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의 눈] '박지수 시대' 열린 한국 여자농구, 부활의 전기를 맞다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20-03-27 11: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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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019 여자 프로농구가 '여자농구 특별시' 청주시를 연고로 하는 KB스타즈의 창단 첫 통합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시즌 개막 전부터 아산 우리은행과 함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됐던 KB스타즈는 시즌 초반 우승후보 답지 않은 불안정한 경기력을 노출시키면서 3연패를 당하는 등 한때 정규리그 우승에서 멀어지는 듯했지만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로 놀라운 응집력을 발휘하면서 파죽의 13연승 행진과 함께 우리은행과의 맞대결에서도 시즌 초반 2연패 뒤 내리 5연승을 이어가며 끝내 13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그 여세를 몰아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용인 삼성생명에 3연승을 거두고 1998년 여자 프로농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통합 챔피언에 등극하는 감격을 누렸다.  
▲사진: WKBL
 전문가들은 KB스타즈의 우승 원인으로 여러 요인을 꼽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항상 가장 먼저 꼽는 요인은 이견 없이 박지수(센터, 196cm)라는 선수의 존재다.  

박지수는 시즌 전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참가와 국가대표로서 각종 국제대회 출전의 여파로 시즌 초반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며 스스로에게 만족스러운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고 자평했지만 정규리그 1라운드에서 두 차례나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경기를 거듭하며 박지수는 단순히 혼자 잘하는 선수가 아닌 팀을 승리로 이끄는 선수로서 존재감을 드러냈고, 그 결과 팀을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박지수는 블록슛 1위(1.88개), 리바운드 2위(11.69개)를 비롯해 평균 득점 8위(13.34점), 어시스트 9위(3.16개) 등 공수에 걸쳐 여러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 결과 박지수는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만장일치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만 20세 3개월의 나이로 따낸 역대 최연소 만장일치 MVP였다. 

 

박지수는 이날 MVP를 포함해 리바운드, 블록슛, 우수 수비상, 윤덕주상, 베스트5까지 수상하며 6관왕에 올랐다. 
▲사진: WKBL
 

삼성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박지수는 3경기 평균 25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맹활약으로 팀을 전승 우승으로 이끌었다. 당연히 챔프전 MVP도 박지수의 몫이었다. 역시 만장일치였다.  

 

이로써 박지수는 지난 2007-2008시즌 정선민(당시 신한은행)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정규리그와 챔프전에서 만장일치로 MVP에 선정된 선수로 기록됐다. 하지만 '최연소 정규리그-챔프전 만장일치 MVP'라는 타이틀 만큼은 박지수의 차지였다. 

 

박지수가 챔프전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했던 "왕관의 무게를 견뎌보겠다"는 말이나 "방탄소년단 콘서트에 가겠다"는 말은 미디어에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프로 3년차, 만 20세의 나이로 한국 여자농구의 아이콘이자 대들보가 된 선수로서 자신의 역할을 받아들이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히는 태도와 그 이면에 'BTS 오빠들'을 사랑하는 평범한 20세 소녀의 감성을 그대로 드러낸 솔직함이 대중들에게 크게 어필했기 때문이다. 

 박지수의 존재는 단순히 한국 여자농구 에이스의 계보를 잇는 선수가 아닌 침체된 여자농구의 인기를 부활시킬 구세주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최근 한 지상파 스포츠뉴스에서 여자배구 뉴스에 앞서 박지수가 활약한 여자농구 뉴스를 배치한 것은 박지수의 존재가 가져올 수 있는 변화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상징적인 사례였다.  
▲사진: WKBL
 앞으로 박지수가 이끄는 한국 여자 농구 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경우 여자농구의 인기는 한층 더 올라갈 수 있다.  그 가능성은 박지수가 남북 단일팀의 일원으로 활약했던 작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이미 증명이 됐다. 당시 박지수의 활약상이 담긴 동영상과 박지수에 대한 전문가의 평가가 담긴 동영상은 현재 유튜브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농구에 대한 저변과 인기를 높이는 데 박지수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한국 여자 농구 대표팀에게 올해는 내년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을 거머쥐어야 하는 중요한 미션이 주어져 있다. 미션을 수행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해야 하는 선수는 역시 박지수다. 대중들의 시선도 누구보다 박지수에게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모아질 것이다.  박지수가 자신에게 주어진 왕관의 무게를 견뎌내며 한국 여자 농구를 올림픽 본선으로 이끈다면 2019-2020 여자 프로농구는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인기를 경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랜 암흑기를 지나고 있는 한국 여자 농구가 박지수라는 압도적인 '원톱'의 등장으로 부활의 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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