 활약한 덕분에 KT위즈 팬 페스티벌에서 라이브로 응원가를 부를 기회도 있었고, 경기 전 애국가를 부른 일도 있다. 앞으로 다가올 서울삼성의 ‘클래식 데이’에서 80년대 노래를 하나 부를 예정이다.(참고로 가수 김완선의 노래가 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그럴 경우 박수미 아나운서의 춤 실력도 감상할 수 있을 듯하다.).
어쨌든 뮤지컬 지망생 출신답게 박수미 아나운서의 목소리는 드라마틱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다. 표정 역시 연기를 하듯 다양한 표정을 짓는다. 타고난 끼 덕분일까. 아님 부단한 연습의 산물일까.
“상황에 집중하면 특별히 ‘이럴 때 이런 소리를 내야지’ 하고 만들어 가는 것보단 감정을 실어서 합니다. 연기나 노래도 감정을 실어야 와 닿는 것처럼. 경기장에서도 잠시 시상식을 진행할 때는 좀 더 차분하게 하고, 경기 중에는 막 흥분해야 하는 상황도 있고, 때로는 선수들을 위로나 격려해야 하는 상황이 있어요. 한 번은 인터뷰를 하면서 제 모습을 찍은 걸 봤는데 액션이 정말 크더라고요. 저 스스로는 제가 경기에 집중하고 같이 뛰는 기분으로 진행하는 것 같아요. 그게 전달이 돼서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그에게는 운명과도 같은 직업이 된 스포츠 장내 아나운서. 그런 운명과도 같은 일이 박수미 아나운서에게 찾아온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은 그의 개인기였다.
“대학교 때 개인기가 뭐냐고 물어보면 성우 목소리 흉내 내는 걸 했어요. 그 때 목소리가 정말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거든요.”
마침 이벤트 업계에 있던 선배 한 명이 학교에 장내 아나운서로 뽑을 만한 학생 추천을 의뢰했는데 평소 성우 흉내를 개인기로 보여주던 박수미 아나운서가 선택이 됐다.
“마침 목소리가 스포츠하고 어울릴 것 같다는 추천이 있었어요. 일단은 학생 때니까 너무 재미 있어 보여서 뭔지 모르지만 해보겠다고 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일단 재미 있어 보여서 덜컥 일을 하겠다고는 했지만 막막했다.
사진: 박수미 인스타그램
“어렸을 때 농구를 좋아하긴 했지만 장내 아나운서를 유심히 본 적은 없었어요. 그래서 정확히 뭘 해야 하는지 몰랐죠. 박종민 아나운서(현 부천 KEB하나은행, 서울 SK 장내 아나운서)가 기본적인 장내 아나운서의 역할도 알려주고, 진행해야 하는 자세한 부분이나 소리 내는 법, 농구 룰 등을 가르쳐주셨어요. 스승 같은 분이죠”
박수미 아나운서가 장내 아나운서로 첫 선을 보인 것은 2002년 프로농구 전주 KCC의 홈 개막경기에서였다. 남자 선배와의 더블MC였다. 그는 자신의 데뷔 무대를 어제 일처럼 기억하고 있었다.
“안 떨어서 기억이 생생해요. 뭘 모르니까 겁도 없고 걱정도 안 되는지 하나도 안 떨렸어요. 선배가 옆에 있으니 믿음직했죠. 오히려 선배가 더 긴장했어요. 저하고 선수 소개를 나눴는데 선배가 제가 부를 선수를 호명하고…(웃음)”
그가 혼자 온전히 한 경기를 책임진 것은 그로부터 6년여가 지나서였다.
“어릴 때는 책임감도 못 느끼고 아무 것도 모를 때라 안 떨렸는데 이제는 내가 온전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그 때 떨리더라고요. 상대팀 감독의 이름을 거꾸로 잘못 불러서 팀 매니저가 와서 뭐라고 한 적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그런 건 아무리 뭐라고 해도 경기 중에는 지나간 걸 생각하지 않아요. 계속 생각하면 또 실수를 하니까요. 끝나고 나서 생각하려고 하죠”
스포츠 선수들이 나름대로 하나씩 징크스가 있듯 장내 아나운서에게도 그런 것이 있는지 물었다.
“징크스라기보단 나름대로 승리가 필요한 날에 꼭 입었던 의상이 있어요. 그래서 이기고 싶은 경기엔 꼭 입었는데 그 징크스가 깨졌어요(웃음)”
장내 아나운서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는 역시 관중석의 분위기를 띄우는 일이다. 그래서 경기중 구단들은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는데 장내 아나운서로서 여전히 이벤트 진행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오랜 경험을 통해 터득한 나름의 요령을 활용하고 있다.
“(이벤트에 참여한) 당사자가 민망하지 않게 추임새를 넣어주기도 해요. 근데 이게 다 복불복이에요. 정말 재미있는 관객을 만나면 내가 뭘 안 해도 재미있게 해 주는데 몇 번 요구를 해도 부끄러워하시는 분이 있어요. 그래서 장내 카메라 감독님에게 미리미리 흥 좋은 분을 잡아주십사 부탁을 하기도 해요”
사진: 박수미 인스타그램
하지만 일단 관중석 분위기는 홈팀의 경기력에 따라 큰 차이가 나타난다. 홈팀이 잘하면 관중석 분위기는 자연스롭게 띄워진다고.
박수미 아나운서가 지금까지 겪었던 프로 스포츠팀 감독이나 선수 중에 가장 쇼맨십이 뛰어난 사람은 거울 삼성의 가드 김태술.
“끼가 좀 있는 것 같아요. 팬들이 원하는 것에 대해 항상 웃으면서 해주려고 하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시즌이 끝나고 클럽 파티 행사가 있을 때 김태술 선수가 빼지 않고 나서주더라고요. 이제는 어린 선수가 아니라 중견급 선수인데 그 역할을 중간에서 잘 해주는 것 같아서 정말 고마웠어요. 이런 선수에게 늘 고맙죠”
한 구단에 소속된, 그래서 경기 중 편파적일 수 밖에 없는 장내 아나운서로서 그래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존재한다.
홈팀의 활약상을 부각시키면서 분위기를 이끄는 것도 장내 아나운서의 역할이지만 관중석에서 플래시를 터뜨리며 사진을 찍을 때 이에 대해 적절히 계도하는 멘트도 해야 하고, 작전 타임에 어떤 이벤트를 하는지도 의식해야 하고, 경기 진행 상황에 따라 구단 스태프들과 끊임 없이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부분을 가끔 망각할 때가 있다.
“삼성에서만 5년을 있다 보니 팀에 대한 애정도 더 커지고, 그러다 보니 종종 게임에 너무 집중되어 있을 때가 있어요. 언젠가 우리 팀이 불리하다 느꼈을 때 저도 모르게 심판한테 ‘이게 왜 파울이에요?’라고 물어본 적도 있어요. 그러면 안 되는데. (웃음)”
그러고 보니 박수미 아나운서의 말투가 마치 삼성 농구단 프런트 직원과 같은 말투였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기자도 ‘그러려니’ 했다.
사진: 박수미 인스타그램
박수미 아나운서는 지난 시즌 남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기간 중 있었던 또 다른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원정 경기를 가야 하는데 그 날 야구가 있었어요. 경기 시작 할 때 즈음 야구가 끝이 나서 바로 농구장으로 갔어요. 그리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응원단장이 돼서 사람들 응원 유도하고 그랬죠. 응원단보다 더 먼저 갔던 거에요. 김주일 응원단장이 ‘너 언제 왔냐?’고….(웃음) 너무 몰입을 했던 것 같아요”
성격상 박수미 아나운서는 정도 많고 그 만큼 눈물도 많다. 이처럼 한 팀에서 소속감을 강하게 느끼고 실천하는 모습도 그런 성격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성격 때문에 정말이지 견디기 힘든 순간을 경험하기도 했다.
“여자 프로농구 우리은행에서 4시즌을 활약하다 삼성생명으로 옮긴 첫 시즌 개막전이 하필이면 삼성생명과 우리은행의 경기였어요.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팀을 옮겼지만 우리은행 선수들이나 감독님, 단장님 모두 너무 정이 들었거든요. 지금도 그 때 생각나면 눈물이 나요. 그 날 너무 많이 울었어요. 경기 시작 전부터 너무 많이 눈물이 나서 시작 전까지 집중이 안 돼서 추스르느라 고생했어요.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경기였어요.”
장내 아나운서라는 직업 특성상 박수미 아나운서는 매 순간 생방송을 진행하는 셈이다. 때문에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을 터.
“지금은 좀 덜한데 처음엔 실수가 아무래도 더 많았어요. 여기에 여자 목소리 자체가 낯설어서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죠. 똑같은 실수를 해도 몰라서 실수할 때도 있지만 말이 잘못 나올 때도 있는데 그럴 대 ‘여자라서 그래’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어요. 남자여도 할 수 있는 실수인데…그런 부분에 대해 팀 홈페이지에 직접 올리는 사람이 있었죠. 그런 건 좀 속상하지만 어쨌든 제 실수니까 실수하지 말아야지 하고 더 긴장해요”
남성 중심적인 스포츠 현장에서 여성 장내 아나운서로서 겪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 있는지 물어봤다.
“일하는 점에 있어서 선수들이 다른 장내 아나운서와 친하게 지내더라고요. 그러면 재미나 이벤트 부분에선 끌어낼 수 있는 부분이 많을 텐데. 항상 그 선 안에서 내가 뭔가 해야 하는 부분이 아쉬워요. ‘내가 남자면 좀 더 선수들하고 친해져서 더 재미있게 이벤트를 할 텐데…’ 라는 아쉬움도 있고…하지만 제가 여자라서 크게 더 손해를 보거나 이런 부분은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더 주목 받는 것도 있고 좋은 점이 훨씬 많아요”
농구와 야구, 핸드볼과 마라톤 등 다양한 스포츠를 경험한 박수미 아나운서에게도 아직 접해 보지 못한 무대도 있었다. 그것도 인기 스포츠였다.
“장내 아나운서가 있는 종목 중에 안 해본 게 배구요. 스케줄 상 어려운 게 있긴 하죠. 대타로 한 번 가본 적이 있는데 재미있긴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가능하다면 한 번 해보고 싶어요. 프로축구 K리그도 아직 안 해봤어요 전에 FC서울에서 한 번 할 뻔 한 적이 있었는데 전 경기를 소화할 수 없어서 어렵다는 이유로 못 하게 됐어요”
장내 아나운서 외에 도전하고 싶은 분야는 역시 무대인지에 대해 물었다.
“이제 와서 그런 건 없어요 그래도 나름 연기를 전공해서 주변에서 연기 하고 있는 친구들도 있다. 가끔 관계자들을 만나거나 하면 연기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는 하죠. 매일 바쁜 건 아니니까 기회가 되면. 아주 작은 역할이나 까메오로 어울리는 역할로 잠깐이라도 출연해보고 싶어요”
하지만 장내 아나운서로서 박수미 아나운서가 바라는 목표는 따로 있었다.
“얼마 전에 SK나이츠에서 만든 20주년 기념 영상에서 장내 아나운서인 박종민 아나운서가 나왔어요. 어쨌든 SK나이츠의 역사의 한 인물로 인터뷰를 한 것을 보고 굉장히 멋있다는 생각을 했죠. 저도 다른 종목에 대한 욕심도 있지만 그보다는 제가 지금 맡고 있는 팀을 더 오래, 우승하는 것도 보고 그 안에서 삼성 썬더스 삼성생명 KT위즈 하면 ‘박수미 목소리, 저 여자 아나운서’ 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는, 오래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장내 아나운서가 되는 게 목표고 바람입니다.”
이토록 스포츠 현장을 사랑하는 박수미 아나운서에게 최근 몇 년간 고민으로 다가온 문제가 있다. 바로 결혼이다.
“결혼을 하게 되면 일을 못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커요. 이 고민은 결혼과 별개로 매년 하는 고민이죠. 계약서를 쓰고 일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고 다른 시즌에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존재감에 대한 불안감이 있어서. 결혼이라는 게 일에 있어서 가장 큰 고민거리에요. 결혼해도 일을 하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할 수 있을지는 그 때 가봐야 알겠죠”
박수미 아나운서에게는 오래 사귄 남자친구가 있다. 올해 결혼할 계획이었지만 ‘내년엔 꼭 하자’로 바뀌었다. “작년 이맘때도 ‘내년엔 꼭 하자’라고 했는데…”라며 웃었다.
“출산이나 결혼이 일을 하는 데에 크게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할 수 있는 데까지, 힘 닿는 데까지 하고 싶어요. 지금 나보다 오래 하신 선배들이 꾸준히 오래 하신다면 나에게도 그런 기회가 오지 않을까요?”
사진: 박수미 인스타그램
박수미 아나운서의 SNS 프로필에는 ‘겸손한 자신감’이란 키워드가 눈길을 끈다. 기자가 2006 독일월드컵 취재 당시 박지성(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인터뷰 할 때마다 느끼고 떠올린 단어와 같았다. 그 의미에 대해 물었다.
“제 일은 사람들 앞에 서야 하는 일이에요. 늘 자신감 있는 모습이 필요해요. 또 농구장도 야구장도 제 무대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주인공은 제가 아니라 선수들이에요. 그 분들을 더 빛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전 주인공이 되려고 하진 않아요. 때문에 여전히 부족한 부분을 생각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겸손함과 자신감 그 두 가지 모두 나에게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너무 주눅 들지 말고 내 역할을 잘 하고 있는지를 생각하자는 의미입니다.”.
열정과 프로의식으로 똘똘 뭉친 스포츠 장내 아나운서로서 ‘박수미’라는 이름 석자는 이미 국내 스포츠계에서 하나의 대명사가 됐다. 그 이유가 ‘겸손한 자심감’이라는 키워드에 함축되어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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