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판씨네마㈜ |
영화 ‘코다’는 하루 종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가족을 세상과 연결하는 코다 루비가 짝사랑하는 마일스를 따라간 합창단에서 노래하는 기쁨과 숨겨진 재능을 알게 되고, 합창단 선생님의 도움으로 마일스와의 듀엣 콘서트와 버클리 음대 오디션의 기회까지 얻지만 자신 없이는 어려움을 겪게 될 가족과 노래를 향한 꿈 사이에서 망설이는 루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여기서 코다(CODA)란 Child of deaf adult의 약자로 농인 부모로부터 태어난 아이를 의미한다.
그 중에서도 귀가 들리는 청인 코다는 어렸을 때부터 수어와 음성 언어, 두 가지를 구사하며 농인 커뮤니티의 가족과 청인 세상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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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연출과 각본을 맡은 감독 션 헤이더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부터 ‘탈룰라’, ‘유기견 입양기’까지 세상에서 소외된 사람들에 주목했는데 ‘코다’ 또한 농인 가족과 청인 코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미라클 벨리에’(2014)를 리메이크 한 영화로 그 행보를 이어갔다.
감독은 “농인 가족과 코다는 상호의존적인 관계라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감정, 가족 관계로 인해 선을 넘는 곤경, 그와 동시에 생기는 무한한 애정까지 복합적인 갈등을 갖고 있다. 그들이 겪는 상황이 특별할 수 있지만, 다른 시선에서 보면 대화를 하지 않아서 생기는 단절이나 부모와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10대 시절을 겪은 사람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인생”이라며 ‘코다’의 시나리오를 써 내려갔을 때의 생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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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인공 루비 역은 ‘원 데이’, ‘유스’ 등에 출연한 청인 배우 에밀리아 존스가 맡아 수어와 노래, 두 가지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 뛰어난 가창력과 탄탄한 연기를 펼쳤다.
루비의 짝사랑 상대인 마일스 역에는 ‘싱 스트리트’ 등에 출연한 배우 퍼디아 월시-필로가 캐스팅되어 풋풋한 첫사랑 연기에 걸맞는 청량한 매력을 뿜어낸다.
영화가 농인 가족에 대한 이야기인 만큼 ‘코다’는 농인 배우들을 통해 극을 채워나갔다.
‘코다’의 제작진은 ‘코다’에서 루비의 엄마 재키 역에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상 최연소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농인 배우 말리 매트린을 캐스팅했으며 루비의 아빠 프랭크 역에는 농인 배우 트로이 코처를, 루비의 오빠 레오 역에는 농인 배우 다니엘 듀런트를 캐스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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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트로이 코처는 “농인 역할에도 청인 배우를 많이 써왔던 걸로 안다. 유명한 배우이기 때문에 명연기를 보여줄 것이라 생각하고 그런 선택을 하지만 내 입장에서 솔직히 그들의 수어는 이해하기 힘들다. 감독은 우리가 누구인지를 진정성 있게 보여주는 현실적인 캐릭터들을 구성해냈다.”고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감독도 “캐릭터를 쓸 때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했다. 무엇보다 농인 캐릭터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농인 가족을 주연으로 내새우면서 청인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라며 각본을 집필할 때 중점적으로 고민한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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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라라랜드’, ‘물랑 루즈’,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 상을 휩쓴 음악 감독 마리우스 드 브리스와 ‘스타 이즈 본’에 참여한 음악 프로듀서 닉 백스터가 마빈 게이, 데이비드 보위, 조니 미첼 등 전설적인 뮤지션들의 명곡을 편곡하여 영화 속에 삽입해 눈길을 끈다.
‘코다’를 통해 재해석되는 명곡들은 발매가 된지 오래 된 곡들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개봉 후 만날 수 있을 ‘코다’의 OST 앨범이 기대가 될 정도로 코다의 음악은 성공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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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다’는 레트로 감성을 잘 활용한 뮤직 드라마임과 동시에 농인 배우에 대한 선입견을 깨 주는 영화이다. 특히 농인 배우끼리 수어로 연기를 하는 장면은 말 소리가 들리지 않는데도 전혀 허전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생동감있었다.
또한 ‘코다’가 극 중에서 농인을 다루는 방법 또한 귀만 들리지 않을 뿐 유쾌하고 평범한 가족의 모습을 담아냄과 동시에 농인에 대한 연민을 이끌어내기 보다는 농인에게 주어지는 불합리한 상황을 덤덤하게 그려내는 데에 그쳤다.
미디어가 농인을 포함한 장애인을 표현할 때 우스꽝스럽게 그리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지만 비장애인의 시선으로 판단해 멋대로 동정하는 것 또한 경계해야 한다는 사실은 전자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코다’는 동정을 유도하는 연출이 아닌, 단순히 이해만을 돕는 연출로 과하지 않은 감동포인트를 만들어내 가슴이 따뜻해지는 가족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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