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진영(사진: AP=연합뉴스)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고진영이 '원조 골프여제'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주최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첫날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고진영은 1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의 펠리컨 골프클럽(파70·6천268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더 애니카 드리븐 바이 게인브리지 앳 펠리컨(총상금 325만 달러)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잡아내며 7언더파 63타를 쳐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단독 선두 브룩 헨더슨(캐나다)과는 한 타 차.
올해 LPGA 투어에서 3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과 5월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에서 우승, 통산 15승을 보유한 고진영은 이로써 시즌 세 번째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그는 8월 CPKC 여자오픈에서 연장전 패배로 준우승한 뒤 지난달 국내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공동 48위,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 메이뱅크 챔피언십에서 공동 20위를 기록했다.
고진영은 이날 1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해 7∼9번, 11∼13번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냈다. 페어웨이를 모두 지켰고, 그린은 세 차례 놓쳤다. 퍼트는 26개에 불과했다.
고진영은 "오늘 경기를 정말 잘했다. 이렇게 좋은 경기를 한 것이 오랜만인 것 같아 기쁘다"고 만족감을 드러낸 뒤 "몇 차례 좋은 퍼트가 있었고, 샷도 좋았다. 남은 사흘도 계속 경쟁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넬리 코르다(미국), 린 그랜트(스웨덴)와 함께 라운드를 펼친 고진영은 "다른 선수들이 저보다 30∼40m쯤 멀리 쳐서 저는 초등학생, 그들은 대학생 같았다. 그들이 피칭웨지 정도로 칠 때 나는 7번 아이언을 들었다"며 "기분은 좋지 않지만,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집중하려고 했다.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데 좋은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헨더슨은 이날 버디 9개와 보기 하나를 묶어 단독 선두에 나서면서 올해 개막전인 1월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이후 약 10개월 만에 시즌 두 번째 우승을 향한 청신호를 켰다.
이번 대회에서 12위 이상의 성적을 올리며 신인왕을 확정 짓는 유해란은 전인지 등과 공동 17위(4언더파 66타)로 대회를 시작했다.
한편, 이 대회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열린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을 이어받는 대회로, 통산 72승을 따낸 소렌스탐의 이름을 따 올해 명칭이 바뀌었다. LPGA 투어가 선수명을 대회 이름으로 삼은 것은 2017년 로레나 오초아 매치플레이 대회 이후 6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