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전에서 수비하는 배혜윤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
"피 터지는 경기가 되지 않을까요."
여자농구 대표팀 강아정(31·KB)과 배혜윤(31·삼성생명)이 올림픽 본선 진출에 최대 고비인 영국전을 앞두고 '피 터지는 경기', 말 그대로 혈투를 예고했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8일 밤 10시 30분(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영국과 2차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과 스페인, 중국, 영국 4개국이 출전해 풀리그를 벌여 상위 3개 나라가 올림픽 티켓을 획득한다.
한국은 6일 경기에서 스페인에 졌고, 영국 역시 중국에 패한 입장이기 때문에 8일 맞대결은 두 팀 모두에게 '단두대 매치'가 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으려는 우리나라나, 2012년 런던 올림픽에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한 이후 자력으로는 첫 올림픽 본선에 도전하는 영국 모두 상대를 '1승 제물'로 점찍은 터다.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도 영국이 18위, 한국 19위로 팽팽하다.
7일 훈련을 마치고 만난 배혜윤과 강아정은 입을 모아 "영국이 국제무대에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만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라고 영국의 전력을 높이 평가했다.
강아정은 "처음 대진이 결정됐을 때 주위에서 '영국만 이기면 올림픽에 나간다'고 하기에 그런 줄 알았지만 영국 경기 영상을 보니 강팀이더라"며 "우리도 그렇지만 영국도 저희만 노리고 있을 것이라 피 터지는 경기가 되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배혜윤 역시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뛰는 상대 센터(태미 패그벤리)나 힘을 앞세워 돌파하는 선수(조애나 리덤) 등의 영상을 봤다"며 "역시 수비가 중요할 것 같고 모든 것을 다 걸고 해야 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영국이 외곽보다 골밑 득점이 많은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둘의 역할이 경기 승패에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강아정이 외곽에서 터져줘야 우리나라의 외곽 강점을 확실히 살릴 수 있고, 배혜윤은 박지수(KB)와 함께 골밑에서 제 역할을 해줘야 상대의 주 무기를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아정은 "사실 이번 대회에 (김)정은 언니도 부상이라 저와 (강)이슬이가 슈터 역할을 좀 해줘야 하는데 최근 슛 감이 별로 좋지 못해 고민"이라며 "스페인전 끝나고 이슬이와 '영국전에서는 둘이 힘을 합쳐서 누구라도 잘 해보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슈팅 감각이 영국전부터 올라오는 사이클로 맞아떨어지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배혜윤 역시 "영국도 마찬가지겠지만 무조건 열심히 죽어라 해야 하는 경기"라며 "스페인과 1차전에 졌지만 선수들 모두 저희가 준비한 것을 코트에서 발휘하면서 다시 한번 해보자는 마음을 다 갖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4년 전 프랑스 낭트에서 열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최종 예선에도 출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던 '동기생' 강아정과 배혜윤이 4년 만에 다시 잡은 올림픽 출전 기회 앞에서 이번에는 웃을 수 있기를 팬들도 간절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