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마노우스카야 인스타그램 |
"폴란드 국적으로 메달을 따도 그 메달은 벨라루스와 벨라루스의 자유를 위한 것이다."
지난해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기간에 벨라루스 강제 입국을 거부하고 폴란드로 망명, 폴란드 시민권을 획득한 육상 선수 크리스치나 치마노우스카야의 일성이다.
치마노우스카야는 3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오랜 기다림 끝에 폴란드 시민권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폴란드 국적으로 메달을 따도 그 메달은 벨라루스와 벨라루스의 자유를 위한 것이다. 나를 받아준 폴란드에 감사하고, 벨라루스의 자유를 기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육상 100m와 200m가 주 종목인 치마노우스카야는 지난해 도쿄올림픽에 벨라루스 육상 대표로 출전했지만, 벨라루스로 돌아가지 않고 폴란드 망명을 택했다.
그는 도쿄올림픽 기간에 대표팀 관계자로부터 주 종목이 아닌 1,600m 계주에 출전하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을 SNS에 공개하면서 이를 비판했고, 이에 벨라루스 당국은 그에 대한 강제 입국을 결정했다.
이미 벨라루스에 있는 할머니로부터 절대 벨리루스로 돌아오지 말라는 메시지를 받고 있었던 치마노우스카야는 일본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뒤 벨라루스 관계자의 눈을 피해 공항에 있는 일본 경찰에게 휴대전화 번역기를 이용해 도움을 요청했고, 결국 일본 경찰의 도움으로 오스트리아 빈을 거쳐 폴란드에 도착했다.
세계육상연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러시아를 도운 벨라루스 국적 선수들에 대해 올 시즌 세계선수권 등 주요 국제대회 출전을 불허했다. 이에 따라 벨라루스 국적의 치마노우스카야도 도쿄올림픽 이후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세계육상연맹은 특정 국가의 국가대표로 국제대회에 출전한 선수는 다른 국가로 귀화 후 3년이 지나야 해당 국가의 국가대표로 뛸 수 있으며, 국가대표 경력이 없는 선수는 귀화 1년 뒤 새로운 국가의 대표로 나설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정치적인 박해 등으로 망명한 선수에게는 국제대회 출전 금지 기간을 유연하게 적용한다.
이에 따라 치마노우스카야는 2023년부터는 국제대회에 출전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