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뮤지컬 ‘리지’ 유연정 “과감한 가사, 지금은 누구보다 짜릿하게 노래해요”

임가을 기자 / 기사승인 : 2024-10-10 08: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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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임가을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리지’는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뮤지컬인만큼 어두운 분위기가 감돌고 비교적 높은 수위의 내용이 포함되기도 한다. 하지만 유연정은 “소개만 들었을 때는 단순 호러, 스릴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막상 작품을 보면 마지막에 주는 메시지는 위로와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리지가 아버지를 도끼로 찍는 걸 통해 살인이 쉽게 생각되는 것보다는, 그 과정 속에서 리지가 아픔을 딛고 자유로워지고, 여자들이 갑갑한 드레스를 벗어던지고 당당해지면서 힘을 찾는 메시지가 더 많이 보였으면 좋겠다고 작품을 준비하면서 생각했다. ‘리지’의 메시지를 무대 위에서 느끼는 저희도 후련하고, 관객분들도 저희랑 동기화가 되어서 좋아해 주시더라.”

 

▲ 사진=쇼노트

작품 속 가장 좋아하는 넘버로 엔딩 넘버 ‘너의 거친 꿈속으로’를 꼽은 이유도 결이 같았다.

“이 넘버 이후 커튼콜을 하는데 정말 벅차다. 소재가 무겁고 깊다보니까 앞에서 그런 내용으로 달리다 마지막에 희망을 주는 유일한 넘버를 부르고 끝나니 모든 갈증이 해소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오히려 무거운 장면을 연기할 때보다 언니들이 더 울고, 감정이 올라오는 것 같다. 이 넘버를 정말 사랑한다.”

특히 ‘리지’는 과감한 가사가 매력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유연정은 거친 표현을 직접 소화하는데에 있어서도 “재연 때와 느낌이 너무 다르다”고 전했다.

“가사에 육두문자도 있고, 자극적인 내용들도 있다보니 재연 때는 이걸 내가 말해도 될지, 우리 팬분들이 보셨을 때 충격 받지는 않으실지 걱정이 많았는데 그때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다들 후련해 하시고, 막장드라마에서 김치싸대기를 날리는 것처럼 통쾌함을 느끼시면서 같이 즐겨주시는걸 보고 이번 삼연 때는 누구보다 짜릿하게 하고 있다. 저도 스트레스가 풀린다. 공연 전날 짜증나는 일이 있었다 싶으면 더 감정 섞어서 말한다. (웃음)”

 

대사 없이 노래로만 스토리를 진행하는 성스루 뮤지컬인 만큼 ‘리지’를 말할 때 넘버를 빼고 말할 수는 없다. 유연정 역시 “넘버가 너무 좋다”며 “다시 리지 넘버를 들었을 때 심장이 너무 뛰었다”고 말했다.

 

▲ 사진=쇼노트

 

“다 떠나서 그냥 노래 들으러 오셔도 된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만큼 넘버가 너무 좋다. 또 스트레스 해소극인 것 같다. 요즘처럼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열심히 사시다가 스트레스를 풀고 싶고, 일탈을 즐기고 싶다. 록 페스티벌을 가고싶은데 지금 하고 있는 록 페스티벌이 없다 싶으신 분들은 ‘리지’ 보시면 취향 저격 당하실 것 같다.”


‘리지’라는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3막이라고도 불리는 커튼콜에 있다. 넘버 메들리를 다같이 따라부르며 함성을 지르고, 뛰면서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는 ‘리지’만의 커튼콜은 가수로서도 활약하고 있는 유연정에게는 더욱 의미가 깊다.

“콘서트를 해봐서 그런지 3막 할 때가 제일 신난다. 3막 때문에 ‘리지‘가 기다려지고 재밌는 것 같다. 관객분들이 뮤지컬임에도 불구하고 3막에는 모두가 일어나서 뛰고, 넘버를 같이 부르면서 마치 콘서트 문화처럼 즐겨주시는데 그게 너무 감사하다. 콘서트는 자주 하지 못하지 않나. 저는 콘서트의 갈증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그게 어느 정도 해소되는 느낌이다. 주 2~3회씩은 공연하고 있는데 그때마다 콘서트를 하는 기분으로 임하고 있다.”

커튼콜은 그가 배우로서 직접 활약하며 느낀 뮤지컬의 매력이기도 하다. 유연정은 “커튼콜에서 받는 박수소리를 들었을 때 너무 희열이 있고, 뿌듯했다”고 언급했다.

“가수로 활동하면서 3~4분 동안 짧고 굵게 하는 무대를 해왔고, 뮤지컬로 3시간 가까이 되는 긴 무대를 한번에 끌고가는 걸 처음 접했는데 너무 힘들었지만 끝난 후의 희열이 몇십배가 되더라. 보람이 배가 되는걸 경험하고 나니 커튼콜을 맞이하는 순간이 너무 짜릿했다.”

 

▲ 사진=쇼노트

 

4인조로 진행하는 강행군인 만큼 ‘리지’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은 끈끈한 전우애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유연정은 “이 작품을 하면서는 안 친해질 수가 없다”고 말했다.


“‘리지’는 정말 사이가 끈끈해지고, 배역으로서 느끼는 연대가 본체에도 이어진다. 재연에 참여한 이후에 같이 작품 한 언니들과 사적으로도 많이 만났다. 배우로서 언니들을 리스펙하고, 한 명의 팬으로서 좋아해서 공연도 다 보러다녔다. 꼭 ‘리지’가 아니더라도 배우로서 작품에 어려움을 느낄 때 도움을 청할 때도 있었다. 동료 이상의 친한 언니를 얻은 기분이다.”

그가 속해있는 걸그룹인 우주소녀 멤버들도 ‘리지’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유연정은 2년 전 멤버들을 단체로 공연에 초대했던 날의 유쾌한 에피소드를 풀어놓기도 했다.

“팬데믹이었을 때라 함성도 금지였고, 거리두기도 하면서 객석에 앉았을 시기였는데 2층에 누가봐도 저희 멤버들인 어떤 뭉텅이가 있었다. 저는 그곳에 멤버들이 있다는 걸 의식하면서 공연을 했는데, 그날 같이 무대를 했던 언니들이 2층에 진짜 끝내주게 잘 노는 어떤 여자무리가 있다고 얘기했었다. (웃음) 멤버들이 정말 ‘리지’를 좋아해서 공연 끝난 이후에도 계속 넘버를 부르고, 엄마 데리고 또 보고 싶다고 했던 기억이 있다.”

뮤지컬 배우와 아이돌 가수를 겸하고 있는 만큼 대중은 다양한 경로로 유연정을 만났다. 그는 “제 뮤지컬 작품을 보시고 뮤지컬 배우 유연정으로서의 팬이 생긴다는게 너무 신기했다. 보통 팬분들과 친구처럼 서스럼없이 지내는데, 저를 배우로서 처음 만난 분들은 조심스럽고 수줍은 팬레터를 보내주시는게 너무 귀여웠다”며 미소지었다.
 

▲ 사진=쇼노트

 

“뮤지컬을 할 때는 객석에 제 팬이 아닌 분도 계시니까, 제가 누군지 모르는 상태로 보시는 경우도 많은데 ’모르고 봤는데 알고보니 가수 출신이구나‘, ‘커튼콜 때 너무 잘 놀아서 검색해 봤는데 아이돌이었다’고 말씀해 주시는 게 너무 기분이 좋았다. 뮤지컬 배우로 데뷔할 때 제일 걱정하면서 시작한 부분이었으니까. 정말 다행이었다.” 


뮤지컬 배우로서 유연정의 목표는 ‘오래오래 롱런하는 배우’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제가 할 수 있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더라. 저를 필요로 해주고, 써줘야 할 수 있는 직업이라 생각해서 제가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을 때까지 오래오래 사랑 받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다.”

마지막으로 유연정은 ‘리지’를 보러올 관객들에게 인사를 남겼다.

“추운 12월 겨울까지 저희는 두산아트센터에서 뜨겁고 불타오르게 달릴 예정입니다. 락 뮤지컬이 생소하고 어려우실 수도 있지만, 보러 오신다면 연대와 끈끈한 무언가를 느끼실 수 있을거예요. 후회 없는 선택을 하고 돌아가실 수 있게 저희가 엄청 열심히 할 테니까, 많이 보러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편 ‘리지’는 김소향, 김려원, 이봄소리, 여은, 이아름솔, 제이민, 효은, 유연정, 이영미, 최현선이 출연하고 오는 12월 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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