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 반란' 이주미 "생각지 못한 2년 더 생겨...나도 팬덤 생겼으면"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23-04-16 22:5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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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4R 4언더파 68타...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 우승
2015년 KLPGA 정규투어 데뷔 후 148번째 대회서 첫 우승 감격
▲ 18번홀 버디 직후 두 팔을 들어 환호하는 이주미(사진: KLPGA)

 

[스포츠W 임재훈 기자] 2015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데뷔 이후 148번째 출전 대회에서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감격을 누린 이주미(골든블루)가 기자회견을 통해 우승에 얽힌 이야기들과 첫 우승 소감, 그리고 향후 목표에 대해 말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주미는 16일 경기도 여주시에 위치한 페럼 컨트리클럽(파72, 6,652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총 상금 10억 원, 우승 상금 1억8천만 원)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한 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 2위 박현경(한국토지신탁, 10언더파 278타)을 두 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마지막 날 '디펜딩 챔피언' 박지영(한국토지신탁), '대세' 박민지(NH투자증권), '대상' 김수지(동부건설), 박현경, 이가영(NH투자증권) 등 KLPGA투어의 톱 랭커들과 치열한 경쟁을 이겨낸 '언더독의 반란'이다.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인 이주미는 2013년 KLPGA에 입회, 이듬해인 2014년 7월 '카이도골프 · 그랜드CC 드림투어(2부 투어) Presented by 현대증권 8차전'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고, 2015년 정규 투어에 데뷔해 2018년까지 4년간 활약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2019년부터 드림투어에서 활약했다. 

 

이후 꾸준히 정규투어 복귀를 노렸던 이주미는 2020년 11월 열린 2021시즌 정규 투어 시드 순위전에서 4위에 오르며 3년 만에 정규투어에 복귀했고, 지난해 상금순위 58위에 오르며 정규투어 복귀 이후 3년 연속 시드를 유지했고, 정규투어 복귀 3년 만에 시즌 두 번째 국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감격의 순간을 맞았다. 

 

직전 대회까지 이주미가 정규투어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2021년 7월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기록한 공동 5위다. 

 

앞서 이틀 전 2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마친 뒤 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이후 우승자가 되어 다시 미디어센터를 찾은 이주미는 "2라운드 때 처음으로 미디어센터에서 인터뷰하고 이 자리에 다시 올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다시 이 자리에 앉게 되니 기분이 새롭다."며 "지금까지 정말 애써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작게나마 보상을 해드린 것 같다. 아직 실감이 안 나는데, 정말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선두에 오른 것을 언제부터 알았는지 묻는 질문에 이주미는 "16번 홀(파3)에서 파를 기록하고 스코어보드를 봤을 때 공동 선두에 오른 것을 봤고, 그때부터 정말 떨렸다."고 밝힌 뒤 곧바로 다음 홀인 17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 데 대해서는 "17번 홀에서 무난하게 넘기고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를 노려보자는 생각이었다.​"고 돌아봤다.

 

▲ 이주미(사진: KLPGA)

 

이주미는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한 데 대해 "KLPGA투어를 보면 항상 선수들의 플레이를 따라다녀 주시는 팬들이 많다. 오늘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정말 감사했지만, 나도 팬덤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이 있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우승으로 이주미는 1억 8천만 원의 상금과 함께 향후 2년간 정규투어 출전 시드를 확보했다. 

 

지난 시즌 상금순위 58위에 '턱걸이'하며 가까스로 정규 투어 시드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만만치 않은 마음고생을 겪은 이주미는 이틀 전 기자회견에서 "이번 시즌에는 상반기 때 좀 빨리 좋은 성적을 내서 시드 걱정 없이 플레이를 해보고 싶은 게 제 마음"이라는 말로 밝힌 당면 과제를 우승으로 확실하게 풀어낸 셈이다.  

 

이주미는 향후 목표를 묻는 질문에 "생각지도 못한 2년의 세월이 더 생겼다. 당장 어떤 목표를 세운 것은 없지만 기존 목표를 수정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승 상금을 어디에 쓸 것인지 묻는 질문에 "행복한 고민"이라며 "고향이 부산이라 용인에 방을 구했는데, 계약 기간이 끝나간다. 새로운 방을 구하는 데 쓰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주미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 이주미의 우승 기자회견(사진: KLPGA)

 

Q. 우승 소감?

2라운드 때 처음으로 미디어센터에서 인터뷰하고 이 자리에 다시 올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다시 이 자리에 앉게 되니 기분이 새롭다. 지금까지 정말 애써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작게나마 보상을 해드린 것 같다. 아직 실감이 안 나는데, 정말 좋다.

 

Q. 선두에 오른 것을 언제부터 알았는지?

16번 홀에서 파를 기록하고 스코어보드를 봤을 때 공동 선두에 오른 것을 봤다. 그때부터 정말 떨렸다.

 

Q. 떨렸다고 하는데, 바로 다음 홀에서 버디를 잡았다.

버디를 꼭 해야겠다고 한 것은 아니었다. 17번 홀에서 무난하게 넘기고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를 노려보자는 생각이었다.

 

Q. 방송 인터뷰에서 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KLPGA투어를 보면 항상 선수들의 플레이를 따라다녀 주시는 팬들이 많다. 오늘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정말 감사했지만, 나도 팬덤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이 있다.

 

Q. 챔피언 조에 쟁쟁한 선수들이 많았다. 챔피언 조에서 플레이했다면?

챔피언 조에서 플레이하지 않아서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3라운드에도 마지막 조에서 플레이하다 보니 긴장을 많이 했었다.

 

Q. 1, 2라운드 때 모든 플레이가 잘 안됐는데, 퍼트 하나로 버텼다고 했다. 오늘은 어땠는지?

1, 2라운드 땐 정말 퍼트만 잘됐고, 3라운드가 되니 퍼트 마저 잘 안됐다. 다행히 최종라운드 때 전까지 잘 안됐던 샷이 핀 주변에 모이기 시작하면서 찬스가 많이 생겼다.

 

Q. 선수 생활을 하면서 고비는 없었는지?

정말 많았다. 부모님이 이제 골프를 그만두고 제2의 인생을 찾아보자는 얘기도 하셨다. 그래도 이왕 골프를 시작했으니 뭐라도 한 번 해보고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Q. 2라운드 인터뷰에서 플레이가 잘 안될 때 화가 많다고 했는데?

오늘도 욕심을 내다보니 중간에 플레이가 잘 안될 때 화가 났다. 그래도 생각을 바꿔 지금 내 목표는 우승이 아니고 내 최고 성적이었던 5위보다 한 순위만이라도 올려보자는 생각으로 화를 삭였다.

 

Q. 2라운드 인터뷰에서 상반기 안에 시드 걱정 없는 성적을 거두는 것이 목표라고 했는데, 벌써 이루셨다. 새 목표는?

생각지도 못한 2년의 세월이 더 생겼다. 당장 어떤 목표를 세운 것은 없지만 기존 목표를 수정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Q. 우승 상금 어떻게 쓸 건지?

행복한 고민이다. 지금 생각나는 건 고향이 부산이라 용인에 방을 구했는데, 계약 기간이 끝나간다. 새로운 방을 구하는 데 쓰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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