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거짓말도 못할 것 같은 순수한 사람". 기자가 만난 대부분의 감독, 배우들은 배우 공명에 대한 평이 한결같다. 착해서 그 앞에서는 남 흉조차도 보는게 민망할 정도라고도 했다. 눈망울은 항상 촉촉해 사슴같고, 미소를 지으면 강아지 같다. 덕분에 '공뭉이'라는 별명까지 있을 정도다.
대한민국 여성이라면 한번 쯤 설렘을 느껴봤을 배우 공명(본명 김동현)이 1년 6개월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영화 '시민덕희'로 관객들에 첫 인사를 했다. 무려 3년전에 촬영했으나 크게 비주얼적으로 달라진 점은 없었다. 하지만 이전보다 조금 더 능글맞아지고, 앳된 이미지보다 남성미가 짙어졌다. 덕분에 '시민덕희' 상영 내내 영화 안팎으로 다른 매력의 공명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공명의 전역 후 첫 복귀작 '시민덕희'가 14일부터 극장 동시 IPTV 및 케이블TV VOD 서비스를 시작했다.
▲영화 '시민덕희' 권재민 역 공명/㈜쇼박스 |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라미란)에게 사기 친 조직원 '재민'(공명)의 구조 요청이 오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추적극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박영주 감독의 상상력이 더해져 완성됐다. 쇼박스에 따르면 '시민덕희'는 현재 1000만 관객을 향해가고 파죽지세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파묘'와 함께 3월 18일(월)부터 3월 29일(금)까지 전국 85개 극장에서 '가치봄'(한글자막 화면해설 영화) 상영회를 통해 상영될 예정이다.
'시민덕희'는 이제는 우리 일상에 당연하게 침투해버린 보이스피싱범죄를 소재로 하기 때문에 남녀노소 모두 봐야할 필람작이다. 공명이 분한 권재민은 대학생으로, 고액 아르바이트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된다. 재민은 대한민국의 극심한 취업난에 단순히 중국 지사에서 일하면서 큰 돈을 벌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중국에 도착하자마자 보이스피싱 조직에 납치되어 발이 묶이게 된다.
'시민덕희'는 2016년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실제 주인공(극 중 덕희)가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피해자가 제보를 받았지만, 제보자에 대한 정보는 알져지지 않았다. 경찰이 주인공 제보를 무시했고, 주인공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주인공이 제보자를 설득해 정보를 취득해 보이스피싱 총책을 잡는데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은 이 같은 진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추후에 밝혀진 사실이다. 이에 극 중 덕희처럼 직접 중국에 가서 총책을 잡은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민은 작품화하면서 박영주 감독에 의해 새롭게 가공된 인물이다. "감독님께 여쭤봤을 때, 덕희는 실존인물이 있지만 재민이는 실제 대학생은 아니었고, 사기를 치고 제보를 한 것은 맞다고 하더라. 재민이라는 캐릭터는 만들어진 인물이라고 하더라. 사기를 쳤는데 역으로 구조요청을 한다는 점, 그걸 전화상으로만 호흡을 해야한다. 그 부분을 감독님이랑 많이 얘기하고 사기 칠 때도 보이스피싱 관련해서 제대로 쳐야한다는 생각에 유튜브 같은 곳에서 음성 사례들을 많이 참고했다. 제가 목소리를 녹음해서 감독님께 보내드리면서 많이 찾아가려고 했다."
▲영화 '시민덕희' 권재민 역 공명 스틸/㈜쇼박스 |
중국에서 재민은 매일 같이 탈출을 꿈꾸지만 쉽지 않다. 그런 그가 '송대리'로 분해 덕희에게 범죄를 행한 후, 분노 가득한 덕희에게 역으로 구조 요청을 하게 된다. 특히 재민이 주로 나오는 보이스 피싱 조직원들의 이야기는 범죄 행위에 가담한 그들이 단순한 피의자가 아니라는 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보이스 피싱에 대한 경각심을 잘 살려준다. 공명은 재민이 누구보다 평범하기 때문에 그가 처한 상황 속에서 느꼈을 답답함을 표현해내고 싶은 욕심이 컸다. "재민이가 침대에 누워서 날짜를 표시하는 장면이나, 도망치기 위해 창문까지 가는 그 과정도 몇번이고 고민하고 시도한 끝에 갔을 것이라 생각했다. 누구나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과연 용기를 낼 수 있냐라고 생각한다면 저는 어려울 것 같다. 답답하고 탈출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보이스피싱을 할 것 같다. 그럼에도 피해자지만 구조요청 제보를 할 수 있는 절실하고 절박한 마음이 재민의 장면들에 표현이 됐으면 했다."
재민과 덕희가 사활을 건 활약 끝에 총책을 잡고, 재민을 비롯한 조직원들도 본국으로 송환된다. 이후 본국에 송환된 재민이 피해자들에 진심으로 사과하는 병원 장면도 등장한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그 수법이 날로 다양해지고, 잔악해지고 있다. 피해자들의 잘못이 아님에도 피해자들이 자책하는 모습은 안타깝다. 그렇기에 재민의 진정성 어린 사과 장면은 위로를 안긴다. 하지만 이는 원래 시나리오에는 없었다. "좋은 엔딩을 욕심 낼 수도 있지만 시나리오 자체에 흥미가 있어서 그런 욕심이나 생각은 없었다. 그 장면을 제안해 주셨을 때는 욕심이 났다. 마지막에 재민이로서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모습은 재민이로서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는 모습이라 좋았다. 그 장면을 찍을 때 잘 하고 싶어서 '한번 더'를 외치면서 욕심을 부린 기억이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받아본 경험이 있는 보이스피싱 문자나 연락. 공명도 최근 부모님이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며 누구보다 공감했다. "아버지께서 최근에 부고 메시지를 톡으로 받으셨다. 돈을 보내라고 했다더라. 저희 부모님은 모르는 번호로 문자오는 것을 절대로 클릭하는 분들이 아니다. 다행히 부모님은 안하셨는데, 동창분들 중에 돈을 보낸 분이 있다고 하더라. '시민덕희' 영화 보시고 또 한번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하더라."
▲영화 '시민덕희' 권재민 역 공명/㈜쇼박스 |
지난해 6월 전역한 공명은 군복무 중에도 꾸준히 작품으로 인사하며 군백기를 채웠다. 군복무 중 개봉한 '킬링 로맨스'에서도 주연으로 활약했고,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와 '한산: 용의 출현'으로 연을 맺은 이순신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한 '노량: 죽음의 바다'에도 이억기 장군으로 특별출연 했다. 2019년 영화 '극한직업'의 막내 형사 역할로 대중에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공명은 20대 배우들 중 이르게 천만 배우에 등극, 데뷔 10년차에 2030세대를 대표하는 배우로 거듭났다.
반면, 공명의 대표작 속 캐릭터들은 '연하남', '착하다', '어리바리하다'는 특정 이미지가 존재한다. 물론 '한산: 용의 출현' 이억기 장군이나 '홍천기'의 양명대군 등은 다른 매력이지만, 상대적으로 '극한직업'의 막내 형사 이미지가 대중에게 더 강력하기 때문이다. '시민덕희' 속 재민도 그러한 면모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미지가 고착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공명은 "전혀 고민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한민 감독님과 촬영할 때 그런 말씀을 하셨다. 배우가 좋아해 주시는 이미지의 한 캐릭터를 하다 보면 거기에 갇힐 수 있고 고민에 빠질 수 있고 빨리 다른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그런 걱정을 할 수 있는데, 오히려 우물도 깊게 파면 물이 나오듯이 한 이미지를 깊게 파면 팔수록 더 좋은 게 나올 수 있으니, 네가 할 수 있는 걸 과감히 계속해보라는 얘기를 하셨다.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다른 모습들은 제가 앞으로 아직 갈길이 많다고 느껴지기 때문에 더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그런 모습들은 더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시민덕희' 권재민 역 공명/㈜쇼박스 |
전역 후 공명을 향한 러브콜은 쏟아지고 있다. 그는 일찌감치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 출연을 결정 짓고, 촬영에 한창이다. 또 김민하와 함께 티빙 청춘 판타지 로맨스 '내가 죽기 일주일 전'으로 호흡을 맞춘다. "군복무 할 때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 그런 부분에서 군복무 기간 18개월은 절대 쉬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만발의 준비를 하려고 했다. 올해 10년차다. 절대 아프지 말자는게 목표다. 배우는 '마라톤'이라고 생각하면서 해오고 있다. 제 페이스대로 오래 길게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앞으로도 뭐가 됐든 최선을 다하면서 제 페이스대로 가고싶다는 생각을 한다."
공명의 친 동생은 보이그룹 NCT의 멤버 도영(본명 김동영)이다. 앞서 두 사람은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 동반 출연하기도 했고, 화보 촬영 등 소소하게 '동형제(동현, 동영)'의 콘텐츠를 선보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한 군복무 중인 형을 대신해 도영은 '킬링 로맨스' 개봉 당시 홍보를 자처하기도 했고, '시민덕희' 관람 인증샷을 올리며 훈훈한 형제애를 과시했다. 또 과거 두 사람이 콘텐츠 촬영 중 도영이 "형과 그리고 있는 미래가 있다"고 넌지시 던진 바. 이에 대해 공명은 "분야가 달라서 대화를 많이 하진 않지만 서로 응원하고 도와줄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와준다"고 했다. "동생과 제가 같은 업계에 종사하고 있으니 서로 윈윈하자고 했었다. 동형제 콘텐츠를 많이 기다리시는데 동생도 저도 각자 너무 바쁘다. 시사회 때도 바빠서 개봉한 후 멤버들의 티켓을 보내주겠다고 했었다(웃음). 기회가 되면 동형제의 좋은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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