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예 조윤수, 열정으로 잡은 '박훈정' '폭군' 이라는 운명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4-09-19 18: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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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박훈정 감독이 또 한명의 신예를 발굴해냈다. 박훈정 감독의 신작 '폭군'은 '마녀' 세계관을 공유하는 동시, 박훈정 표 '신인매직'이라는 점 또한 주목을 받았다. '마녀'에서 김다미와 신시아, 영화 '귀공자'로 강태주를 발굴했다. '폭군'에서 역시 소나무같은 취향을 고수하며 조윤수라는 괴물신인을 탄생시켰다.


지난 8월 14일 공개된 후 공개 4주차에도 여전히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디즈니+ '폭군'은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배달사고로 사라진 후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 쫓고 쫓기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추격 액션 스릴러다. '마녀'로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한 박훈정 감독의 신작으로, '마녀'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한다.
 

▲[인터뷰] 신예 조윤수, 열정으로 잡은 '박훈정 '폭군''이라는 운명/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폭군'은 전 세계 OTT 플랫폼 내 콘텐츠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서 9월 8일 기준, 공개 4주 차 주말에도 디즈니+ 한국 콘텐츠 종합(Overall) 순위 1위를 유지하며 흥행 저력을 과시했다. 국내 다양한 영화, 시리즈들의 공세에도 공개 5주 차를 맞이하는 현재까지 굳건한 흥행 폭주를 이어가는 가운데, 홍콩 5위, 대만 3위 등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대만에서는 24일 연속 TOP 5를 차지하며 흥행몰이 중이다.

신예 조윤수가 분한 채자경은 첫 등장부터 강렬했다. 짧은 머리와 전신 타투를 한 과감한 비주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자신과 쌍둥이 오빠 인격을 오가는 이중인격으로, 중요한 순간 두 인격이 티격태격하며 서로 충돌하는 모습으로 색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평소 '마녀' 시리즈의 팬인 조윤수는 어떻게든지 박훈정표 신예가 되고 싶었다. 운명같이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조윤수는 총 3차례에 걸쳐 오디션을 진행, 너무 간절한 마음에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거짓말까지 했다. "감독님과 리딩 하고, 저한테 몸을 잘 쓰냐고 여쭤보셔서 몸 쓰는 것은 잘 한다고 호언장담을 했었다. 근데 액션은 해본 적이 없다. 카체이싱 장면도 나오는데 면허도 없었다. 그날부터 운전면허 학원 등록해서 1종 보통으로 취득하고, 격투기 학원도 다녔다. 오디션 기간 동안에 급하게 어필하고 싶은 마음에 한달 반 정도 격투기를 연습했다."

 
▲[인터뷰] 신예 조윤수, 열정으로 잡은 '박훈정 '폭군''이라는 운명/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직접 시나리오를 쓴 단편영화를 제작해 박훈정 감독에 자신을 어필하고 싶었다. "3-4일 정도 예상했다. 하루는 시나리오 쓰고 하루는 기획, 하루는 스태프들 섭외해서 단편 작품을 만들었는데 너무 급하게 찍었던 것 같다. 살면서 너무너무 간절했던 순간이라서 그렇게 한 것 같다. 아직 자경이가 된 것은 아니지만 너무 간절하니까 자경이가 될거야. 그때는 바쁘니까 미리 준비하자 생각했다. 5~7분짜리 단편을 만들려고 했다. 성향과 비슷한 방식으로 각색해서 준비했다. 촬영 다 끝나고 나서 감독님께 말만 전해드렸다. 감독님께서 소질있다고 연출해보라고 하시더라."

채자경은 전문적인 액션보다는, 닥치는대로 주변의 모든 사물들을 이용해서 싸운다. 정제되지 않고 거친 느낌의, 당장이라도 물어 뜯을 듯한 기세다. 한국무용을 전공했지만, 액션과 무용은 차원이 다르다. 그럼에도 조윤수는 첫 액션 연기부터 호평이 쏟아졌다. "진료실 액션 씬은 이성을 잃은 듯한 모습으로, 가장 몰입해서 찍었다. 가장 힘들었던 액션 장면은 승원 선배님과 함께했던 클럽 액션 씬이다. 클럽 복도라서 협소하고 체격적으로 차이가 나서 많이 어려웠던 씬이었다. 매 컷마다 항상 괜찮냐고 아프지 않냐고 계속 여쭤봐주셔서 너무 감사하면서도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신경쓰이게끔 걱정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해서 죄송하고 어려웠다."

또 조윤수는 "차승원 선배님께서 액션이 훌륭하다보니 함께 잘 보일 수 있도록 따라가기에 급급했다. 자경의 총은 권총인데 선배님 총은 산탄총이라 교차하는 부분에서는 얼굴에 맞기도 했다. 힘으로 완력으로 왔다갔다 하는 씬이 많아서 체력적으로 어려웠던 점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인터뷰] 신예 조윤수, 열정으로 잡은 '박훈정 '폭군''이라는 운명/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그런 자경의 머리에 항상 '근조 리본'이 함께한다. "아버지 채선생과의 유대감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다. 톤 다운도 하고, 상처나 다크서클로 얼굴을 설정했었다. 소시오패스 틱한 면이 있을 정도로 매말라있다. 진료실 액션에서는 유난히 이성을 잃은 듯한 모습이다. 채선생을 죽인자들이라서 그런 모습이 특히 나왔다고 생각한다. 채선생과 유대감과 관계성이 중요했던 것 같다."

자신의 인격과 오빠의 인격까지 '이중인격'을 연기해야 했던 조윤수. 극 말미 자경은 어릴 때부터 '폭군 프로그램'과 흡사한 프로젝트의 실험대상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이중인격의 서사도 여기서부터 가져왔다. "어린 시절의 자경 모습에서 알 수 있듯이, 그때 생겨난 인격을 오빠라고 믿고 살아가는 상태라고 생각했다. 제일 포인트로 둔 것은 둘이 서로 대화할 때 현실 남매같은 케미를 보이길 바랐다. 그때만 그 둘의 말투가 살짝 다르다. 감독님도 자경의 오빠라고 해서 일부러 낮게 깔게 끔 원하지도 않으셨다. 인격이 서로 변할 때는 전조 증상 없이 자연스럽게 왔다갔다가를 할 수 있게 했다. 가장 큰 포인트는 오빠가 조금 더 신나있는 쪽이다. 자경 오빠는 누군가를 해칠 때 신나있고 의욕적이고 눈도 조금 더 반짝거리는 것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자경의 톤을 평소보다 반톤 정도 올렸고, 끝음을 독특한 방식으로 내려고 했다. 담배 같은 손이라던지, 고개의 각도라던지, 기본적인 말투도 무신경하고 무덤덤한 느낌이라면 좀 더 껄렁한 면이 오빠라고 생각해주면 된다."

박훈정 감독은 매 씬 조윤수에게 정확한 디렉팅을 줬다. 특히 이중인격을 연기해야 했기에 매번 체크해줬다. "매 씬 그림을 정확하게 그려주셔서 저를 잘 이끌어주셨다. 초반에는 제가 이중인격 할 때도 저도 모르게 낮아지면, 지적도 많이 해주셨다. 촬영 후반부에서는 조금 더 많이 믿어주고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많이 열어주셔서 감사했다. 초반부터 더 편하게 해볼걸 생각하기도 했다. 감독님도 굉장히 유머러스한 분이다. 현장에서는 굉장히 정확하고 섬세하고, 구체적인 디렉션을 많이 준다. 어떠한 느낌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지가 보여서 존경스럽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저한테는 은인이다. 명절 때마다 연락 잘 드리고 있다."


▲[인터뷰] 신예 조윤수, 열정으로 잡은 '박훈정 '폭군''이라는 운명/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조윤수는 '폭군'에서 차승원, 김강우, 김선호와 호흡을 맞춘 후 연기에 대한 관념이 바뀌었다. 가장 소름이 돋았던 것은 최 국장(김선호)의 마지막씬이다. 그 부분만 10번 돌려봤는데 10번 다 소름이 돋았다. 선배님의 감정을 드러내는 모습과 표정을 드러내는게 모두 완벽했던 것 같다.

"이전에는 연기가 자전거 타는 것 같을 것이라고 했다. 어떠한 경지에 오르면 어떤 역할이든지 휼륭하게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제 눈에는 너무 완벽한 선배님들인데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는 모습을 보고 배우는 저렇게 햐야하는 구나. 연기는 끝이 없구나 깨달았다. 자세도 많이 배웠다. 전에는 마냥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면, 지금은 끝 없이 연구해서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막내 조윤수는 대선배들 사이에서 '꼬질함'을 담당했다. "차승원 선배님이 '자경이 더러움은 이로 말할 수 없었다'고 하셨던데 저는 꼬질했다(웃음). 또 현장에서 저는 '괜찮아요' 라는 말을 많이 했다. 저는 '괜찮아하는 후배'였다. 자경이랑 다르게 웃는 게 습관인데, 선배님들만 봬면 웃음부터 나왔다. 항상 즐겁게 해주셨다. 항상 즐겁게 해주시니까 많이 웃었다. 숫기가 좀 없어서 많이 다가가거나 말을 많이 걸거나 하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배님들이 항상 걱정하고, 안부를 물어주셨다. 절대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이 항상 응원의 말씀을 덧붙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씩씩한 후배이고 싶었다(미소)."

▲[인터뷰] 신예 조윤수, 열정으로 잡은 '박훈정 '폭군''이라는 운명/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조윤수의 첫 글로벌 작품인만큼 가족, 친구들의 든든한 응원이 이어졌다. "어머니가 폭군을 8번째 보셨다. 굉장히 좋아하신다. 옆에서 촬영 비화를 많이 말씀해드리니 집중 못하셨는데, 나중에는 계속 보시면서 좋아했다. 주변 친구들도 '네 모습이 안보인다'고 하더라. '너무 고생한게 너무 잘 보인다'고 해줬다. 재밌었다는 말도 해줬다."

주연작이 처음이었기에 현장에서 오랜 시간 머물며 예상치 못한 상황도 마주했다. 그것마저도 경험이었고 공부가 되는 시간이었다. "현장을 항상 예상하고 상상하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의외의 복병인 경우들도 있었다. 그런 것들을 유연하게 대처하고 싶었는데 감독님의 디렉션을 충실히 이행하는데 집중한 것 같다. 그래서 감독님이 오픈 직전에 인터넷을 하지 말라고 당부하셨다. 열심히 했는데 반응을 보고 우울감에 빠질 수 있을까봐. 가장 기분 좋은 댓글은 '캐스팅 잘했다', '마녀' 시리즈 팬이다보니 '취향 소나무'라는 반응도 좋았다. '찰떡이다' 반응도 좋았다. '박훈정 감독은 어디서 저런 신예를 데려왔나'라는 반응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조윤수는 연기에 대한 열정을 연극 무대로도 풀어낸 바. '폭군' 촬영을 마친 후 동료 지인 배우들과 모여 '도어컴퍼니'라는 극단을 만들고, '올모스트 메인' 공연을 마쳤다. "연기 전공이 아니다보니 연극이라는 새로운 매체가 궁금했다. 주변 동료들과 극단을 만들고 직접 올렸던 연극이었다. 전작에서 촬영한 동료 배우들도 있었다, 알음알음 지인들과 함께 했다. 너무 행복했다, 5일간만 공연을 했는데 3일차에 '이 공연 안 끝났으면 좋겠다'고 엄마한테 말할 정도로 행복했다. 연극 연기가 처음이라 배움도 많았다. 관객들이 바로 앞에서 에너지를 주는 것도 좋았고 올 매진이었어서 너무 만족스러운 작업이었다(웃음)."

본격 연기자로서 물꼬를 튼 조윤수. 아직 신인이기 때문에 어떤 콘셉트던지 많이 경험하고 싶다. "파격적인 콘셉트가 많은 캐릭터 였다. 새로운 도전이 많아서 행복한 작업이었다. 신인이고 아직 경험이 적다 보니 어떤 작품의 어떤 캐릭터를 만날지 생각만으로도 설렌다. 자경이랑 반대로 유쾌한 모습, 본모습에 가까운 모습의 역할도 해보고 싶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찢어지게 아픈 서사가 있는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

또 조윤수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보여드리고 인정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처음 연기 시작할 때는 전공도 아니고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이었다. 단순히 연기를 해보고 싶어서 부딫힌 길이었다. 그래서 '막막하다', '이 길이 뚫릴까' 했던 시기도 있었다.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 만으로도 배우한테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것 같다. '폭군'은 제가 연기에 진심이었다는 것을 많이 깨닫게 한 작업이었다. 살면서 이렇게 까지 열심히 한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사람으로서 많은 발전과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많은 작품 계속 작품을 하고 싶고 그 안에서 호평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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