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임가을 기자] 2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올해의 보이스’ 수상자로 김진주 작가, 소란, 춘천여성민우회를 발표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2019년부터 이어온 ‘올해의 보이스’ 상은 우리 사회의 진일보에 영감을 준 개인 또는 단체에 감사와 연대의 마음으로 수여하는 상으로, 최근 1년간 여성 이슈와 현안에 관심을 갖고 활동한 개인과 단체를 선정해 각 100만 원의 상금과 상패를 수여한다.
▲ 춘천여성민우회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
2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6번째 ‘올해의 보이스’ 수상자로 김진주 작가, 퍼머컬처네트워크 대표활동가 소란 유희정, 그리고 춘천여성민우회를 선정했다. 상금은 한국여성재단의 후원으로 지급되며, 한국여성재단은 수상후보 추천부터 상금 후원까지 서울국제여성영화제와 긴밀한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로 알려진 김진주 작가는 적극적인 발화로 ‘피해자다움’에 대한 편견을 깨뜨리고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를 집필하는 등 범죄 피해가 ‘내 일이 아닌 우리의 일’임을 드러내는 활동을 해왔다.
김진주 작가는 “많은 분들이 제 아픔에 공감해 주신 덕분에 다른 피해자들도 나설 수 있는 용기를 마련해 주셨다. 여러분들 덕분에 이 세상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걸 믿고 있다. 피해를 당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그저 곁에 존재해 주시기만 해도 그 상처는 단단히 굳을 거다”라며 폭력 피해자들에게 보내는 공감과 연대의 중요성을 전했다.
또 그는 “정말 말도 안 되는 기적으로 다리에 마비가 풀린 만큼 열심히 다른 피해자들을 위해 피해자를 표현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라며 끈질긴 연대의 의지를 밝혔다.
2번째 수상자 소란은 퍼머컬쳐 농법을 바탕으로 다양한 공동체와 함께 숲밭을 일구고, 채식 식당을 운영하는 등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기후위기 대응 활동을 해왔다.
소란은 “여성과 자연, 비인간종들에게 벌어지고 있는 억압의 교차적 힘을 폭로하고 다양성과 상호의존적 돌봄을 통해 자연과 인간을 재연결하려고 부단히 애쓰는 많은 여성들의 존재가 제대로 인정받기를 바란다”며 “퍼머컬처 농법의 실천, 기후농부들을 지원하기 위한 탄소기본소득운동, 건강한 먹거리를 마을식탁에 올리려는 농부들과 마을활동가들의 노력, 기후위기로부터 종다양성과 생명들을 지켜려는 소리들이 ‘올해의 보이스’”라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춘천여성민우회’는 디지털성폭력 재판 모니터링단 활동가들과 36건의 성폭력 사건 재판 방청을 함께하며, 피해자와 연대하고 가해자들에게 정당한 처벌이 내려지는지를 감시하는 활동을 통해 젠더 기반 성폭력 범죄의 심각성을 알려왔다.
춘천여성민우회는 “오늘날 온라인 공간을 무대로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각종의 성 착취물 제작, 유통에서부터 스토킹, 그루밍, 성매매 등 신종 성범죄들이 하루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성폭력 피해자의 작은 목소리마저 2차 피해 때문에, 반성 없이 크게 외쳐대는 가해자의 목소리에 자칫 감춰지는 듯한다”며 피해자들과의 연대의 필요성을 전했다.
이어 단체는 “이번 수상이 한 번의 피해만으로도 살아있는 매 순간 고통과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소리 없는 보이스, 절규가 큰 소리로 트이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올해의 보이스’ 시상식은 오는 22일 열리는 2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2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오는 22~28일 일주일간 CGV 연남, CGV 홍대,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개최된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