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컥한 강소휘 "VNL 연패 땐 포기하고 싶기도…동료 보며 힘냈다"
▲ 여자배구, 금빛 훈련 (진천=연합뉴스) |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부활의 스파이크를 때리기 위해 힘차게 날아올랐다.
대표팀은 다음 달 2∼10일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 최근 극심한 부진을 씻어낼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아시아선수권이 끝나면 16∼24일 2024 파리 올림픽 예선전과 10월 1∼7일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기다리고 있다.
대표팀은 2021년 도쿄 올림픽 4강을 이끈 김연경, 양효진, 김수지 등이 은퇴하면서 깊은 침체기에 빠진 상황이다.
세사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 대표팀 감독이 부임한 이래 국제대회에서 1승 28패(VNL 24패·세계선수권 1승 4패)의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세대교체가 어느 정도 자리 잡았다고 기대된 올해에도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12전 전패를 당한 것은 배구 팬들뿐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도쿄 올림픽 4강으로 한때 세계랭킹 12위에 올랐던 한국은 현재 21계단 하락해 35위에 자리해있다.
17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만난 대표팀 선수들은 아쉬움과 씁쓸함을 숨기지 못했다.
하지만 부족함을 직시하면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모두 똑같았다.
주장 박정아(페퍼저축은행)는 "모두의 목표인 아시안게임 메달을 이루려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다 같이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아시아선수권부터 천천히 하나씩 해나가자고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VNL에서 김다은(흥국생명)과 팀 내 최다 득점(83점)을 올린 강소휘(GS칼텍스)는 "언니들, 동생들과 '원팀'으로 뭉쳐서 조직력 있게 뛰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면서 "새 대회가 많이 있으니 분위기를 끌어올려 활기차게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강소휘는 VNL에서의 마음고생이 떠오른 듯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강소휘는 "지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패배가 쌓여갈 때마다 진짜 울고 포기해버리고 싶기도 했다"면서 "그럴 땐 그냥 (동료들과) 서로를 보면서 힘을 냈다"고 떠올렸다.
주전 미들 블로커 이다현(현대건설)은 "작년엔 언니들이 은퇴하고 처음이다 보니 저희가 갈피를 못 잡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제는 저희도 익숙해졌다"며 "(박은진, 정호영, 이주아 등) 미들 블로커 4명이 조금 성장했다고 느낀다"고 돌아봤다.
그는 "VNL 영상을 돌려보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리려 하고 있다"면서 "선수들과의 호흡이 나아졌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말했다.
최연장자인 표승주(IBK기업은행)는 "언니들이 잘 만들어왔던 길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어 나가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며 "저와 박정아, 문정원 등 나이 많은 선수들이 모범을 보일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VNL에서 차세대 아포짓 스파이커로 자리매김한 김다은은 "저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고 자신감도 많이 올라온 상태"라고 당차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