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임재훈 기자] 지난 달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이 주관하는 세계적인 익스트림 스포츠 이벤트인 X게임에 한국 스노보드 선수로는 최초로 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해 슈퍼파이프 종목에서 재미교포 클로이 김(미국)이 보유하고 있던 역대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우며 일약 한국 여자 스노보드의 희망으로 떠오른 최가온(세화여중)이 동계올림픽을 향한 꿈을 피력했다. 7살 때 스노보드를 타기 시작해 어린 시절부터 미국을 비롯한 외국에서 주로 훈련하며 기량을 연마한 최가온은 지난해 3월 국제스키연맹(FIS) 파크 앤드 파이프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여자 하프파이프 우승을 차지하고, 5월엔 국가대표로 선발되면서 유망주로 주목 받았다. 그리고 지난 달 29일 미국 콜로라도주 애스펀의 버터밀크 스키 리조트에서 열린 제27회 X게임에 여자 스노보드 슈퍼파이프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X게임은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이 주관하는 익스트림 스포츠 이벤트로, 동·하계 대회로 나뉘어 해마다 열리는데 동계 대회에는 스키와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빅 에어 등 올림픽 종목이 포함돼 있고, 스노보드 종목인 슈퍼파이프는 올림픽 정식 종목인 하프파이프의 일종이다. 최가온은 이날 총 4차례 시기 중 마지막 시기에서 공중에서 세 바퀴를 도는 1천80도 기술과 두 바퀴 반을 도는 900도 콤보 기술에 성공하며 매디 매스트로(미국) 등 경쟁 선수들을 제쳤다. 이날 주행 반대 방향으로 공중에 떠올라 두 바퀴 반을 도는 '스위치 백 나인' 기술을 성공시킨 선수는 이번 대회에 출전한 여자 선수 중 최가온이 유일했다.
▲ 최가온(사진: 올댓스포츠)
최가온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X게임 때 포디움에 서는 게 목표였고, 실수 없이 제 런만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1등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진짜 1등을 하니 정말 기분이 좋고, 대회 당일엔 실감이 안 나더라"고 돌아봤다. 특히 최가온은 이번 X게임에서 14세 3개월의 연령(2008년 11월 3일생)으로 우승함으로써 동계올림픽 하프파이프 2연패(2018년 평창, 2022년 베이징)를 달성한 하프파이프 세계 1인자 클로이 김(미국)이 2015년 1월 작성한 이 대회 최연소(14세 9개월) 우승 기록을 8년 만에 경신했다. 최가온은 "하프파이프에 입문하고 클로이 언니의 영상을 유튜브에서 보고 그렇게 타고 싶다고 생각했다. X게임 영상으로 처음 접한 뒤 해외 원정 훈련이나 캠프에서 마주치기도 했는데, 말도 잘하지 못하고 우러러보기만 했다"며 "정말 멋있고, 지금도 제 롤모델"이라고 전했다. 클로이 김은 자신이 보유중이던 X게임 최연소 우승 기록을 경신한 최가온에게 소셜 미디어로 우승 축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최가온은 2024 강원 동계유스올림픽과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금메달 획득에 도전할 수 있는 자질을 가진 선수로 평가 받고 있다. 최가온은 "올림픽에서 제 '꿈의 런(run·스노보드 경기에서 펼치는 연기)'을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낸 최가온은 "메달을 생각하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기대도 된다. 저의 런을 펼쳐 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X게임을 성공적으로 치렀지만, 앞으로 준비해야 할 것들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지금처럼 하루하루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가온은 이달 24일부터 미국 콜로라도주 코퍼마운틴에서 열리는 또 다른 세계적인 익스트림 스포츠 대회 '듀 투어'에도 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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