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훈련 대신 홀로 웨이트 훈련하며 자신감 회복…IBK기업은행전서 맹활약
▲ 밝게 웃는 현대건설 세터 김다인(오른쪽) [한국배구연맹 ] |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의 주전 세터 김다인(25)은 올 시즌 초반 크게 흔들렸다.
그는 1라운드 6경기에서 세트 성공 4위(세트당 평균 10.14개)에 그쳤다.
프로배구 여자부의 주전 세터가 7명인 점을 고려하면 실망스러운 수치였다.
국가대표 주전 세터인 김다인은 지난 시즌 이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유가 있었다. 여자 배구대표팀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서 최악의 성적을 냈고, 팬들은 김다인에게 날 선 비난을 쏟아냈다.
김다인은 자신감을 상실한 채 현대건설에 합류했다.
여기에 소속팀 현대건설은 새 외국인 선수 모마 바소코 레티치아(등록명 모마)와 아시아쿼터 선수 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을 영입했다. 김다인은 새로운 선수들과 호흡을 다시 맞춰야 했다.
김다인은 정규리그 초반 실수를 연발했고, 점점 위축된 플레이를 펼쳤다.
김다인은 "1라운드에선 부담감이 컸다"라며 "모마는 검증된 공격수인데, 내가 잘 맞춰주지 못해 아쉬운 결과가 많이 나왔다"고 자책했다.
김다인이 무너지자 현대건설은 흔들렸다. 현대건설은 지난 달 29일 정관장전, 이달 3일 GS칼텍스 전에서 모두 세트 점수 0-3으로 완패했다.
김다인은 GS칼텍스전 3세트에서 벤치로 밀려나기도 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김다인이 많이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강 감독은 김다인을 질책하지 않았다. 대신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줬다.
김다인은 GS칼텍스전을 마친 뒤 팀 훈련 대신 웨이트 훈련장을 찾았다. 그리고 마음껏 땀을 흘리며 생각에 잠겼다.
김다인은 "홀로 보낸 하루의 시간이 소중했다"라며 "동료들을 믿고 다시 뛰어보자고 다짐했다. 복잡한 생각을 지우는 시간이 됐다"고 했다.
호흡을 다듬은 김다인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는 16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 홈 경기에서 모마, 위파위, 미들블로커 양효진과 이다현 등 다양한 공격수를 활용하며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총 5명의 선수가 8득점 이상을 할 만큼 다채로운 공격이 펼쳐졌고, 현대건설은 세트 점수 3-0으로 낙승했다.
경기 후 김다인은 "다시 일어나 승리를 이끌고 싶었다"라며 "나 자신을 내려놓고 싶지 않았다. 자신감을 찾은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