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KLPGT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더헤븐 마스터즈' 초대 챔피언에 등극한 배소현(프롬바이오)이 경기 직후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소감과 함께 베테랑 골퍼로서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대해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배소현은 지난 18일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더헤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 경기에서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잡아내 최종 합계 15언더파 201타를 기록, 서어진(DB손해보험), 황유민(롯데)과 연장전에 돌입했고, 3차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최후의 승자가 됐다.
배소현은 이로써 지난 5월 26일 'E1 채리티 오픈'에서 정규투어 데뷔 154개 대회 만에 첫 우승을 수확한 이후 8개 대회, 84일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배소현은 이로써 올 시즌 박현경(한국토지신탁), 이예원(KB금융그룹, 이상 3승), 박지영(한국토지신탁, 2승)에 이어 KLPGA투어에서 시즌 네 번째 다승자가 됐다.
배소현은 이번 우승으로 1억8천만 원의 상금을 획득, 시즌 누적 상금 5억 원을 돌파하며 상금 순위를 7계단 끌어올려 8위에 자리하게 됐다. 대상 포인트 역시 6계단 끌어올려 6위에 위치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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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배소현의 우승 기자회견 주요 코멘트
Q 우승 소감
이렇게 (아일랜드CC가) '더헤븐'으로 이름이 바뀌고 난 뒤에 처음 오는 건데 초대 챔피언이 될 수 있어서 영광이다. 첫 우승 이후에 두 번째 우승이 중요하다고 이시우 프로님(스윙코치)께서도 항상 말씀하셨고 많은 도움을 주셔서 첫 번째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우승을 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Q. 두 번째 우승을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전지 훈련 기간에 작년에 좀 많이 아쉬웠던 숏 게임과 퍼팅 부분을 보완해서 전체적인 스코어 관리 능력이 향상됐다. 지난 주에는 다른 행사 일정을 싹 빼고 연습이랑 레슨 받는 거에만 좀 집중했다. 다음 주가 메이저 대회이기도 하고 그전에 샷감을 좀 올려놓고 싶었다. 그 부분이 좀 주효했던 것 같다.
Q. 정규 경기 마지막 18번 홀에서 퍼트 실수로 연장전에 들어갔을 때 스코어 카드를 내면서 표정이 상기되고 실망스러운 표정이었는데...그때 심경은?
16, 17번 홀에서 퍼트가 전반적으로 좀 강하게 맞아서 이번 마지막 홀에서는 좀 정확하게 거리감을 맞춰야겠다 생각하고 쳤는데 생각보다 첫 퍼팅이 짧아서 좀 애매한 버디 퍼트를 남겨놨다. 솔직히 얘기하면 좀 떨렸다.
첫 우승할 때에는 타수 차가 많이 나서 (이번과) 비슷한 거리였던 것 같은데 파 퍼트를 별 무리 없이 집어넣었었다.
(이번에는) '이걸 넣으면 끝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오랜만에 되게 많이 떨면서 쳐서...그걸 못 이겨냈다는 생각에 조금 실망을 했었다. 그래도 '연장전이라는 기회가 있으니까 기회를 한번 잡아보자' 그런 생각을 하면서 들어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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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승부가 3차 연장까지 이어졌는데 어떤 생각으로 연장전을 이어갔는지?
여기 대부도가 주말에 차가 많이 막힌다. 그래서 캐디 오빠랑 '어차피 차 막히는 거 그냥 차 뚫릴 때까지 천천히 이길 때까지 칩시다' 하고 그냥 좀 길게 봤던 것 같다. 제 생각에는 어차피 파5 홀에서는 계속 버디 싸움이라고 생각했다.
Q. 작은 체구에 비해 비거리가 많이 나는 비결은?
운동도 좀 열심히 하기도 하고 허리를 한 번 다치고 나서는 코어 힘을 쓰는 방법에 대해서 많이 생각을 하면서 치고 있기도 하고 또 이시우 프로님께서 30대 선수는 롱런하기 위해서 갖춰야 될 부분이 비거리라고 많이 말씀해 주셔서 드라이버 연습을 할 때 비거리를 좀 신경 많이 쓰고 치고 있다.
이번에 신형 드라이버를 제주도 대회 때는 안 쓰고 이제 한 주 쉬는 동안에 많이 조율해서 왔는데 생각보다 신형 드라이버로 바꾼 것도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다.
Q. 방송 인터뷰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선수'라고 자신을 표현했는데 어떤 의미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그리고 자신과 같은 선수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대기만성'이라는 좋은 단어가 하나 있으니까...(웃음) 사실 주니어 시합을 안 나온 건 아버지 뜻이기도 했고 그래서 2부 투어 기간이 좀 길었었고 정규 투어 와서도 한 번에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는 아니었다.
언젠지는 생각이 제가 아마 예선을 떨어지고 주말에 혼자 연습장에서 편하게 입고 연습을 했었다.
근데 연습장에 오신 분 중에 한 분이 제 팬 분이 계셨다. 저를 알아보시고 '2부 투어 때부터 팬이었다. 근데 올해 이렇게 우승도 하고 좋은 성적을 거둬서 너무 기분이 좋고 사람마다 피는 시기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배소현 프로의 시기가 지금 온 것 같다'고 그렇게 응원해 주시는 분도 계셨다.
골프에 한정되지 않고 누구에게나 힘든 시간이 있다고 생각을 한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고 하는 만큼 되지 않은 시간도 있고 근데 저처럼 처음부터 두각을 나타내지 않아도 좀 꾸준하게 뭔가를 해나가서 조금씩 조금씩 결과를 얻어나가는 과정을 좋아지는 사람이 있으니까 저를 보시면서 희망을 얻으셨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로 말씀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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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우승 세리머니로 인피니티풀에 뛰어들었는데...
어머님은 들어가기 싫다고 하셔서 같이 못 들어갔고 캐디 오빠랑 이시우 프로님이랑 함께 입수했다. 되게 더운 날씨였는데 풀장에 들어가니까 너무 좋았다. 시원한게...
(여벌의 옷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한테 그런 공지 사항이 내려와서 '혹시 모르니까 준비는 해가야지' 하고 준비는 해갔는데 그걸로 캐디 오빠한테 예선 2라운드 때 예선 통과를 할지 말지 그런 상황인데 캐디 오빠한테 '여기 우승하면 물에 빠진대요. 그래서 저 준비해 왔잖아요.' 이렇게 계속 장난치면서 라운드를 했었다.
Q. 여자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선수 생명이 짧다. 31세의 나이로 첫 우승도 하고 했는데 어린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사실 저도 선수 생활을 하면서 많이 안타까운 부분 중에 하나다. 여자 선수들이 특히 선수 생명이 짧고 제가 생각했을 때는...그래도 다른 스포츠보다는 골프는 본인이 좀 의지가 있고 그다음에 능력이 있다면 꽤나 길게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래서 일단은 제가 생각했을 때 저는 선수 생활을 하는 거를 좋아한다.
그래서 선수 생활을 길게 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고 그것 때문에 그렇게 하려면 뭘 해야 될까라고 생각했을 때 좀 체력적인 부분이라든지 이제 그런 비거리 부분이라든지 조금씩 조금씩 제가 아쉬운 부분을 채워나가다 보니까 다른 다른 선수들이랑 비교할 수는 없지만 지금도 투어에서 활약을 잘하고 계시는 언니들, (김)해림 언니도 마찬가지고 (안)선주 언니, (박)주영 언니...그런 언니들을 보면서도 저도 따라가고 있다.
나름대로 지금 당장에는 좀 성적이 안 나와도 그렇게 저를 보면서 좀 따라왔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하고 있긴 하다.
Q. 앞으로 골프 선수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
아무래도 시드가 확보가 돼 있다 보니까 사실 주변에서도 조금 이제 편하게하라는 그런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냥 우승 시드는 우승 시드고 한 해 한 해 내가 어떻게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좀 안주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까 조금 너무 강박적으로 플레이를 하고 좀 스트레스 받게 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앞으로도 그렇고 그냥 우승은 우승이고 한 시즌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시드가 있는 것은 감사한 부분이지만은 너무 거기에 안주하지 않으려고 생각하고 있다.
해외 시합도 나갈 수 있으면 나가고 싶다. 지난주에 캐디 오빠가 올림픽 다녀오셨다. 김효주 선수를 도와주러...저도 선수로서도 올림픽 가는 것도 그렇지만 어쨌든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 자체만 해도 굉장히 영광스러운 일이다. 그런 자리에도 갈 수 있으면 진짜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하긴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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