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정년이', MBC 편성논란-부용 캐릭터 논란 딛고 원작 팬 마음 돌릴까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4-10-10 15: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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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정년이'가 원작 팬들의 마음을 다시 돌릴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10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tvN 새 토일드라마 '정년이'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방송인 박경림이 진행을 맡고, 연출 정지인, 배우 김태리 신예은 라미란 정은채 김윤혜가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 제작발표회/tvN

'정년이'(연출 정지인/극본 최효비/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스튜디오N, 매니지먼트mmm, 앤피오엔터테인먼트)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로, 동명의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연출을 맡은 정지인 감독은 '옷소매 붉은 끝동' 이후 3년만에 신작으로 돌아왔다. 그는 "1년 넘게 준비한 작품이 이제 나왔다. 재밌게 봐주셨으면 한다"며 "여성 국극을 하기 위한 여성들의 이야기다. 시골에서 올라온 정년이라는 친구가 꿈을 펼치기 위해 매란국극단에 입단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다"고 소개했다.

'정년이'는 여성 국극이라는 소재를 드라마 최초로 선보인다. 신선하지만 낯설 수 있는 소재에 대해 김태리는 "이렇게 재밌는 소재가 드라마화가 안됐을까 궁금했는데, 막상 준비하다보니 어려워서겠구나 생각하게 됐다. 새로운 도전 속에서 힘들게 재밌게 만들었다. 소재가 신선해서 시작했고, 이야기 안에 있는 깊이 있는 관계들, 그 이야기들 안에서 얻은 성취감이 실제 정년이가 얻는 것처럼 다가왔던 것 같다"고 매력을 짚었다.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 제작발표회 김태리/tvN
 

라미란 역시 "보통 작품에서 여성 국극이라는 장르를 소재로 한다면, 배경으로만 사용 되기 쉽다. '정년이'는 배우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공연들이 실제 나오는 게 정말 좋았다. 그 공연을 정성스럽게 심도 있게 만들어주시는 부분이 다른 드라마와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정년이' 캐스팅은 웹툰을 찢고 나온 듯한 싱크로율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원작 웹툰 정년이 캐릭터는 실제 영화 '아가씨'의 김태리 캐릭터를 모델로, 이미지를 참조했다. 또한 김태리는 팬들 가상 캐스팅도 0순위였다. 김태리는 "웹툰을 굉장히 즐겨보는 사람으로서 '정년이'가 드라마가 될 줄 모르고 접했을 때, 보통 주인공을 따라가면서 읽지만 제 얼굴로 읽지는 않는다. 근데 이 작품은 내 얼굴이 보였다. 그리고 나중에 제 얼굴이 모티브가 됐다는 사실을 알고 되게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여성 국극'이 중심인만큼 배우들은 판소리부터 춤까지 사전 준비가 필요했다. 김태리는 "작품을 하겠다고 한 순간부터 소리 수업을 시작했다. 꽤 긴 시간 소리 수업을 받았다. 목포 전라도 사투리와 함께 무대 연기에 대해서 같이 고민하고 연습해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 제작발표회 신예은 라미란/tvN

정은채가 연기한 문옥경은 매란국극단의 남자 주연을 도맡아 하는 캐릭터다. 김윤혜는 반대로 여자 주연을 도맡아하는 프리마돈나 서혜랑을 연기했다. 이들은 수준급의 실력이어야 한다. 정은채는 "저도 똑같이 노래, 춤, 무대 연기, 북, 장구 등등 많은 것들을 처음부터 걸음마 떼듯이 준비하고 연습했다. 특히 무대 위에서는 완성형의 주역이기 때문에 그 역할에 걸맞는 무대 장악력이나 스케일을 연기 하려고 부단한 노력을 했다"고 말했고, 김윤혜는 "춤을 아주 지겹도록 많이 췄다. 춤에서는 대단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친구라서 어색하지 않았으면 했다.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해보려고 했다. 단검무, 장검무 등 다양한 춤 연습을 했었다"고 답했다.

신예은인 분한 혀엉서는 정년이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다. 신예은은 "준비해야하는 것들이 많아서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다. 함께 하는 배우, 감독, 작가님이 그 두려움을 이기게 하는 힘이었다. 작품 준비하면서 성장하고 나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캐릭터들의 성장과도 같아 보여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소리를 하다보니 낮은 저음이 매력적으로 나오기도 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라미란이 분한 강소복은 웹툰과 가장 싱크로율이 떨어진다. 라미란은 "원작의 강소복과 가장 싱크로율이 떨어지는 인물일 것 같다. 정말 대쪽같이 그려놓으셨더라. 저는 원작을 다 보지 않았다. 원작에 잠식당할 까봐 사실은 배제하고 대본으로만 봤다. 원작 그림은 잊고 내가 매란의 단장 강소복이다 하면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 제작발표회 정은채 김윤혜/tvN
 

'정년이'는 정년이의 배우 성장 스토리다. 김태리는 "'여성 국극'을 하겠다고 하고 다큐멘터리를 많이 봤다. 굉장히 놀랍게도 요즘 아이돌 팬덤 문화와 비슷하더라. 팬들이 집 앞에 서있고, 되게 유명한 결혼식 사진도 있더라. 요즘 분들이 공감하기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겠더라. 스타 시스템과 과정 역시 요즘 시대와 맞닿은 부분이 있다고 여겨진다. 감독님이 걱정하고 신경 쓴 부분이 분장이다. 고증을 따르자면 강렬하고 더 짙어야 하는데, 저희는 드라마적 허용으로 조금 순화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낮선 느낌이 있을 수 있겠지만 충분히 신선하게 보실 수 있을 것 같다"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여기에 라미란은 "극 중의 공연들을 진짜 해주면 안되겠냐는 요청이 들어올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저는 사실 여성 국극 자료를 보면 옛스럽거나 올드하게 느껴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전쟁 직후 문화가 활발하게 발전했다고 하더라. 기존의 판소리의 패턴을 벗어나서 자창을 하고 뮤지컬이나 오페라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의 마음을 훔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음으로서 문화적으로 업그레이드 해줬다. 공연을 너무 모던하고 세련되게 만들었더라. 짙은 분장을 할 필요 없을 정도였다. 저는 항상 객석에서 지켜보는 입장인데도 너무 세련되고 음악도 너무 좋았다"고 매력 포인트를 전했다.

배우들의 피땀눈물로 제작중인 '정년이'는 첫 방송을 앞두고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먼저 제작 과정에서 타 방송사와 편성 논란이 일었다. '정년이'는 2020년부터 스튜디오N, 매니지먼트mmm, 앤피오엔터테인먼트(이하 '제작사들')이 영상화를 준비해왔던 바. 작품의 편성이 MBC에서 tvN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MBC와 제작사 스튜디오N, 매니지먼트엠엠엠, 앤피오엔터테인먼트 간에 갈등이 빚어졌고, 결국 2024년 9월 12일 MBC가 제작사들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한 가압류 신청이 전부 인용되었다. MBC는 '업무상 성과물 도용으로 인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및 계약교섭의 부당파기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근거로 제작사 재산 가압류를 신청했고, 법원은 모두 이유 있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이 과정에서 정지인 감독은 MBC를 퇴사했다. 이와 관련 정지인 감독은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법적인 이슈도 있기 때문에. 방송이 잘 나갈 수 있게 되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프리랜서가 된 과정에 대해서는 "작품을 가장 먼저 생각했다. 같이 일해왔던 배우들과 소통하며서 좋은 작품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결정했다. 무사히 방송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 제작발표회/tvN
 

'정년이'의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원작 주역인 권부용 캐릭터가 삭제돼 드라마에는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용은 팬, 퀴어코드, 주체적인 여성으로서의 정체성까지 고루 담겨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부용의 캐릭터가 퀴어 성향이 있기 때문에 삭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품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지인 감독은 "부용이 캐릭터에 대한 고민은 제가 들어오기 전부터 있었다. 저도 작가님도 원작 작가님과 상의하는 과정에서 12부작이라는 회차 안에서 원작을 보지 않은 시청자들도 수용해야해서 부득이하게 메인 캐릭터를 빼야했다"고 아쉬워 하며 "그 안에서는 매란국극단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각색 포인트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정은채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성장통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여러 관계가 나오는데 사제관계, 라이벌 관계, 공생관계 등 어떤 면으로 모두가 공감하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태리는 "원작도 봤고, 창극도 봤다. 그 모든 장르에서 너무나 아름다웠던, 모두가 아름답다고 공감하는 씬들이 드라마에서는 어떻게 아름답게 표현하고 만들었을 지 확인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우리 드라마는 그 어떤 드라마도 가지지 않은 단일한 색채를 가지고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그 색채가 어떤 색깔일지 꼭 방송을 보고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한편 tvN '정년이'는 12부작으로, 오는 10월 12일 토요일 밤 9시 20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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