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임가을 기자] “최근 삶과 죽음 사이에 고민하고 있던 친구한테 이 영화를 소개시켜주고 싶었다고 하셨던 관객분의 반응이 가장 힘이 됐다. 그런 분들에게 다가가고 싶어서 만든 영화라 너무 감사했다”
임오정 감독의 첫 장편 영화 ‘지옥만세’는 천국을 꿈꾸는 대신 지옥에 굳건히 서기로 한 쏭남과 황구라의 여정을 담았다.
영화의 연출과 각본을 맡은 임오정 감독은 지난 11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W와 만남을 가졌다.
▲ '지옥만세' 스틸 (사진=찬란) |
‘지옥만세’는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한 부산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서울독립영화제, 뮌헨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받으며 대중과 평단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특히 감독에게 있어 영화제는 ‘지옥만세’를 접한 관객과 처음 대면할 수 있는 소중한 창구였다.
“영화제마다 관객과의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열화와 같은 반응이 있었고, 동시에 아쉬워 하는 반응도 있었는데 그 두 가지 반응 모두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다. 장편 영화를 찍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고,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관객분들은 어떻게 느낄지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에 반응을 실제로 맞이할 수 있었던 순간들이라서 좋았던 것 같다.”
수많은 관객들을 대면하며 맞이한 좋고 나쁜 반응 모두 마음 속에 하나하나 박혀있을 정도로 고맙다고 말한 임오정 감독은 특히 한 관객의 후기가 기억에 남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최근 삶과 죽음 사이에 고민하고 있던 친구한테 이 영화를 소개시켜주고 싶었다고 하셨던 관객분의 반응이 가장 힘이 됐다. 그런 분들에게 다가가고 싶어서 만든 영화라 너무 감사했다”고 전했다.
특히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 무주산골영화제의 경우 다방면으로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에 감독은 “배우와 촬영 감독님이 상을 타신 게 더 뿌듯했던 이유가 같이 영화를 만들어주신 분들이 다 저마다 빛을 내주셨다는 것 같아서, 우리들의 반짝임이 모여 열심히 만들었다는 게 보상받은 것 같아 좋았다.”며 소감을 전했다.
▲ 임오정 감독 (사진=찬란) |
앞서 말했듯 임오정 감독은 ‘지옥만세’를 통해 처음으로 장편 영화를 연출했다. 그간 예산 문제로 일상에 붙어있는 이야기들을 담았던 단편 영화와는 다른, 제한 없는 도화지가 주어지자 감독은 ‘후회하지 않게 하자’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그동안 꿈꿔왔던 장면들을 그려나갔다.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영화를 봐오면서 이런 영화를 보면서 즐겁고 싶다고 생각한 게 소녀들의 로드무비였다. 어차피 촬영에 못 들어갈 수도 있으니까 마음껏 써보자는 생각으로 시나리오를 썼다. 그래서 불 나는 장면도 쓰게 되고, 아이들이 대규모 교회에 가는 장면도 쓰기도 했다.”
물론 방대한 밑그림에 대한 값은 펜을 쥔 사람이 치뤄야 했다. 감독은 “단편 영화에서 찍었던 인물들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나오게 되고, 스태프와 배우들도 덩달아 많아지다 보니 시나리오 쓸 단계에서는 즐거웠는데, 막상 영화를 찍을 때는 정말 힘들었다. 특히 불지르는 장면을 찍을 때는 내가 누구 좋으라고 썼나 싶었다. 정말 많은 분들이 고생 하셨던 장면이다.”라며 웃어보였다.
장르의 제한이 없어진 만큼 시나리오의 제한에 막혀 그동안 시도할 수 없었던 연출도 적용할 수 있었다. 중앙대학교에서 순수사진을 전공한만큼 촬영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 감독은 영화의 분위기에 맞춰 도전하고 싶었던 요소를 이번 작품에 마음껏 담았다고 설명했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타이틀과 함께 나오는 어두운 화면에서의 오색 레이저나 나미가 목을 멜 때 스쳐지나가는 주마등 몽타주 장면이 그렇다. 특히 몽타주 장면은 직접 필름을 들고 불 태워서 영상에 담았다.”
▲ '지옥만세' 스틸 (사진=찬란) |
영화의 타이틀에 적용된 스크래치 아트는 영화의 정체성과도 같다. 임오정 감독이 직접 영화에 차용한 스크래치 아트는 거칠고 혼란스러운 비주얼로 정제되지 않고 거침없는 ‘지옥만세’의 이미지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이유로도 공통점을 가진다.
“크레파스 색깔을 여러 개 칠한 다음 까만색으로 덮고, 하나씩 긁어내면서 표현하는게 스크래치 아트인데 그 과정이 영화와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극 중 인물들과 이들이 살고 있는 세상, 환경들은 깜깜하고 우울해 보이는데, 살짝 긁어내면 오색빛 색깔이 보이지 않나. 주인공들의 내면이나 분위기, 삶이 너무 막막해 보여도 조금만 걷어내면 화려한 색이 있을거라는 가능성을 나타내고 싶었다. 폭죽이 밤하늘에 터지는 것도 비슷하다 생각했다. 까만 밤하늘에 여러 개의 빛깔들이 수놓아지는 것도 연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등장시켰다.”
오프닝과 엔딩을 일관되게 잇는 강렬한 록(Rock) 음악도 영화의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일조한다. 임오정 감독은 음악적으로도 과감하게 실험해 보고 싶은 부분이 있었던 것과 동시에 본인의 음악 취향의 뿌리가 록 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얼터너티브 록이 전성기였던 90년대 말, 2000년대는 제가 청소년기에서 성인이 되던 시기였고 그때 음악을 제일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저를 대변해 줄 수 있는 건 락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고, 락으로 시작해서 더 많은 장르의 음악들로 취향을 뻗어나갔지만 뿌리는 항상 락에 있다는 걸 잊지 않고 있다.”
수많은 록밴드의 음악 중 임오정 감독은 인디 밴드 ‘오핑’(Offing)의 음악을 선택했다. 그는 “음악에 제가 좋아하는 취향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영화 속에 음악을 넣을지 확정 짓지 못한 때에도 촬영장에서 내내 듣고 다녔고, 배우분한테도 극 중 춤추는 장면을 연습할 때 오핑의 음악을 전제로 춤춰달라고 디렉을 드렸었다. 그만큼 제 마음속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고 말했다.
▲ 오핑 ‘Paradise Is Where We Are’ 자켓 |
또한 오핑의 음악은 단순히 분위기와 모티브에만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 오핑의 음악과 ‘지옥만세’의 사이에는 우연의 일치로 평행세계처럼 이어지는 세계관이 있었다.
“최근 2021년에 나왔던 앨범의 영제목이 ‘Paradise Is Where We Are’이다. 저희 영화에서도 계속 낙원 얘기를 하는데, 우리가 있는 곳이 낙원이라고 하는 제목이 제가 ‘지옥만세’를 통해 하려고 하는 이야기랑 맞닿아 있는 것 같았다. 그 외 ‘Birthday Harlem’이라는 음악도 극 중 나오는 생일파티랑 닮아있고, 세계관이 정말 닮아있어서. 마치 먼 곳에 있는 선우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이라 반가웠다.”
‘지옥만세’의 장르는 ‘사이키델릭 홀리 어드벤처’라고 명시되어있다. 보편적이지 않은 장르의 정의에 대해 감독은 “이 이야기가 주인공들의 짧은 모험이 되길 원했다. 처음에는 죽음을 꿈꿨지만 결국은 죽음을 하루 미루는 변화를 택할 수 있는, 다채롭고 예측 불가능하면서도 꼭 필요한 고민과 갈등에 부딪히는 순간들이 있는 모험이 되길 원했기 때문에 (홀리 어드벤처가)저에게는 이 로드무비를 잘 설명해주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에 보태서 그는 ‘지옥만세’에 대해 “성스럽고 상스러운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모든 컨셉에서 아이러니한 맛을 계속 추구했다. 두 개의 정반대되는 가치들이 충돌하길 원했고, 영화의 제목도 괴로움을 뜻하고 부정적인 가치관을 담고 있는 지옥이라는 단어에 만세라는 이중적인 색깔을 부여하고 싶었다.”고 영화가 담고 있는 함의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 '지옥만세' 스틸 (사진=찬란) |
영화는 학교폭력과 사이비종교를 엮어 하나의 이야기를 전개한다. 임오정 감독은 “학폭도 폭력의 어떠한 상태고, 사이비종교도 폭력의 상태랑 비슷하다 생각했다”며 두 주제의 공통점을 설명했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졸업하고 나면’, ‘대학에 가면’ 같은 말이나 가치관으로 아이들을 엄청난 경쟁 구도에 몰아넣지 않나. 그런 학교의 시스템 탓에 몰락한 아이들은 본인들의 불안과 스트레스를 투영할 수 있는 피해자를 정하게 되고, 계급을 나누기까지 한다. 사이비 종교 단체 안에서도 계급을 나눠서. 낙원을 갈 수 있는 여부로 경쟁구도를 만드는게 비슷하다. 그리고 주류의 논리에서 벗어난 사람한테는 ‘너 지옥가’, ‘너 마귀니?’라며 바로 낙인을 찍어버린다. 이렇게 개인의 다른 의견들이 배척당하는 상태가 학교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지옥만세’가 담고 있는 풍경은 미묘하다. 빛바랜 것처럼 보이는 분위기는 이전 세대처럼 보이지만, 그렇다해서 레트로스러운 패션이나 소품이 대두되지도 않는다.
이에 대해 임오정 감독은 “어느 시대인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의 현실과 닮아있다는 느낌만 줘서 시대성을 지우고 싶었다. 전체적인 색감도 그렇고, 렌즈도 빈티지 렌즈를 사용해서 촬영을 하기도 했다. 미술이나 공간적인 콘셉트도 다 과거에 있었을 것 같지만 멈춰져버린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고 의도를 전했다.
또한 감독은 ‘지옥만세’가 갖고 있는 허구성을 연결짓기도 했다. 학교폭력과 사이비 종교라는 현실과 맞닿아있는 주제를 차용했지만 누군가를 특정짓고 만든 ‘사회 고발성 드라마’를 의도하지는 않았다는 것이 그의 주된 연출 의도였다.
“영화가 현실을 파고들거나 리얼리티가 뚜렷하지 않았음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이야기는 두 사람의 허구의 모험담으로 제가 현실을 풍자하면서 만들어낸 이야기에 가깝다. 주인공들이 학폭의 피해자나 누군가로 특정되는게 아니라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인물의 대표주자로 고립감을 갖고 있는 보편적인 인물들이었음 좋겠다고 생각했고, 한편으로는 우리 각자의 개인들이 갖고 있는 외톨이적인 특성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다.”
▲ '지옥만세' 스틸 (사진=찬란) |
이번 영화를 통해 생기있는 캐릭터를 다루려 했다는 감독의 말에 따라 주인공인 ‘나미’는 겉으로만 보면 언행이 거칠고 날 것의 느낌이 강한 인물이다. 이에 따라 그가 뱉은 대사 역시 잦은 욕설과 가벼운 어투로 완성된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해 그는 “오글거린다고 많이 하시더라”라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나미가 허세도 있는 캐릭터고, 겁먹은 자신을 부정하면서 억지부리는 어린아이 같은 캐릭터기 때문에 그 성격을 드러내려면 중2병 스러운 대사를 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평소 제가 과장된 장난하면서 용기를 스스로 북돋으려고 할 때도 있어서 차용했던 것 같다.”
이러한 요소를 감안하더라도 임의로 순화하지 않은 이유는 실제 아이들이 지니고 있는 생동감에 있었다. 노인을 그린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이 연륜이 느껴지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10대 소녀가 주축이 되는 영화이기에 감독은 ‘요즘 애’들이 쓰는 언어를 그대로 사용했다.
“고등학생들을 가르쳤던 시절 학생들을 만나면서 실제로 쓰는 언어가 다르다는 걸 알았다. 당시 제가 배웠던 제2 외국어다.(웃음) 언어를 통해 아이들의 생생함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걸 순화해서 쓴다면 오히려 제가 가진 시각으로 아이들을 정제하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10대의 언어는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금방 낡아보일 수 있는 단점이 있지만, 제가 봤던 아이들을 그대로 담고 싶었다.”
▲ 임오정 감독 (사진=찬란) |
‘지옥만세’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 네 명 중 세 명은 신인 배우다. 언뜻 보면 과감한 선택이라 할 수 있지만, 그는 오히려 신인 배우가 배역을 맡았기에 넓어지는 가능성에 대해 말한다.
“단편 영화를 찍을 때부터 신인 배우와 작업을 했었다. 그 중 박소담 배우도 저랑 같이 첫 영화를 했었고, 김혜준 배우도 첫 작업이 저랑 했던 거였다. 신인 배우들이 갖고 있는 열정이 뜨겁고, 그 열정이 제가 캐릭터들을 만들어 가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또, 배우들의 이미지나 편견에서도 자유롭다. 배우 특유의 이미지가 아직 정돈화되지 않아서 다양한 모습을 씌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신인 배우를 거쳐온 임오정 감독의 눈으로 본 오우리, 방효린 배우의 장점은 무엇일까. 그는 공통적으로 두 배우 모두 “연기를 잘한다는게 장점”이라며 자신있게 말했다. 그 중 오우리 배우에 대해 감독은 “사실 땡 잡은 것 같다”며 보석같은 배우와 함께하게 된 기쁨을 전했다.
“우리 배우는 연기를 잘하는 걸 알고 있었다. 단편 영화를 많이 보면서 우리 배우가 출연한 작품을 보게될 기회가 있었는데. 연기 잘한다는 생각을 계속하게 만들었다. 나미 역을 비디오 오디션으로 봤을 때 2분 30분 정도의 독백을 하나도 지루하지 않게 연기를 하는 거다. 마치 자기만의 리듬으로 곡을 연주하는 것처럼 풍부하게. 감정상태를 다 보여주면서 연기를 하는 게 나미와 닮아있었다.”
오우리는 그간 참아내고, 괴로워하는 청춘을 많이 연기해왔다. 때문에 ‘지옥만세’ 속 감정을 분출하고 역동적인 캐릭터인 나미를 연기하는데는 어느정도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었다. 감독은 “익숙치 않은 캐릭터다보니 표현하는 방식을 두려워하시긴 했다. 나미의 감정선에 대해서도 연기하는 본인을 설득해내기가 어렵다고 생각해 고민이 많았어서 같이 설득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함께 노력했었다.”며 촬영 과정을 이야기했다.
또한 그는 영화감독을 겸하고 있는 오우리에 대해 “이 이야기에서 자신이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어떻게 극적으로 드러나거나 관객들한테 다가갈 거라는 걸 알고 같이 고민해줄 수 있는 훌륭한 배우였다.”고 덧붙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지옥만세' 스틸 (사진=찬란) |
나미 만큼이나 영화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우’를 연기한 방효린에 대해서는 “처음 비디오로 봤을 때보다 실제로 만났을 때 너무 매력적이라 깜짝 놀랐다. 그 매력이 무엇보다 연기였던 것 같다. 오디션 때 선우와 채린 역을 둘 다 맡아서 연기 했었는데 저를 비롯한 제작진들이 선우를 연기 했을 때도 울었고, 채린을 연기 했을 때도 다 울었다.”며 그에게 선우 역을 맡긴 이유를 밝혔다.
“두 역할을 다 맡겨보면서 고민하다 결국 선우 역을 맡긴 건 그분이 보여줬던 사람을 매혹하고, 울컥하게 만드는 힘을 선우라는 캐릭터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 제일 약하고 부서지기 쉬운 존재처럼 보이지만, 갖고 있는 내면이 단단하고 선량하면서도 반짝여서 죽어서는 안되는 존재라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 선우의 용기가 이야기의 가장 큰 변화를 만들어낸 것 같다. 모든 선택이 선우가 이뤄낸 선택이다.”
신인 배우를 주축으로 이뤄진 라인업이기 때문에 박성훈 배우의 존재는 더욱 눈에 띌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의 전재준 역으로 화제를 모은 그는 극 중 수상한 교회 오빠 명호 역으로 분해 연기를 펼쳤다.
“‘더 글로리’를 촬영하시기 전 휴식기셨는데 마침 운좋게 지인을 통해서 시나리오를 드렸다. 명호 역할로 교회 오빠같이 무해하고 맑고 선량해서 경계심을 덜 불러일으키는, 유약하게 보이면서도 어떤 순간에는 눈이 뒤집힐 만큼의 광기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다. 그 두 개의 면모가 너무 달라서 맞는 배우를 찾기 어려웠는데 성훈 배우를 보면서 이 분이 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시나리오를 너무 재밌게 봐주셨고,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방향성도 가장 잘 이해해 주셨던 것 같다.”
박성훈과의 재밌는 에피소드도 들어볼 수 있었다. 감독은 “촬영 당시 성훈 배우가 ‘우리 부산(국제영화제) 갑시다, 이 영화로 부산 가고 싶어요’라고 하시면서 농담처럼 ‘부산 가면 제가 요트 쏠게요’라고 하셨는데 정말 ‘지옥만세’로 부산을 가게 된거다. 그래서 진짜 쏘셨다. 성훈 배우 덕분에 요트로 광안리 한 바퀴 돌면서 불꽃놀이하고 특별한 추억을 같이 만들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감독은 극장에서 ‘지옥만세’를 만나게 될 관객들에게 인사를 남겼다.
“‘지옥만세’는 극장에서 만나게 되는 관객분에게 난생 처음으로 저라는 사람을 소개하는 영화라 생각한다. 부디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한다.(웃음) 영화를 통해서 도처에 불행이 널려있는 것 같은 삶이긴 하지만 결국 그 삶 속에서 누군가 나를 믿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불행 속에서도 반짝이는 순간을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관객분들도 본인의 삶에서도 영화같은 순간을 발견하는 하루하루가 되셨음 하고, 지치지 않고 만세하셨으면 좋겠다.”
한편, 영화 ‘지옥만세’는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