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디아 고(사진: KLPGT)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지난 주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을 제패하고 곧바로 자신의 스폰서 주최 대회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우승 상금 2억7천만원)에 참가한 리디아 고(뉴질랜드, 한국명: 고보경)가 시차 적응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틀간 견고한 플레이를 이어가며 무난히 컷을 통과했다.
리디아 고는 27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한 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쳐 중간 합계 3언더파 141타를 기록, 공동 17위(잠정 순위)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대회 반환점을 돌았다.
지난해 이번 대회와 같은 베어즈베스트 청라 코스에서 열린 이 대회에 출전했지만 컷 통과에 실패했던 리디아 고는 이로써 두 번째 도전 만에 갤러리들과 함께 '주말 골프'를 즐기게 됐다.
리디아 고는 경기 직후 "지난 해, 컷 탈락해서 1-2라운드밖에 플레이하지 못했기 때문에 올해는 4라운드 내내 꼭 플레이 하고 싶었다."며 "현장에서 나를 응원해주는 팬분들이 많았고, 자주 만날 수 있는 팬들이 아니기 때문에 큰 힘이 되고 의미가 된다. 남은 2일 동안 팬들을 위해서 좋은 경기 보여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난 두 라운드에 대해 "공은 꽤 잘 친 것 같다. 버디 기회를 꽤 많이 만들 수 있었는데, 그게 결과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그래서 꾸준한 라운드를 친 것 같다. 앞으로 2일은 1-2라운드에서 한 것 같은 볼 스트라이킹을 이어가고자 한다. 지난 몇 달간 점점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리더보드 선두에서 순위 경쟁을 이끄는 것과 뒤에서 추격하는 것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좋은 지 묻는 질문에 리디아 고는 "사실 큰 상관은 없다."며 "어릴 때는 부담이 덜하고, 선두를 뺏길 걱정을 안 해도 되기 때문에 뒤에서 선두를 쫒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다. 지금은 기회가 있으면 무조건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내가 선두에 있으면 뒤 따르는 선수보다 몇 스트로크 앞 선다는 뜻이니, 가능한 기회를 만들고 또 지키고자 한다. 지금 좋은 위치에 있고, 좋은 두 라운드를 마친 것 같으니 기회가 있다면 메인 스폰서 대회에서 좋은 성적 내면 좋겠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지난 2개월간 유럽 대륙(파리올림픽), 섬나라 영국(AIG 오픈), 그리고 미국 본토(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에서 세 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뒤 태평양을 건너 한국에서 열리는 스폰서 주최 대회에 출전하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는 리디아 고는 "LPGA투어의 장점이자 힘든 점은 아프리카나 호주, 뉴질랜드 외에 많은 대륙을 다니면서 시합을 한다는 것"이라며 "그만큼 좀 코스 스타일도 다르고 잔디도 다르기 때문에 빨리 적응하고 익숙해지는 것도 습관이 좀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떨 때는 아침에 일어나서 침대에 있는데 제가 어디 있는지 모를 때가 있다"며 웃은 뒤 "이렇게 많은 나라에 가서 많은 다른 문화도 경험하고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재미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경험하는 베어즈베스트 청라 코스의 특성에 대해 리디아 고는 "일단 거리가 많이 나가면 어떤 면에서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며 "지금 페어웨이가 조금 젖어 있기 때문에 공이 떨어지면 롤(런)이 거의 없어서 좀 많이(멀리) 쳐서 짧은 아이언을 치는 게 그래도 버디 찬스를 만들 확률이 더 높을 거라 생각한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저는 지난 이틀 동안 샷감은 괜찮았는데 그 뒤에 퍼팅이 좀 아쉬웠고 그리고 오늘 스코어들이 엄청 낮은 스코어들이 많지 않은 거 보니까 그래도 '나에게만 어려운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리디아 고의 캐디는 스윙 코치인 이시우 코치가 맡고 있다. 이 코치는 올 시즌 3승씩을 거두고 있는 배소현(프롬바이오)과 박현경(한국토지신탁)을 지도하고 있기도 하다.
이시우 코치가 캐디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대해 리디아 고는 "제가 샷 미스를 하면 왜 그랬는지 바로 피드백을 해 주셔서 너무 좋고 저는 퍼팅 거리 스피드를 좀 딱 붙여 하는 스타일인데 여기는 제가 하던 것보다 좀 느리니까 한 발자국 더 크게 쳐도 된다라는 말씀을 해 주시니까 제가 더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냥 제 게임을 아시고 스윙을 아시니까 배우는 마음으로 편하게 칠 수 있는 것 같아요."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전날 함께 라운드를 펼치며 꾸준히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 묻자 "그래도 이제 투어 11년째 되니까 어떤 면에서는 경험에 따라오는 그런 노련함도 있는 것 같다"며 "투어에 처음 들어간 16살 때와 지금 27살 때와 같은 생각과 방식대로 하면 제가 철이 안 든 것"이라고 말하며 빙긋 웃었다.
이어 그는 "저도 제 멘탈 코치인 정그린 대표님이랑 매주 상담하면서 골프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사생활 같은 것도 잘 얘기하고 하면서 좀 머리가 많이 편해졌던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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