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쓸쓸한 은퇴 없을 것"...'현재진행형 레전드' 이문세, 인생관 담은 '마이 블루스'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5-11-13 15: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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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아티스트에게 퇴장은 없다고 생각한다. 걸을 수 없으면 휠체어를 타고 나와서 인사만 하더라도, 박수를 치는 관객이 단 한명이라도, 그분을 위해서 마이크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대중의 인생곡을 노래하는 가수 이문세가 신곡으로 돌아왔다.


13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상암에 위치한 스탠포드호텔 서울에서 가수 이문세의 17집 제작발표회가 개최, 가수 이문세가 참석, 방송인 박경림이 진행을 맡았다.
 

▲11월 13일 17집 앨범 수록곡 '이별에도 사랑이', '마이 블루스' 선공개하는 이문세/연합뉴스
 

이문세는 이날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이별에도 사랑이'와 '마이 블루스'를 선공개한다. 앞서 이문세는 지난해 12월 17집 수록곡 'Warm is better than hot'(웜 이즈 베러 댄 핫'을 선공개했던 바. '웜 이즈 베러 댄 핫'은 '뜨거운 것도 좋지만, 따뜻한 온기가 더 좋다', '설렘보다는 편안함'이라는 메시지로, 지친 우리에게 위로를 건네며 익숙한 사람들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따뜻한 노래다. 이문세 정규 17집의 전체적인 방향성과 분위기를 제시했다.

이날 선공개되는 '이별에도 사랑이'는 이별을 넘어서, 인생에서 소중한 사람들과의 다양한 이별을 떠올리게 하는 곡이다. 뮤직비디오에는 후배가수 겸 배우 윤계상이 출연했다. 이날 최초 공개된 후 이문세는 "제가 4년만 어렸어도 윤계상씨 역할을 햇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짧은 시간 안에 저런 연기가 쉽지 않을텐데,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별에도 사랑이'는 여운이 짙은 곡이다. 이문세는 "음악을 듣는 이들은 함께 모여서 듣게 되면 객관적이 된다. 일대일로 이어폰으로 들으면 주관적인 평가가 나온다. 예전 제 음악들을 돌이켜 보면 '옛사랑'이 7집에 있었다. 객관적으로는 타이틀곡이 달랐다 기승전결이 완벽한 곡이 아니라 독백같은 곡이다. '옛사랑'과는 다른 결이지만, 혼자 조용히 사랑이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감정은 어땠을까'를 되새겨볼 수 있는, 사랑과 이별에 대해서 짚어볼 수 있는 곡이다"고 설명했다.
 

▲11월 13일 17집 앨범 수록곡 '이별에도 사랑이', '마이 블루스' 선공개하는 이문세/연합뉴스
 

'이별에도 사랑이'는 차세대 싱어송라이터 헨과 '웜 이즈 베러 댄 핫 이후 두번째 작업한 곡이다. 이문세는 "헨은 최근에 만난 뮤지션 중 가장 천재성이 있다. 현대와 과거를 넘나드는 멜로디 진행과 노랫말로 저를 움직여주셨다. 너무 멋있는 분이다. 처음 드라마 OST로 만났다. '나의 해방일지'에서 무심히 음악을 듣다가 덤덤하지만 힘들이지 않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하는 뮤지션이 누구일까 궁금했다. 이번에는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른 상태에서 선택했는데 헨이었다"고 극찬했다.

또 다른 선공개 곡 '마이 블루스'는 이문세가 직접 작사, 작곡한 곡이다.가수로 긴 시간을 살아오며느낀 감정과 상황들을 솔직하게 담아낸 이 곡은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목가적인 일상과 무대의삶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이문세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차피 발버둥쳐도 인생은 가는 거/ 누구나 가는 그 길/ 잘 놀다 가는거지"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이문세는 "저는 늘 친구들이나 가족, 후배들에게 사석에서 하는 이야기가 '잘 놀다 잘 가자'다. 정말 많은 함축된 의미가 있다. 잘 놀기 힘든 세상이다. 잘 가기도 쉽지 않다. 시간도 아껴야 하고 젊은이들에 충고와 용기, 위안을 주고 싶었던 곡이다"고 소개했다.
 

▲11월 13일 17집 앨범 수록곡 '이별에도 사랑이', '마이 블루스' 선공개하는 이문세/케이문에프엔디
 또 이문세는 "세월에는 장사가 없다고 느낀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아파야 된다고 생각한다. 아파도 자연스러운 나이가 되어 가더라. 우리가 조금 더 젊어보이려고 애를 쓰는 것도 어느 순간까지지, 그 순간이 지나고 나면 인생은 똑같이 가는구나 라고 느낀 시점이 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뭐를 남겼을까 생각했을 때 대중의 박수를 받았고, 사랑한번 진하게 했으니 여운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문세는 오는 2025년을 목표로 17집을 작업 중이다. 아직 완성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연이어 선공개 곡을 발표하고 있다. 그는 "완성된 앨범을 언제 만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정이다. 3곡도 창작의 고통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예전에는 뭣도 모르고 씩씩하게 만들었던 것과 달리, 요즘은 면밀하게 분석하고, 이 시기에 이 곡이 맞나라는 생각까지 더해져 예전에 비해 음악을 만드는 게 녹록치가 않다. 창작의 고통을 크게 느끼면서 3곡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생각하기에 이 계절에 가장 잘 어울리고, 편안한 4분의 3박자의 왈츠 리듬에 제 마음을 툭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문세에 앞서 최근 선배 가수 조용필이 20집 앨범을 발매했다. 이문세는 "대중 앞에서 노래한지 40년이 넘었다. 중간에 힘든 과정도 있었고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40년이상 박수를 놓치지 않았기 때문에, 외면받지 않았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항상 대중을 의식하고 앨범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트렌디함에 대한 고민은 적어도 없었다. 이문세가 던지고 싶은 음악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 히트곡이 몰려있거나, 몇 몇장은 점수를 낮게 받은 앨범도 있다. 별 반응이 없으면 그만해도 되지만, 마이크 잡을 수 있는 원동력은 공연과 음악에서 힘을 얻었다"고 오랜 시간 음악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를 전했다. 이어 "그분들이 앞장서서 가니까 저도 뒷짐지고 쫓아갈 수 있다. 여유롭게. 그렇지만 용필 형님은 은퇴 공연은 안하셨으면 한다. 무대 위에서 제일 멋있고 존경스럽다. 언젠가 못하게 되겠지만, 그런 마지막을 남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선배님들이 은퇴한다고 하면 제가 가슴이 아프더라. 그 수순을 저도 밟아야 할 것 같아서. 그래서 은퇴 공연을 하지 말아달라고 바라는 것이다. 은퇴 공연은 쓸쓸하게 퇴장하는 것이다. 아티스트한테 퇴장은 없다고 생각한다. 걸을 수 없으면 휠체어를 타고 나와서 인사만 하더라도, 박수를 치는 관객이 단 한명이라도 그분을 위해서 마이크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도 전했다.
 

▲11월 13일 17집 앨범 수록곡 '이별에도 사랑이', '마이 블루스' 선공개하는 이문세/연합뉴스
진행자 박경림
 이문세는 시즌제로 진행중인 콘서트 '씨어터 이문 시즌4' 투어를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음악에 이어 공연까지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은 뭘까. 이문세는 "이것 하나만큼은 진심이다. 구성과 기획력, 마케팅이 절대적이고 압도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시즌 1부터 4까지 한번도 겹치는 구성이 없었다. 모든 것들이 새롭게, 백지 상태에서 만들어나갔다. 저는 노래했을 뿐이다. 각종 모든 분들이 각자의 역할을 최선을 다해서 만들어가니까 안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저는 진행이나 몸짓, 노래를 책임져야 한다. 그래서 제가 건강 관리를 하는 것이다. 춤은 내가 비보다는 못추지만, 60대에 네가 날 따라올 수 있겠냐. 뭔가 후배들에게 방향을 제시해줘야 하는 선배라서 나름대로 루틴을 만들어서 관리한다"고 말했다. 

공연의 오프닝은 물론, 이문세는 60대가 넘는 나이에도 콘서트에서 춤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제가 춤만 잘췄으면 17집 타이틀곡은 댄스곡을 해서 60 중반에 비처럼 춤출 것이다. 하지만 그 다음 곡은 어렵다. 제 나름대로 '씨어터 이문세'도 작품 발표회다. 관객들이 지루하면 안 된다. 감정선들을 기획 단계에서부터 가져간다. 오프닝할 때는 쇼처럼 해서 율동이 들어간다. 그리고 차분하게 제가 하고 싶은 공연의 틀로 들어간다. 관객들이 놀고 싶은 타이밍에 그런 요소를 넣는 것이다. 도전하고 싶은 장르다"고 답했다.

이날 진행을 맡은 박경림은 '별밤 지기'였던 이문세가 고등학교 2학년 시절 데뷔 시킨 장본인이다. 이문세는 MBC 라디오 '안녕하세요 이문세입니다'로 DJ로 복귀, 매일 오전 11시에 청취자들을 만나고 있다. "세상에는 소유의 가치와 존재의 가치가 공존한다고 한다. 어디에 비중을 더 둘 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저는 어릴 때부터 존재의 가치가 컸다. '별밤' 했을 때 수많은 TV와 클럽에서의 제안을 뿌리쳤다. 저는 '별밤 지기'니까. 자기 스스로의 존재의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그래서 그런 음악이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다. 라디오는 이문세라는 이름 세글자와 떼 놓을 수 없는 함수관계 같다. 저는 라디오를 통해 성장했고 수많은 꽃을 피웠다. 공연하고 앨범 작업하고 여행도 자유롭게 하고 싶어서 라디오를 그만둔지 13년이 됐다. 항상 라디오 복귀 질문을 받았다. 그때마다 언젠간 돌아가겠다고 했다. 자연스러운 고향이 TV보다는 라디오인 것 같다. 저의 정서는 라디오다.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왔기 때문에 제가 다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라디오 복귀했다. 6개월 정도 됐는데 너무 행복한데 매일매일이 버겁다. 1시간 밖에 안되지만 모든 스태프들이 매일 2시간 이상씩 회의한다. 복귀하면서 마음 자세가 달라져서 더 사랑스럽고 귀하고, 더 잘하고 싶어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언젠간 예전의 이문세의 영광을 되찾는다는 욕심은 부리고 싶지 않지만, 라디오 DJ로서는 많이 사랑받고 싶다." 

 
▲11월 13일 17집 앨범 수록곡 '이별에도 사랑이', '마이 블루스' 선공개하는 이문세/연합뉴스

이문세는 음원 발매 후 이날 오후 방송되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다. 17집 발매까지 어떤 계획이 있을까. 그는 "특별한 계획은 없다. 공연이 장기적으로 예정돼 있다. 음악에는 유통기한이 없듯이 새 앨범을 내는 것도 기한이 필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 17집 준비하면서 중간에 음원을 발표하는 이유는, 이 시점에 어울릴 것 같아서다. 제 계획은 내년에는 17집이 곡이 다 차서 새로운 앨범이 완성된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공연도 하면서 음악 작업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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