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임가을 기자]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는 특별전 ‘셀룰로이드 에로티카: 섹스플로이테이션의 해부’를 마련한다고 19일 밝혔다.
총 8편의 작품 상영과 섹스플로이테이션 영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 소책자, 한정판 굿즈를 영화제 기간 동안 만날 수 있다.
▲ ‘셀룰로이드 에로티카: 섹스플로이테이션의 해부’ 상영작 스틸컷 [사진=BIFAN] |
영화는 역사적으로 등장부터 지금까지 항상 섹스에 대한 관심을 잃은 적도, 그로 인한 공격에 시달리지 않은 적도 없다. 강렬하고 은밀하게 스크린과 관객을 사로잡았던 영화 속 섹스는 그만큼 강력한 통제와 검열을 거치며 다양한 방식으로 등장해 왔다.
스크린 위에서 섹스를 보고자 하는 욕망이 커질수록 이에 대한 통제도 함께 작동해 왔다. 쾌락과 통제, 이 둘 사이의 치열한 협상을 통해 영화는 스크린 위에 섹스를 전시하고 재현하고 상상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고안하면서 관객들과 오랜 밀월관계를 맺어왔다.
이번 특별전은 그 어느 때보다 성 재현 그리고 이를 둘러싼 힘의 균형과 정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본격적으로 재고되고 있는 지금, 악명 높은 장르의 문제작을 다시 보며 의미를 찾고, 우리가 지금 스크린에서 성을 본다는 것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지 고찰하게 만든다.
제28회 BIFAN의 특별전 ‘셀룰로이드 에로티카: 섹스플로이테이션의 해부’는 1940~70년대 섹스 영화의 폭발을 가져온 섹스플로이테이션 장르의 대표작 8편을 소개한다.
섹스플로이테이션은 20세기 B급 영화의 주요 장르이자 하나의 이름이기도 한 익스플로이테이션 영화 중 하나다.
종종 착취 영화라고 번역되는 익스플로이테이션 영화는 대중의 쾌락을 위해 특정 인종이나 성별, 지역 등을 특정한 패턴을 통해 관습적이고 반복적으로 재현하면서 형성된 장르적 포뮬라와 관련되어 있다. 이를 통해 흑인, 여성, 저개발지역 등은 관객들의 쾌락을 위해 착취적으로 소비된다.
또, 블랙스플로이테이션, 섹스플로이테이션 등 다양한 하위범주로 전개된 익스플로이테이션 영화는 특정 관객집단을 타겟으로 하면서 영화와 관객, 시장을 배타적, 착취적 형태로 구성하기도 한다. 여기에 자본, 이데올로기, 정치적 상상력이 끼어들면서 섹스플로이테이션 영화는 착취의 공장이 되기도 탈주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성 착취 장르라고 번역될 수 있는 섹스플로이테이션 장르는 섹스와 여성 섹슈얼리티를 노골적으로 쾌락의 대상으로 전시하고 서사화하는 일련의 영화들을 일컫는다. 저급한 취향에 불손하기 짝이 없는 장르로 낙인찍혀 왔던 섹스플로이테이션 영화는 쿠엔틴 타란티노 등 현대 장르 영화감독들이 적극적으로 부활시키며 재해석되어 왔다.
특히 착취와 폭력에 맞서 시원한 복수를 시도하는 여성 복수극이 최근 장르영화의 주요한 트렌드로 등장하면서, 섹스플로이테이션 영화는 시대에 따라 섹스와 영화가 맺어왔던 복잡한 밀월관계와 그 협상의 양상이라는 관점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 소개하는 8편의 영화들은 멜로드라마, 성교육 영화에서 정치적 모더니즘 영화, 여성 복수극 그리고 고어 영화에 이르는 섹스플로이테이션 영화의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주면서 각 시대와 사회가 영화 속 섹스와 벌여온 다양한 대화와 협상의 양상을 흥미롭게 보여주며 새로운 화두를 던져준다.
초기 섹스플로이테이션 영화의 문제작인 ‘맘 앤 대드’(1945)는 검열의 눈을 피해 위생교육의 탈을 쓰며 성적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하고, 1960년대 포르노그라피 논쟁을 가져온 ‘나는 궁금하다’(1967)는 섹스의 재현을 통해 급진적인 정치비평을 시도하기도 한다.
또, 유럽 B급 영화의 거장 조 다마토의 ‘엠마뉴엘' 시리즈 중 하나인 ‘엠마뉴엘과 마지막 카니발’(1977)은 1980년대 홈비디오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섹스플로이테이션 영화의 국제적 유통과 지역적 수용이라는 관점으로 흥미를 자극한다.
한편, 제28회 BIFAN은 오는 7월 4~14일 부천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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