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희진 어도어 대표(사진: 어도어)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하이브가 걸그룹 '뉴진스'가 소속된 자회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 등 경영진의 경영권 탈취 시도 여부를 감사한 결과 정황 증거를 확보했다는 중간 결과를 발표하면서 민희진 대표가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였다.
하이브가 25일 발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감사대상자 중 한 명은 조사 과정에서 경영권 탈취 계획, 외부 투자자 접촉 사실이 담긴 정보자산을 증거로 제출하고 이를 위해 하이브 공격용 문건을 작성한 사실도 인정했다.
대면 조사와 제출된 정보자산 속 대화록 등에 따르면 어도어 민희진 대표는 경영진들에게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이브를 압박할 방법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 지시에 따라 아티스트와의 전속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방법, 어도어 대표이사와 하이브 간 계약을 무효화하는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또한 '글로벌 자금을 당겨와서 하이브랑 딜하자', '하이브가 하는 모든 것에 대해 크리티컬하게 어필하라', '하이브를 괴롭힐 방법을 생각하라'는 대화도 오갔다.
대화록에는 '5월 여론전 준비’,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서 데리고 나간다'와 같은 실행 계획도 담겼다.
하이브는 감사대상자로부터 "'궁극적으로 하이브를 빠져나간다'는 워딩은 어도어 대표이사가 한 말을 받아 적은 것"이라는 진술도 확보했다.
이와 관련, 민희진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은 지난 24일 하이브가 이날 오후 6시까지 요구했던 감사질의서 답변을 제출했다. 질의서에는 ▲경영권 탈취 모의 내용 ▲사업상 비밀 유출 ▲인사청탁 등 여부를 묻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민 대표가 제출한 답변서에는 ‘답변 내용을 외부에 공개할 시 법률적 조치로 강력히 대응한다’고 적힌 것으로 전해진다. 하이브가 전날 오후 6시까지 반납을 요구했던 민 대표의 사무용 노트북 등 정보자산도 아직 제출되지 않았다.
하이브가 현 어도어 경영진의 경영권 탈취 시도에 대한 구제적 정황 증거를 확보함에 따라 민희진 대표의 해임과 고발 등 법적인 조치가 속도를 내게 됐다.
여기에다 뉴진스의 일부 팬들이 24일 오전부터 하이브 용산 사옥 앞에서 “버니즈(공식 팬덤명)는 하이브 소속 뉴진스를 지지한다”라고 트럭 시위를 펼치기 시작하는 등 싸늘한 여론 역시 민희진 대표를 고립무원의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
앞서 민 대표가 신인 그룹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한 아류라는 취지로 발언했고, 이같은 내부고발 때문에 하이브가 자신을 어도어에서 축출하려 한다는 주장을 펼친 것과 관련해서도 "아티스트에 대한 폭력", "무례하다"는 반응이 이어졌고, 급기야는 이같은 민 대표의 논리가 하이브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 제기가 이어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민 대표가 가능한 법적 수단을 총동원해 어도어 대표이사 지위를 지키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하이브의 감사 결과 불리한 증거가 상당수 아이브 측에 확보된 데다 여론마저 등을 돌리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24일 새 싱글 발표를 앞둔 뉴진스는 오는 27일 신곡 '버블 검'(Bubble Gum) 뮤직비디오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사태로 인해 그룹의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함은 물론 멤버들의 동요 내지 심리적 위축은 불가피해 보인다.
민희진 대표는 스스로 '제2의 피프티피프티 사태'를 만들 만큼 바보가 아니라는 취지로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지만 결국 자식과도 같은 뉴진스를 놓고 위험한 도박을 벌였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