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임가을 기자]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은 학교괴담이 현실이 되어버린 개교기념일 밤, 저주의 숨바꼭질에서 살아 남아야만 하는 공포를 그린 호러 코미디 영화. 김민하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김도연, 손주연, 정하담, 강신희가 주연으로 출연한다.
‘지연’ 역으로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이하 ‘아메바’)에 출연한 김도연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소재의 카페에서 스포츠W와 작품에 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 사진=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
2016년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를 통해 프로젝트 그룹 아이오아이로 발탁되어 데뷔한 김도연은 이후 그룹 위키미키의 멤버로 활동했고, 현재는 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 [지리산], 웹드라마 [만찢남녀], [솔로 말고 멜로]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활약하고 있다.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출연 영화가 개봉하는 김도연은 너무 영광이라며 “예전에 친구들이 출연한 영화 시사회에 초대받아서 가면 어머니께서 제 얼굴이 스크린에 담기는 모습을 상상해 보셨다고 하셨다. 어제 어머니도 극장에 오셔서 함께 보셨는데, 좋아하셨을 생각에 저도 뿌듯하고 감회가 새로웠다”며 소감을 밝혔다.
‘아메바’는 올해 열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어 왓챠가 주목한 장편상, 감독상 수상으로 2관왕에 오른 바 있다. 주연을 맡은 김도연도 처음으로 영화제 현장에 배우로서 참여할 수 있었다.
“어머니께서 부천에서 제가 배우로서 영화제에 임하는 모습도 보셨다. 무엇보다 영화 속에서 제가 현장에서 밝고 즐거웠을 거라는 게 보이니까 무척 좋아하셨던 것 같다. ‘네가 진짜 이 영화를 사랑해서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나 봐’라고 말씀해 주셨다.”
▲ 사진=김도연 인스타그램 |
김도연은 “SNS에 사진을 올렸었는데, 사진 속에서 제가 너무 신나서 엄청 빵긋빵긋 웃고 있더라”라며 영화제에 참석했던 때를 떠올렸다. 그리고 모든 행복한 기억의 이유를 영화와 함께 했던 사람들에게서 찾았다.
“그게 다 촬영 현장에서 감독님, 배우들, 제작진들이 너무 분위기가 좋았어서 더 기뻤던 것 같다. 좋은 분위기에서 촬영한 영화가 영화제에 초청된 것 자체가 저한테는 큰 행복으로 다가왔다. 배우로서 처음이라 좋은 것도 물론 있지만, 처음으로 영화제에 가서 좋다기보다는 이 영화를 함께 만든 사람들과 좋은 순간을 함께한다는 그 사실이 정말 기뻤던 것 같다.”
웹드라마 주연부터 드라마 조연, 독립영화 주연까지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나가고 있는 김도연은 새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새롭다고 말했다.
“연기는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이렇게 하면 되나 싶다가도 자꾸 갈팡질팡하게 된다. 이번 영화에서는 감독님께서 디렉션을 쉽고 확실하게 주셔서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 내공을 쌓으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는 것 같기도 하다. 언제나 안주할 수 없고, 늘 긴장해야 해서 성취했을 때의 쾌감이 큰 것 같다.”
이번 영화의 연출을 맡은 김민하 감독은 자신만의 독보적인 색을 지닌 창작자다. B급 감성의 유머와 독특한 상상력을 지닌 김 감독의 영화에 대해 김도연은 “‘아메바’를 꼭 해야겠다는 확신을 갖게 해줬다”고 말했다.
▲ 사진=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
“시나리오만 읽었을 때도 매력적이었지만, 글로 되어 있으니까 제 상상으로만 볼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작품이 어떤 코드를 갖고 있는지 정확히 모르겠어서 완전히 흡수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근데 감독님의 전작들을 보면서 ‘아, 이런 유머구나, 너무 재밌다’ 하면서 완전히 이해하게 됐고, 바로 출연 결정을 하게 됐다.”
출연 결정에 확신을 준 김 감독은 현장에서도 김도연을 비롯한 모든 배우들에게 확신을 심어주었다.
“저희가 조금이라도 자신 없어 하면 힘을 많이 불어넣어 주시고, 현장 분위기도 무조건 좋게 만들어주셨다. 저희가 즐거운 기억만 남기고 가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셨던 것 같다. 힘든 촬영이 있을 때에도 전혀 힘든 내색을 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더 분위기를 밝게 해 주시는 분위기 메이커셨다. 그래서 감독님께 의지를 많이 했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
김 감독의 첫 장편 영화인 ‘아메바’는 호러 코미디라는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호러 코미디 장르에 대해 김도연은 “정말 좋아하고 늘 참여해 보고 싶었는데 때마침 운명처럼 호러 코미디 장르 영화를 만나게 됐다”며, “항상 절 다양한 모습으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스스로도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싶고, 새로운 발견에 대한 갈증이 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호러 코미디라는 장르는 감독님이 만든 영화의 특징과 비슷한 것 같다. 감독님의 영화에 같은 방향으로 쭉 가다가 중간에 확 꺾이는 지점들이 많은데, 그런 유머 포인트들이 정말 재밌다. 같은 의미로 호러 코미디도 호러인 것 같다가 코미디로 틀어버려 예상을 벗어나는 예측 불가능한 점이 매력적이다”
▲ 사진=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
호러와 코미디라는 다른 색깔의 장르를 하나의 영화 안에서 접합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공포와 코믹사이를 줄타기하는 연기의 난도에 대한 질문에 김도연은 “감독님이 대단하다고 느끼는 포인트도 같은 부분에 있는 것 같다”며 입을 열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코미디 연기를 웃기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했었는데, 감독님과 리딩을 하다 보니 그냥 시키는 대로 하면 되더라. 감독님이 늘 엄청난 확신을 갖고 계산이 다 되어 있으셔서, 감독님께 완전히 의지하니 연기가 술술 풀렸다. 감사하게도 감독님 덕분에 조금은 쉽게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반대로 호러 코미디라는 장르인 덕분에 생긴 새로운 관객층도 있다. 김도연은 “사람들이 정말 무서워할까 걱정이 됐는데, 제 친구 중 한 명은 거의 3분의 1을 눈을 가리고 봤다고 하더라”면서, “이 영화가 호러 코미디라서 무서운 걸 안 좋아하는 사람들도 계속 재미있는 장면이 나올 것 같으니까 버티면서 쭉 보게 된다고 하기도 했다”고 주변 반응을 전했다.
김 감독의 작품의 특징 중 하나는 헛웃음을 유발하는 탁월한 유머다. 김 감독만의 유머러스한 감각을 표현하는 대사를 소화하는데 있어서 김 감독과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나눴다고 밝혔다.
“걱정이 늘 있었고, 그래서 촬영할 때 항상 감독님께 여쭤봤다. 감독님의 유머를 제 연기로 관객들한테 전달하는 것이지 않나. 그 중간 다리 역할을 정말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감독님께 제가 보여드린 여러 버전의 뉘앙스 중 결정한 톤으로 촬영하기도 했고, 때로는 감독님께서 직접 시범을 보여주셔서 그대로 가져와 연기하기도 했다.”
▲ 사진=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
극 중 김도연이 맡은 배역인 ‘지연’은 공포영화 클리셰는 모조리 꿰고 있는 영화감독 지망생으로, 귀신과의 숨바꼭질에서 이기면 수능 만점을 받게 된다는 학교 괴담을 제일 먼저 알게 되는 고등학생이다.
“감독님께서 자신이 가장 많이 투영된 인물이 지연이라고 하셨다. 학창 시절에 영화를 사랑했던 감독님의 모습이 지연에게 가장 많이 담겨 있다고 말씀하셨다.”
영화 감독을 꿈꾸는 인물답게 지연은 영화 용어를 자주 언급한다. 김도연은 이러한 장면에 대해 “비장하게 설명하려 했다”면서 “그 용어들이 나오는 시점 이후에 항상 무언가가 일어나기 때문에 분위기를 잡아줘야 했고, 관객들은 다음에 뭐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이목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영화에 등장하는 용어들을 관객들이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중 하나로 ‘신파’라는 단어가 웃기게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그걸 제가 영화 안에서 잘 설명해 드려야 관객분들도 이해하고 웃으실 수 있으니까, 용어 설명을 할 때 발음을 정확하게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