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두바이 듀티프리 챔피언십 공식 인스타그램 |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두바이 듀티프리 챔피언십(총상금 282만 8천달러) 정상에 오른 벨린다 벤치치(스위스, 세계랭킹 45위)가 3년 6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소회를 전했다.
벤치치는 23일(이하 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대회 단식 결승에서 페트라 크비토바(체코, 4위)에 세트스코어 2-1(6-3, 1-6, 6-2)로 승리했다.
우승 다음 날인 24일 WTA와의 인터뷰를 가진 벤치치는 “이번 주 내내 내가 해온 경기가 정말로 자랑스럽다”며 “결승에서 경기를 운영했던 방식이 정말로 마음에 든다. 마지막까지 크게 긴장하지 않았던 점이 특히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결승 파트너였던 크비토바를 언급하며 “몇 번이나 말했지만 크비토바에 대한 존경을 보낸다. 결승 경기는 정말 어려웠다”고 인사를 전했다.
오랜 시간을 기다려 거둔 우승이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16강부터 결승까지 만난 모든 상대가 ‘톱 10’ 랭커였기 때문이다.
16강에서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 9위)를 상대로 극적인 승리를 거둔 벤치치는 8강에서는 시모나 할렙(루마니아, 2위)을, 준결승에서는 엘리나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 6위)를 연달아 꺾으며 결승까지 올랐다.
마침내 오른 결승에서는 ‘호주 오픈’ 준우승을 거두며 제2의 전성기를 알린 크비토바에 승리하며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 중 가장 극적이었던 순간을 묻자 벤치치는 “하나만 고르기가 정말 어렵다. 모두가 놀라겠지만, 1회전에서 루시 라데카(체코, 361위)를 상대한 것”이라며 의외의 답을 내놓았다. 매번 대회의 첫 경기가 가장 어려웠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벤치치는 지난 2015년 8월 ‘로저스 컵’ 이후 3년 6개월 만에 통산 세 번째 정상에 올랐다.
당시를 회상한 벤치치는 “’로저스 컵’ 때의 데자뷰를 본 것 같다. 그 때에도 4명의 ‘톱 10’ 선수들을 꺾고 우승했다”며 “하지만 이미 오래 전 일이기 때문에 그 시기와의 비교를 크게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때만큼 지금도 무척이나 행복하다”고 답했다.
또한 “기대가 없는 상황에서 경기한다는 건 생각보다 좋은 일”이라며 “그래서 나는 이 상태를 유지하면서 계속해서 싸울 것이다. 몇 번 지더라도, 꾸준히 하면서 경기에 나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벤치치는 만 17세의 나이로 ‘US오픈’ 4강에 오르고, 만 20세가 되기 전에 투어 대회 단식에서 두 번이나 우승하며 ‘제 2의 힝기스’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손목 부상으로 고전하며 2016년 세계랭킹 7위까지 올랐던 랭킹은 45위로 내려앉았다.
“그때의 나는 너무 어렸다”고 운을 뗀 벤치치는 “이제 나는 만 21세가 되었고, 아직 나의 커리어는 한참 남았다. 이제 내 시간을 관리할 줄 알고, 그저 즐기면서 경기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물론 결과를 내는 것도 아주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하는 일을 즐기고, 후에 나의 커리어에 만족하는 것”이라며 “이게 은퇴하게 될 때 나의 가장 큰 목표다. 나의 모든 최선을 다해서, 이를 돌아봤을 때 ‘멋진 시간이었다’고 생각하고 싶다”며 웃었다.
인터뷰 말미 벤치치는 “나 스스로에게 말하고 싶다. 이건 나의 첫 번째 토너먼트 우승이 아니고, 누군가는 항상 우승하고 있다”며 “그런 우리는 서로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서로를 일으켜 세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기에 ‘카타르 토탈 오픈’에서 우승한 엘리스 메르텐스(벨기에, 11위)를 언급하며 “메르텐스는 나를 고무시켰다. 그의 우승에 정말 놀랐고 행복했다”며 “’호주 오픈’의 나오미 오사카(일본, 1위)와 크비토바도 물론 그랬다. 우리는 서로를 통해 배우고 성장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