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세린(사진: KLPGT)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제주소녀' 현세린(대방건설)이 어렵기로 악명 높은 블랙스톤 이천 코스에서 처음으로 60타대 스코어를 기록하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반기 두 번째 메이저 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우승상금 2억1600만원)' 첫 날 경기를 선두권에서 마쳤다.
현세린은 5일 경기도 이천시 소재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경기에서 버디 5개 더블보기 한 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쳐 단독 선두 배소현(프롬바이오, 5언더파 67타)에 2타 뒤진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0년 이 대회에 첫 출전한 이후 올해로 5번째 출전하고 있는 현세린이 한 라운드에서 60타대 스코어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 코스에서 현세린이 기록한 종전 한 라운드 최소타 스코어는 이븐파 72타였다.
현세린은 지난 네 차례 출전에서 모두 컷을 통과하기는 했으나 2020년 첫 출전에서 최종 합계 20오버파라는 엄청난 스코어로 공동 60위, 2021년엔 15오버파로 46위, 2022년에는 12오버파로 공동 36위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5오버파로 공동 46위를 기록해 블랙스톤 이천과의 '악연'을 이어왔다.
하지만 다섯 번째 블랙스톤 이천 코스에 나선 현세린은 첫 날 이 대회 출전 사상 처음으로 언더파 스코어이면서 60타대 스코어를 기록, 이 코스와의 악연을 끊어냄과 동시에 데뷔 첫 우승을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할 희망을 만들어냈다.
현세린은 경기 직후 믹스트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블랙스톤 이천에서의 첫 60타대 스코어라고 알려주자 "진짜요?"라고 되물은 뒤 박수를 치며 "일단 저에게 박수를 저에게 쳐주고 싶다"고 말하며 여유롭게 미소지었다.
이날 경기에 대해 현세린은 "요즘 샷이 많이 좋아져서 많은 언더파도 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도 있고 이 대회를 4~5년째 나오고 있는데 나오면서 가장 마음 편히 임하고 나온 게 처음"이라며 "기대하는 만큼 친 것 같아서 괜찮게 스타트를 끊었다 정도 생각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블랙스톤 이천에서 첫 60타대 스코어를 기록한 데 대해 "몰랐다. 여긴 항상 긴장을 많이 하고 걱정을 많이 하면서 들어왔던 것밖에 기억 안 나는데 처음으로 마음 속으로 '이번에 좀 잘 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쳐서 60타대 스코어도 그래서 친건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자신감을 원동력으로 꼽았다.
이날 현세린의 플레이에서 유일한 오점은 2,3번 홀 연속 버디 끝에 나온 4번 홀(파4)에서의 더블보기였다. 전반에 3타를 줄인 현세린은 후반 들어 2,3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로 치고 나갔으나 곧바로 이어진 더블보기가 발목을 잡았다. 이것만 아니었다면 현세린은 이날 공동 선두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현세린은 "연속 버디를 쳤는데 (더블보기로) 갑자기 0이 돼버리니까 다시 새 마음 새 뜻으로 버디 2개만 더 쳐서 5언더파만 쳐보자 했는데 갑자기 비가 오고 하다 보니까 날씨운도 조금 없었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날 1라운드는 경기 후반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로 17번 홀 그린이 일시적으로 침수되면서 잠시 경기가 중단되는 등 어수선한 상황속에 선수들이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겼었으나 현세린은 흔들림 없는 경기 운영으로 더 이상 타수를 잃지 않은 가운데 경기를 마쳤다.
지난 5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공동 5위에 오르며 시즌 최고 성적을 올린 이후 하반기 첫 대회인 '제주삼다수 마스터스'까지 6개 대회에서 단 한 라운드도 60타대 스코어를 기록하지 못하고 두 차례 컷 탈락에 두 차례 50위권 순위를 기록하며 부진했던 현세린은 최근 출전한 3개 대회 8개 라운드 가운데 4개 라운드를 60타대 스코어로 마치며 상승세를 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현세린은 "일단 쇼트 게임은 올해 전체적으로 좋아져서 티샷만 잘 되면 잘 칠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는데 하반기를 시작하기 전에 샷이 많이 잡히고 심적으로도 많이 좋아졌고, 샷이 지금도 점점 좋아지고 있는 추세라 자신감도 점점 더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단 블랙스톤 이천 자체가 좀 까다로운 골프장이기 때문에 티샷에서 페어웨이를 최대한 지키려 한다. 페어웨이도 상태가 많이 안 좋지만 페어웨이서 프리퍼드를 할 수 있으니까 최대한 티샷을 안전하게 보내고 무리하게 치지만 않으면 충분히 찬스는 잘 나올 것 같다. 오늘도 무리한 샷 없이 충분한 찬스들이 많이 나왔으니까 남은 3일도 이렇게 공략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남은 라운드 운영 전략을 밝혔다.
현세린은 마지막으로 "항상 하는 말이지만 우승이 목표"라며 "이 샷 감각만 계속 유지한다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요즘 많이 들고 있다."고 데뷔 첫 우승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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