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호주 오픈 공식 트위터 |
크비토바는 26일(현지시간)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나오미 오사카(일본, 1위)에 세트스코어 1-2(6-7, 7-5, 4-6)로 패배했다.
결승전 이후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그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 경기”라며 “정말 승리해서 트로피를 거머쥐고 싶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미 2년 전에 이겼던 것 같기도 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크비토바는 지난 2016년 자택에 침입한 괴한의 피습으로 왼손에 큰 부상을 입었다. 왼손으로 라켓을 쥐는 그에게 왼손 자상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한때 세계 2위까지 올랐던 크비토바는 1년 후 복귀했으나 이전만큼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그는 생애 첫 ‘호주 오픈’ 결승까지 오르는 저력을 보이며 완벽하게 부활에 성공했다. 비록 우승의 문턱에서 나오미 오사카(일본)에게 패했지만, 선수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던 치명적인 부상을 극복하고 이뤄낸 위대한 준우승이었다.
결승 진출을 “내게는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말한 크비토바는 “여전히 내가 결승에서 경기했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는다. 이전에 말한 것처럼, 내가 라켓을 다시 쥐게 될 줄 몰랐다. 나는 다시 경기에 나섰고, 그게 정말 좋다”고 답했다.
이어 “여자 테니스가 어떤지는 다들 알 것”이라며 “모두가 누군가를 이길 수 있고, 이게 누군가에게는 좋지만 누군가에게는 나쁠 수도 있다. 이게 테니스다. 이런 테니스를 계속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 사진 : 페트라 크비토바 인스타그램 |
치명적인 부상을 딛고 일어난 크비토바는 이날 결승에서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1세트를 내준 그는 2세트 역시 5-3으로 챔피언십 포인트까지 갔으나 이후 연달아 득점을 올리며 경기를 마지막 세트까지 끌고 갔다.
당시를 회상한 그는 “내가 브레이크 포인트를 많이 가져가지는 못했다”며 “하지만 내가 나쁘게 경기하고 있단 생각은 하지 않았다. 대신 앞으로 있을 랠리에서 더욱 공격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세트에서는 정말 전력을 다해서 싸웠다. 그 때의 내가 자랑스럽다”며 “비록 1세트에서는 단 하나의 브레이크만 가져갔지만. 하지만 이게 테니스고, 이게 결승이다”라고 결과에 승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승 상대이자 패배를 안긴 오사카에 대해 그는 “오사카는 정말 좋은 경기를 했다”며 “그는 대단한 선수다. 오사카는 이를 ‘US오픈’과 ‘호주 오픈’ 우승으로 증명했다. 대단한 성과”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준우승을 차지한 크비토바는 이번 대회 결과가 반영된 새로운 세계랭킹에서 4계단 뛰어오른 2위에 올랐다. 이는 그가 2011년 세운 커리어 하이와 같은 기록이다.
크비토바는 “이전에 경기했던 최상의 레벨까지 끌어올리고 싶었다”며 “물론 내 손 때문에 아주, 아주 어려운 일임을 알고 있다. 내 손은 100% 상태가 아니고, 앞으로도 그렇게 되지 못할 것이다. 그저 지금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