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다친대도 길을 걸어 kiss me, 쉽지 않음 내가 쉽게 easy"
지난 2월 발매한 르세라핌의 미니 3집 'EASY'(이지)의 동명의 타이틀곡 가사 일부다. 기자 쇼케이스 당시 김채원은 타이틀곡 '이지'에 대해 "그 모든 것을 쉬워 보이게 만들어보이겠다는 각오를 담은 곡"이라고 소개했다.
▲당당한 르세라핌, 결코 'EASY'하지 못했던 코첼라 가창실력/'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공식 유튜브 채널 |
'퍼포먼스' 최강자를 목표로 하는 르세라핌은 '이지'로 미국 빌보드 메인 송차트 '핫100'에 99위로 진입했다. 또 메일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는 8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글로벌 인기로 미국 최대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 코첼라)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이지'하겠다는 독기 가득했던 각오와는 달리, 자신들이 몇 년동안 불러온 자신들의 곡조차도 제대로 부르지 못하는 '미흡한 실력'이 들통나 '실력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르세라핌 멤버 사쿠라(미와사키 사쿠라)는 "누가 뭐라 해도 최고의 무대였다"며 논란을 정면 반박했다. 최선을 다한 공연이었고, 현장 관객들도 즐거워했다는 것이다.
사쿠라는 "누군가의 눈에는 미숙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완벽한 사람은 없고 우리가 보여준 무대 중 최고의 무대였다는 것은 흔들림 없는 사실"이라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또 "저는 이 무대를, 우리를 모르는 사람들, 곡을 처음 듣는 사람들에게 '어쨌든 즐거웠다, 오늘이라는 날이 잊을 수 없는 멋진 하루였다!'라고 느낄 수 있는 그런 무대로 만들고 싶었다"며 "그 각오는 반드시 전해지고, (우리는) 최고의 무대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르세라핌은 데뷔부터 뜨거운 감자였다. 하이브의 레이블 쏘스뮤직이 여자친구와 계약을 종료한 후 하이브와 함께 처음 론칭한 걸그룹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이미 인기를 모은 사쿠라와 김채원, 허윤진을 필두로 멤버들을 구성했다. 하지만 멤버 중 김가람(현재는 탈퇴)의 '학폭논란'으로 데뷔부터 순탄치만은 않았다. 이에 멤버들 역시 논란을 딛고 독기를 품고 대중에 인정받는 그룹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올해 2월 발매한 '이지' 앨범으로 그룹 자체 최고 성적을 경신, 코첼라라는 꿈의 무대까지 오르게 됐다.
르세라핌이 코첼라 무대를 위해 오랜 시간, 많은 노력을 했을 것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사쿠라의 말처럼 자신들의 노래를 모르는 관객들과 함께 즐기는 무대를 만들고자 그 어떤 공연보다 진심으로 준비하고 임했을 것이다.
사쿠라는 한국에서 데뷔 이전에 일본에서 지난 2011년 HKT48 멤버로 데뷔, 올해도 14년차 가수다. 하지만 그에게는 언제나 '염소창법'이라는 실력논란이 따라 다닌다. 르세라핌의 또 다른 일본인 멤버 카즈하(나카무라 카즈하) 역시 항상 가창력 논란에 휩싸이는 멤버 중 하나다.
물론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다. 어떤 부분은 실력이 부족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노력해서 성장으로 증명하면 될 일이다. 특히 대중의 평가와 인기를 먹고 사는 아티스트로서 '아티스트'라는 자신의 직업에 걸맞게 대우받고 싶다면, 자신의 직업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들은 자신들이 선보인 무대 또는 결과물이 스스로는 만족스러울지언정, 대중의 평가와 무관할 수 없다.
하지만 사쿠라는 자신들의 노력은 생각하지 않고, 현장에서의 반응은 뜨거웠다는 자만심을 앞세우며 대중의 평가에 반기를 들었다. 억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중은 실제 그들이 얼마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할애했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여줘야 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 직업이 '퍼포머'가 아니라, 가창력을 기반으로 해야하는 '가수'라면 기본은 했어야 한다. 하지만 연차가 찼음에도 불구하고, 실력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해놓고 대중들의 평가조차 겸허히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지만, 우리가 모든 것을 쉽게 만들어 보이겠다'는 '이지' 속 메시지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르세라핌. 대중의 평가가 억울하다면 가창 실력도 '이지'해 보이게 노력해야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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