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이나(사진: KLPGT)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윤이나(하이트진로)가 데뷔 후 처음으로 출전한 메인 스폰서 주최 메이저 대회 첫 날 경기를 선두권에서 마친 뒤 경기 내용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윤이나는 3일 경기도 여주시에 위치한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제24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우승상금 2억7천만 원) 1라운드 경기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쳐 같은 하이트진로 소속의 김민별과 함께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단독 선두 박도영(삼천리, 3언더파 69타)과는 한 타 차.
2022년 KLPGA투어에 데뷔한 윤이나는 그해 6월 오구플레이 스캔들에 휘말리며 대회 출전을 중담함에 따라 자신의 메인 스폰서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고, 지난해 대회도 징계기간이었던 이유로 출전하지 못했다.
이후 징계 기간 감경으로 올 시즌 개막과 함께 징계에서 풀린 윤이나는 하이트진로 소속 선수로서 3년 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후원사가 주최하는 메이저 대회에 출전하게 됐고, 대회 첫 날 리더보드 선두권에 이름을 올리면서 그간의 아쉬움을 다소나마 날렸다.
특히 올해 대회가 열리는 블루헤런 코스의 상황, 특히 러프의 길이가 10~15cm에 달할 정도로 역대 KLPGA투어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정도 수준으로 깊게 세팅된 상황에 108명의 출전 선수들 가운데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한 선수가 6명이 불과했던 이날 투어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윤이나가 우승 경쟁이 가능한 위치에서 경기를 마친 점은 전체적인 대회 흥행에도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윤이나는 1라운드 경기 직후 "저의 메인 후원사인 하이트진로 대회에서 그리고 첫날 어려운 코스임에도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한 라운드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데뷔 후 처음으로 스폰서 주최 대회에 출전한 데 대해 윤이나는 "사실 걱정 반 기대 반이었었다."며 "후원사 대회에 나오면 선배들이 긴장이 된다고 많이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제 제가 그걸 처음 느껴보니까 긴장도 많이 됐었고 어려운 코스라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좀 걱정도 있었는데 오늘 그래도 이렇게 첫날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참 기쁘다"고 말했다.
현재 발목 부상중에도 경기 출전을 이어가고 있는 윤이나는 현재 발목 컨디션에 대해 "마사지도 받고 있고, 침 치료도 받고 그리고 얼마 전에는 도핑과 관련 없는 그런 주사를 맞았고 해서 오늘 시작할 때는 그래도 발목 통증이 거의 이제 좋아졌나 싶을 정도로 느낌이 없었는데 후반 넘어가면서 좀 아무래도 많이 걷고 하다 보니 조금 통증이 느껴졌다. 그래도 지난주보다는 나은 정도"라고 설명했다.
윤이나는 4번(파5), 6번 홀(파4) 보기로 초반은 불안했지만 8번 홀(파4)에서 티샷을 273야드나 날려보내 볼이 러프에 잠겼음에도 핀까지 100야드가 채 남지 않은 거리에서 웨지로 그린을 공략, 버디를 잡아냈다. 윤이나 특유의 장타 능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윤이나는 이어 9번 홀(파4)에서 탭인 버디로 '바운스백'에 성공했고, 10번 홀(파5) 5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언더파 스코어로 돌아섰다. 그리고 14번 홀(파4)에서는 10m가 넘는 버디 퍼트를 홀에 떨구는 명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블루헤런 코스의 세팅이 장타를 치고 탄도가 높은 구질의 샷을 구사하는 하이트진로 소속의 윤이나와 김민별에게 유리하게 세팅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윤이나는 "사실 제가 페어웨이 적중률이 그렇게 높은 선수가 아니다. 그래서 사실 그런 생각을 못했었다"면서도 "오늘 그래도 나름 페어웨이의 키핑도 평상시보다 잘 됐던 것 같고 지금 돌아보니 혹시 스폰서에서 저랑 김민별 선수를 위해서 좀 이렇게 코스를 세팅해 주셨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김민별 선수도 오늘 굉장히 잘 경기를 마무리한 걸로 봐서는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윤이나는 지난 8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우승 당시 상대적으로 페어웨이 적중률이 떨어지는 드라이버 대신 우드와 유틸리티로 티샷을 하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했던 윤이나는 이날도 페어웨이 적중률을 높이기 위해 같은 전략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 가진 장타 능력을 감안해 드라이버 대신 우드와 유틸리티, 경우에 따라 아이언으로 하는 티샷 연습을 꾸준히 해왔다는 것이 윤이나의 설명이었다.
그는 "드라이버를 쳤을 때 페어웨이가 끝나는 지점을 넘어가서 페어웨이를 지킬 수 있는 확률이 없기 때문에 우드나 유틸리티 티샷을 좀 했었다."며 어려서부터 또래 친구들보다 (공이) 많이 나간다고 주변에서 이야기를 해줬고 그러다 보니 아웃 오브 바운드(OB) 되는 볼이 많았었다. 그래서 유틸리티, 우드, 어쩔 때는 아이언 티샷까지도 하는 연습을 어려서부터 해왔다."고 설명했다.
윤이나는 이어 "사실 오늘 경기 내용이 굉장히 저는 마음에 들었다"며 "페어웨이를 굉장히 지키려고 노력을 했는데 그게 많이 많이 성공을 시켰고 그리고 러프에 들어가서도 레이아웃을 차분하게 잘 해냈고 그리고 파 세이브도 하나 성공을 시켰고 버디도 4개나 잡아냈다. 오늘처럼 차분하게 남은 3일도 이렇게 경기를 풀어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남은 라운드 운영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윤이나는 지난 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에서 막을 내린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시즌 네 번째 준우승을 차지, 웬만한 대회의 우승 상금과 맞먹는 1억6천500만원의 상금을 획득하며 시즌 상금 10억원을 돌파하면서 상금 순위 3위, 대상 포인트 순위 3위, 평균 타수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생애 첫 출전한 스폰서 주최 대회인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윤이나는 지난 8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우승 이후 약 2개월 만에 시즌 2승이자 투어 통산 세 번째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면서 시즌 상금, 대상 포인트 등 주요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 한층 유리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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