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꿈꿔왔던 작업"...'수리남' 하정우X황정민X윤종빈 감독, 17년만에 이룬 염원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3-09-07 11: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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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하정우, 황정민, 윤종빈 감독이 '수리남'을 통해 17년만의 염원을 이뤘다.


7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조선펠리스 서울 강남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감독 윤종빈, 배우 하정우 황정민 박해수 조우진 유연석이 함께했다.
 

▲9월 9일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제작발표회/넷플릭스
 

오는 9일 추석 연휴에 공개되는 '수리남'은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마약 대부로 인해 누명을 쓴 한 민간인이 국정원의 비밀 임무를 수락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수리남'은 윤종빈 감독의 첫 시리즈 연출작이다. 윤종빈 감독은 "처음 이 소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흥미롭다 생각했다. 막상 처음 봤던 두시간 분량의 영화 대본은 많은 것들이 빠져있다는 느낌이었다. 이 방대한 이야기를 두 시간의 호흡으로 담기는 힘들겠다 판단했고 시리즈를 만들자는 생각을 했다. 넷플릭스와 작업을 하게 됐다. 넷플릭스는 별 이야기를 안 한다. 항상 저희가 먼저 물어봤다. 항상 알아서 하라고, 자유롭게 작업했다"고 했다.

 

극 중 전요환을 한인 목사로 설정한 것과 관련해 "이 실화를 처음 접했을 때 영화적으로, 작품적으로 납득이 안된 부분이 강인구라는 사람이 마약왕에 이용당하는 순간이었다. 실제는 마약상이랑 강인구랑 같은 집에 살고 있었다. 처음에는 같이 살면서 자기를 도와주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마약상이었다는 점이 극적이지 않았다. 관객을 설득할 수 있는 설정이 필요했다 강인구가 믿게 할 수 있는 직업을 생각하다 보니 목사라는 직업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9월 9일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제작발표회 강인구 役 하정우/넷플릭스
 또 윤종빈 감독은 "제가 2시간 분량의 영화 '공작'을 100회차 정도 촬영했다. '수리남'을 130회차 정도 촬영했다. 영화의 세 배다. 아침에 현장에 나가는 게, 한숨부터 나왔다. 촬영 감독님이랑 이야기했었다. 정말 다행이도 리허설이 필요없는 배우분들이었다. 오늘은 시간이 없으니 리허설 없이 가자고 하면 아무도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았다. 그게 시리즈물의 가장 큰 어려움인 것 같다. 그런데 퀄리티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 제작진과 감독을 힘들게 했던 것 같다"고 고충을 전했다. 반면 시리즈의 흥미로운 지점을 각 회의 엔딩을 꼽고는 "대본 작업할 때도 촬영 때도 어떻게 찍어서 다음 회를 궁금하게 만들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수리남'은 하정우, 황정민, 박해수, 조우진, 유연석까지 대한민국에 내로라하는 믿고 보는 연기파 배우들이 호흡했다. 윤종빈 감독은 캐스팅과 관련해 "17년 전에 첫 영화 시사때 정민 선배님이 와서 작업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실현된 것이다. 아주 오랜시간이 흘러서 현실이 됐다. 그게 뭉클하더라. 박해수씨 유연석씨 조우진씨는 저와 첫 작업이다. 제가 굉장히 좋아했고 궁금했던배우들이 흔쾌히 작업해 주셔서 행복했다. 모든 배우들이 세트장에서 촬영하는 날은 에너지가 엄청났고 황홀했다"고 촬영 소감을 밝혔다.

하정우와 황정민은 넷플릭스와 첫 작업에 더해 두 사람의 호흡은 처음이다. 하정우는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매니지먼트회사에 들어갔을 때 정민 형을 만났다. 그때 참 많이 챙겨주셨다. 특히나 기억에 남는 것은 윤종빈 감독과 제가 2005년 겨울에 '용서받지 못한 자'가 씨네에서 첫 시사를 했다. 찾아와 주셔서 격려해주셨다. 그때부터 형과 작업을 꿈꿨다. 근데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릴 줄 몰랐다. 작업하면서 너무 좋았다"고 했다.
 

▲9월 9일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제작발표회 전요환 役 황정민/넷플릭스
 

이에 황정민은 "꿈꿔오기까지"라고 머쓱해하며 "정우랑 작업을 같이 하고 싶었었다. 볼 때마다 언제 하니 했었다. 고마운 점은 윤 감독님이 좋은 조화를 주셨다. 연석이도 우진이도 해수도 공교롭게도 첫 호흡이다. 이번 작업 하면서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밌었다"고 했다.

'꿈꿔온 작업'은 이날의 현장의 핫 키워드였다. 진행자 박경림은 유연석에 마이크를 돌렸고, 유연석은 "저는 2003년 '올드보이'를 촬영한 이후부터 선배님과의 작업을 꿈꿔왔다. 이렇게 한 자리에 같이, 이 자리에서 봬니까 감회가 새롭다. 농담이 아니다. 데뷔할 때부터, 군대 갔을 때는 상영도 했다. 내가 제대해서 꼭 함께한다고 다짐했었다"고 말했다.


박해수와 조우진 역시 "저는 공연을 먼저 했다. 1997년도다" 저는 지금도 꿈만 같다", 조우진은 "늘 꿈꿔왔던 배우분들과 감독님이라 저 또한 설렜다. 흥분됨과 긍정적인 긴장감들을 좋은 연기로 보여지게 끔 노력했다. '수리남'이라는 작품 통해서 좋은 자극 받으면서 한층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9월 9일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제작발표회 최창호 役 박해수/넷플릭스
 

하정우는 '수리남'에서 분한 강인구에 대해 "강인구는 민간인 사업가로, 생존본능이 강한 친구다. 위기를 맞이했을 때 돌파구를 찾고, 쉴새 없이 살아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에너제틱한 인물이다"고 소개했다.

7년여간을 윤종빈 감독과 작업하며 기다렸다는 그는 "실제 이야기라는 자체와 남미에 가서 마약상을 한 이야기 자체가 흥미로웠다. 어떻게든 작품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기다릴 수 있게 했다. 이야기가 주는 힘이 있어서 언젠가는 만들어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스토리의 메리트를 꼽았다.

한인 목사 전요환을 연기한 황정민은 "전요환은 인간 쓰레기다. 직업이라고 하기조차 입에 담기가 뭐하다. 그냥 '약쟁이'"라고 소개한 황정민은 "대본의 양이 6부작으로 나눠진 것이 아니라 뚜거운 것을 봤다. 이후 6부작으로 나눠진 대본을 보면서 너무너무 좋았던 점은 좋은 책이 마음에 들어서 친구에 소개시켜주고, 선물도 해주고 싶지 않나. 너무 좋은 책을 읽다보면 다음 장을 읽기가 아깝다. 1부 끝나고 나서 바로 또 뒷장이 궁금해서 보게 되는 작품이었다"고 회상했다.

 

▲9월 9일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제작발표회 변기태 役 조우진/넷플릭스
 

이어 "일단 마약상이다. 근데 목사라는 빌미로 마약을 하는 것이다, 목사일 때와 마약상 일때를 구분해서 연기하는게 어려웠다. 목사인 척 하는 연기가 정말 어려웠다. 그는 목사가 아니다. 근데 신도들 앞에서 목사인 척하면서 뒤에서는 수많은 나쁜 짓은 다 한다. 사이코패스 같은 면도 있다. 그래서 난감하고 어려운 부분이 신도들 중에 아이들이 나온다. 그런 걸 실제로 봤을 때는 불편하기도 했다. 차라리 밝혀졌을 때 오히려 강인구에 마음을 터놓고 마약상의 면모를 보일 때가 훨씬 편했다"고 고충을 전했다.

박해수는 국정원 요원 최창호로 분했다. 그는 "사명감 있게 전요환 목사를 수년간 좇는 인물이다. 민간인을 위험한 전장에 내보낼 정도로 집착이 있는 인물이다"고 했다. 국정원 요원과 신분을 위장해 구상만까지 1인 2역을 소화한 박해수는 "의상에서부터 말투까지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다. 제가 가진 장난끼 있는 부분들을 느낌있게 만들어주시려고 노력하셨다. 캐릭터의 구분보다는 대본 자체에 암호처럼 쓰일 수 있는 대사들이 있어서 잘 따라가면 됐었다. 구상만 캐릭터를 연기할 때가 가장 즐거웠다. 현장에서 선배님들과 부딪혀야 하는 역할이라서 좋았다"고 차이점을 전했다.
 

변기태는 중국 조직을 배신하고 나온 인물이다. 조우진은 "잔인하고 더티한 일을 처리하는 심복이라고 보면 된다. 정글의 표범이나 사자나 무게감 있는 동물보다는 승냥이과에 가까운 인물이라 느꼈다"고 했다.
 

▲9월 9일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제작발표회 데이빗 박 役 유연석/넷플릭스
 특히 조우진은 '수리남' 내용을 모르고 계약했다고 전해진 바. 그는 "감독님과 같이 하고 싶은 간절함이었다. 영화 '돈' 기술시사 끝나고 뒷풀이 장소에서 감독님이 대본을 안나온 상태에서 연출하는 작품이 있다며 기분좋게 제안해주셨다. 그 자리에서 1만원짜리 지폐를 하나 꺼내서 사인하셨다. 저도 뒤집어서 사인 하고 그 지폐를 반으로 찢어서 나눠 가졌다"고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윤종빈 감독은 "생생히 기억한다. 그 계약 기법은 황정민 선배한테 배운 것이다. 정민 선배님이 '신세계' 청룡 남우주연상 받으시고 뒷풀이에서 작업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계약을 하자면서 그때는 5만원짜리였다. 서로 사인을 하고 나눠 가졌다. 굉장히 괜찮은 방법이다 생각했다. 저는 조우진씨 연기를 좋아했다. 어떤 캐릭터를 해도 그 사람처럼 보이고 무슨 역할이든 잘 소화할 거 같았다. 어떤 역할이든 같이 하자고 해서 계약을 했다"고 덧붙였다.

데이빗 박으로 분한 유연석은 "저는 감독님과 와인을 마시면서 구두계약을 했다. 데이빗 박은 전요환 조직의 고문 변호사다. 스페니쉬나 영어 같은 것으로 거래를 성사 시키고 유통 자금을 관리하는 조직 내 브레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롤은 변호사라고 하지만 정식 변호사가 아니라 어떤 거래에 필요한 그런 것들을 맡는 일이다. 인텔리함보다는 조직 내의 일원 중 하나라서 사기꾼 느낌이었다. 선배님들과 같이 있으면 저만 허여멀건했다"고 전했다.

 
▲9월 9일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제작발표회/넷플릭스
 유연석은 "감독님과의 작업은 저도 처음이다. 같이 하고 싶다고 제안을 주셔서 저 역시도 너무 반가웠다. 같이 하게 된 선배님들 한 분 한 분 이름을 듣고 나서는 기대도 많이 됐다. 촬영현장이 너무 설렜다. 촬영할 때도 참 신기했었다. 선배님들과 한 앵글에서 촬영하고 있다는게 설렜다"고 말했다.
 

첸진 역의 중화권 스타 장첸은 "수리남의 차이나 타운을 지배하는 인물이다. 전요환과는 수리남을 독점하고 싶은 라이벌이고 경쟁하는 사이다. 많은 제자직들과 배우들, 스태프 분들이 저를 반겨주셔서 적응이 어렵지 않았다. 작품에서 봤던 분들을 직접 뵐 수 잇어서 너무 좋았다. 감독님이 저를 설득하기 위해 직접 타이베이까지 오셨었다"고 영상을 통해 말했다.

윤종빈 감독은 "저희 작품에 출연해주셔서 감사하다. 코로나19 시기라 쉽지않았는데 어려운 상황에서도 출연해주셔서같이 작업할 수 있어 행복했다. 이전부터 장첸 배우의 팬이었다. 중화권 배우 중에 좋아하는 배우중의 한 명이었다. 1번으로 떠올랐던 배우다. 전화번호를 아는 사이가 아니다보니 어려움이 있었다. 직접 가서 만나서 내 의사를 전달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비행기 타고 갔다. 만나서 열심히 설득을 했다. 흔쾌히 출연을 결정해 주셔서 감사했다"고 했다.
 

▲9월 9일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포스터/넷플릭스

황정민은 "그분의 영화를 보고 자랐다. 그에 대한 존경심이 분명히 있다. 그분은 우리의 작품들을 보고 우리에 대한 존경심이 있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오는 느낌이 있었다. 너무너무 재밌게 행복하게 했다. 같이 밥 먹으면서 소주 한 잔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장첸과 호흡한 소감을 전했다.

'수리남'은 남미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로케이션으로 촬영된 바. 유연석은 "촬영장도 낯설지만 제 작품들을 넷플릭스 통해서 보시고 저를 알아보셨다. '수리남'이 나오고 난 후에도 또 알아봐주실 것 같다"고 했다. 황정민은 "풍광이 되게 멋졌다. 시리즈물 안에서 보면 재배 단지로 나오는데 일반 절벽 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고즈넉한 시골마을이다. 미술 팀이 세팅을 기가 막히게 했다. 저희가 연기할 수 있게끔 나무를 다 자르고 그랬다. 풍광이 너무도 좋았다"고 회상했다.

반면 코로나19 창궐로 남미의 풍광 일부를 제주에서 구현한 바. 윤 감독은 "처음에는 많은 부분을 해외 로케이션으로 하려고 했는데 코로나19가 창궐해서 도저히 외국에 갈 수 없는 상황에 눈물이 났다. 저는 가족 여행으로 제주도에 가서 아내와 산책을 하다가 그곳을 남미로 꾸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제안했다. 일단 야자수를 사와서 심고 재매해서 해보자 했다. 그걸 실현하기 시작했다 막상 해보더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희도 되게 놀랐다. 미술 세팅과 CG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고 비화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해수는 "서로서로를 속이고, 양면성을 가진 캐릭터들이 전 세계 시청자들이 모두 재밌게 볼 수 있는 쫄깃함이라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연휴에 시청자들을 찾아뵐텐데 떡복이마냥 매콤하고 달콤한 것을 보실텐데, 저 안에 어떤 누군가가 어떤 의심을 갖고 있는지 같이 추리하면서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수리남'은 오는 9월 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국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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