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임가을 기자] 국립창극단은 초연 10주년을 맞은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를 9월 5~15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고 14일 밝혔다.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2014년 초연 당시 창극 사상 최초로 ‘18금’을 표방하고, 대부분 일주일 남짓했던 공연 기간을 26일로 늘려 화제를 모았다. 같은 해 ‘차범석희곡상’ 뮤지컬 극본 부문을 수상했고, 2016년에는 프랑스 파리 테아트르 드 라 빌에 창극 최초로 공식 초청되기도 했다.
▲ 사진=국립창극단 |
이후 작품은 초연 이래 국내외 16개 도시에서 8년 연속 공연되며 누적 회차 100회를 돌파하고 누적 관객 4만 7천여 명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지금은 더 이상 불리지 않는, 잃어버린 판소리 일곱 바탕 중 하나인 ‘변강쇠타령’을 재창작한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색골남 변강쇠에만 맞춰졌던 시선에 ‘점’을 찍고, 옹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창극 속 옹녀는 팔자 드센 여자라는 운명의 굴레를 물리치고, 자신의 삶을 개척하며 누구보다 당차게 살아가는 여인이다. 옹녀가 가진 적극성.생활력.생명력은 진취적이고 주체적인 인간상을 제시하고,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전국 방방곡곡의 장승, 옹녀 부부가 도방살이를 하며 만나는 민초들은 긍정적인 삶의 에너지를 전한다.
또 남녀의 성기를 묘사하는 ‘기물가(己物歌)’ 등 원전의 해학을 살리면서 속도감 있는 구성과 재기발랄한 말맛을 더해 웃음을 선사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기존 국악기 편성에 생황·철현금·대아쟁·소금 등의 새로운 악기를 추가하고 연주자 규모를 확장해 더욱 풍성해진 음악을 선사할 예정이다. 음악과 함께 새로이 바뀌는 장승 캐릭터 의상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창작진으로는 고선웅이 극본과 연출을 맡아 톡톡튀는 이야기를 선보이고, 작창·작곡·음악감독을 맡은 한승석은 원전의 소리를 살리면서도, 민요·정가·비나리 등 다양한 음악을 극과 맞아떨어지게 구성했다.
여기에 초연부터 꾸준히 합을 맞춰온 ‘옹녀’ 역의 이소연과 ‘변강쇠’ 역의 최호성이 이번 시즌에도 참여하고, 김우정과 유태평양이 각각 새롭게 합류한다.
이외 우지용이 장승의 대소사를 주관하는 '대방장승' 역을 새로 맡고, 국립창극단원들이 한층 밀도감 있는 무대를 만들어낼 예정이다. 또 90세의 윤충일 명창은 올해도 무대에 올라 신구 조화를 이룰 예정이다.
한편 국립창극단에서 초연 10주년을 기념해 재공연하는 작품은 ‘변강쇠 점 찍고 옹녀’가 최초다. 전 제작진과 출연진은 10년 그 이상의 장기 레퍼토리로 굳히기 위해 초심으로 돌아가 의기투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립창극단은 10주년을 기념해 관객과 함께하는 특별 행사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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