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다연-장수정, 코리아오픈 16강 동반...10년 만에 한국 선수 2명 2회전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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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다연(사진: 연합뉴스)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현재 여자 테니스 세계 랭킹 569위에 올라 있는 유망주 백다연(NH농협은행)이 프랑스오픈 우승 경력의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 옐레나 오스타펜코(라트비아, 13위)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국내 유일의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대회 하나은행 코리아오픈(총상금 25만9천303 달러) 2회전(16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백다연은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단식 본선 1회전에서 오스타펜코를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2-1(3-6 6-1 7-6)로 승리, 생애 처음으로 대회 2회전에 진출했다. 2002년생 백다연은 올해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복식에서 동메달을 따낸 선수로 국내 최고 권위 주니어 대회인 장호배에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연패를 달성한 유망주. 이날 백다연이 꺾은 오스타펜코는 특유의 저돌적이고 공격적인 스타일의 이른바 '닥공(닥치고 공격) 테니스'를 앞세워 2017년 그랜드슬램 대회인 프랑스오픈을 제패한 것을 포함해 프로 통산 6승을 거두고 있는 정상급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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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옐레나 오스타펜코(사진: 연합뉴스) |
그는 특히 프랑스오픈을 제패했던 2017년 코리아오픈에 출전해 출중한 기랴량은 물론 깜찍한 외모로 '오스타펜코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우승 트로피까지 들아올렸고, 지난해에는 준우승을 차지, 한국과도 인연이 깊은 선수다. 한때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꾸준이 WTA투어에서 활약해 온 오스타펜코는 올해 한충 안정된 기량을 바탕으로 지난 6월 잉글랜드 버밍햄에서 열린 로스시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두 차례(호주오픈, US오픈) 그랜드슬램 8강에 오르는 등 세계 정상급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홈 코트의 이점을 감안하더라도 백다연이 자신의 랭킹보다 무려 556계단 위의 오스타펜코를 잡은 것은 올 시즌 WTA투어 전체를 통틀어도 손꼽힐 만한 '코트 반란'이다. 백다연은 경기 직후 소속팀 동료이자 복식 파트너인 정보영(NH농협은행)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정보영은 지난해 코리아오픈 1회전에서 오스타펜코에게 첫 세트를 6-4로 따냈다가 1-2로 역전패한 경험이 있다.
백다연은 "오스타펜코는 워낙 혼자 플레이하는 선수다. 혼자 잘 치고, 혼자 에러 내는 선수"라고 평가한 뒤 "정보영 선수가 팁을 주기를, 작년에 자기도 1회전에서 엄청나게 버텼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버티면서 해보자' 하다 보니 이렇게 승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백다연에 앞서 장수정(대구시청)이 2020년 호주오픈 우승자인 소피아 케닌(미국, 30위)를 꺾고 16강이 겨루는 대회 2회전에 진출함에 따라 올해 코리아오픈에서는 두 명의 한국 선수가 나란히 그랜드슬램 우승 경력의 선수들을 꺾고 16강전을 치르게 됐다. 한국 선수 2명이 코리아오픈 2회전에 진출한 것은 10년 만이다.
백다연은 "(기록을 세워) 새삼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국가대표가 되고 나서도 계속 멋진 기록을 스스로 세우고 있는데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승리를 확정한 뒤 "긴장이 확 풀렸는지, 눈물이 날 뻔했는데 잘 참았다"며 "관중들이 응원을 정말 잘해주셔서 그 부분이 승리에 큰 힘이 됐다"면서 홈 코트의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백다연은 2회전에서 킴벌리 버렐(호주, 102위)을 상대한다. 아울러 정보영과 함께 여자 복식 1회전에서 베서니 매틱샌즈(미국)-마리 부즈코바(체코) 조와 경기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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