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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레나 리바키나(사진: 로이터=연합뉴스) |
[스포츠W 이범준 기자] 엘레나 리바키나(카자흐스탄, 세계 랭킹 23위)가 세계 최고의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테니스 그랜드슬램 대회 윔블던을 제패, 카자흐스탄 테니스 역사의 새 장을 열었다. 리바키나는 9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총상금 4천35만 파운드·약 642억3천만원) 여자 단식 결승에서 온스 자베르(튀니지, 2위)를 상대로 1시간 47분만에 세트 스코어 2-1(3-6 6-2 6-2) 역전승을 거뒀다. 강력한 서브가 주무기인 리바키나는 이날 6차례의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에서 4차례 자베르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했고,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11차례 맞이한 브레이크 포인트 상황에서 9차례 세이브에 성공, 결과적으로 경기를 역전승으로 이끌었다. 이번 윔블던에서 리바키나는 총 53개의 서브 에이스를 잡아냈다. 리바키나는 이로써 남녀를 통틀어 테니스 그랜드슬램 대회를 제패한 최초의 카자흐스탄 선수가 됐다. 또 1999년 6월생으로 만 23세인 리바키나는 2011년 만 21세의 나이로 윔블던 여자 단식 우승을 한 페트라 크비토바(체코, 26위) 이후 윔블던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한 최연소 선수로 기록됐다. 자베르의 마지막 스트로크가 아웃 되며 우승이 확정된 순간 리바키나는 예상 밖의 담담한 표정으로 코치진, 가족들과 간단히 기쁨을 나누는 것으로 세리머니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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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레나 리바키나(사진: 로이터=연합뉴스) |
생애 첫 그랜드슬램 제패의 감격을 애써 억누른 리바키나는 기자회견에서 "나중에 방에 혼자 있게 되면 쉬지 않고 울 것 같다”고 말한 뒤 '집에서 지켜보고 있는 부모님이 딸의 성취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묻는 질문을 받자 "아마도 매우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리바키나는 2007년 당시 31위의 세계 랭킹으로 윔블던을 제패했던 세레나 윌리엄스 이후 윔블던을 제패한 두 번째로 낮은 랭킹의 선수로 기록되기도 했다. 리바키나는 그러나 이번 우승에도 불구하고 다음 주 발표되는 새로운 세계 랭킹에서 현재 23위인 랭킹에 큰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윔블던 주최측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출전을 금지해 이에 반대한 WTA와 남자프로테니스(ATP)가 이번 대회에 랭킹 포인트를 부여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리바키나는 원래 러시아에서 태어났지만, 2018년 카자흐스탄으로 국적을 바꿨다.
아랍 국가 출신의 선수로서 사상 첫 그랜드슬램 결승 무대에 올랐던 자베르는 생애 첫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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