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미가 전한 첫 우승 후기 "부산 고향집 동네에 '북구의 자랑' 플래카드가..."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23-04-21 16: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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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147전 148기' 데뷔 첫 승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1R 3오버파 75타로 마무리
▲ 이주미(사진: KLPGA)

 

[스포츠W 임재훈 기자] "부산 북구 출신인데 '북구의 자랑'이라고 플래카드가 많이 걸려있더라고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데뷔 후 148번째 출전 대회에서 감격의 첫 승을 거둔 이주미(골든블루)가 첫 우승 이후 보낸 꿈 같았던 일주일에 대해 털어놨다. 

 

이주미는 21일 경남 김해시의 가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총상금 8억원) 1라운드를 3오버파 75타로 마무리 했다. 다음 날 열릴 2라운드에서 분발해야 컷을 통과할 수 있는 스코어였다. 

 

컷 탈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스코어 제출처로 향하는 길에 갤러리들이 전하는 '우승 축하해요'라는 인사에 이주미의 얼굴은 미소로 가득했다. 

 

믹스트존으로 들어선 이소미는 환한 얼굴로 기자와 악수를 나눈 뒤 이날 경기 소감을 전했다. 

 

"부산이 고향이라서 고향에 내려왔을 때 이렇게 환대를 받으니까 정말 기분이 좋네요. 우승하고 바로 그 다음 시합이기도 하고 여기도 고향이기 때문에 좀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부담스러운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이주미는 지난 지난 16일 경기도 여주시에 위치한 페럼 컨트리클럽(파72, 6,652야드)에서 막을 내린 KLPGA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2015년 정규투어 데뷔 후 7번째 시즌(드림투어에서 뛴 2019~2020시즌 제외) 148번째 출전 대회에서 거둔 첫 우승이었다.

 

펑펑 울어버릴 것 같았지만 의외로 덤덤한 모습을 보였던 이유는 '얼떨떨함' 때문이었다. 그 얼떨떨함은 대회가 끝난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정말 실감이 안 나서 문득문득 '이거 지금 꿈인가? 이거 깨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도 진짜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너무 축하한다고 다들 연락하고 많이 알아봐 주시고 하니까 그걸로 또 심경이 변화가 왔고 실감하게 됐죠" 

 

감격적인 생애 첫 우승 직후 곧바로 부산에 있는 본가로 이동, 이번 대회 출전을 위한 컨디션을 조절해온 이주미는 대회 기간중 별도의 숙소를 잡지 않고 본가에서 '출퇴근' 하며 경기를 펼치고 있다.

 

고향 동네에 도착해서 우승을 실감하게 해 준 것은 동네에 내걸린 플래카드들 때문이었다.  

 

"부산 북구 출신인데 저희 동네에 '북구의 자랑'이라고 플래카드가 많이 걸렸더라고요 지금"

 

이주미는 우승 당시 기자회견에서 우승 상금을 새로이 이사 갈 집을 구하는 데 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전히 생각에 변함이 없는지 물었다. 그러자 이주미는 이사를 가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우승 상금으로) 방을 구하려고 했는데 가족 분들이 다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집도 터가 있다'고 '좋은 터니까 다른 데 가지 말고 그대로 있자'라고 해서 조금 고민을 좀 더 해봐야 될 것 같아요."

 

이주미는 지난해까지 이 대회에 6차례 출전해 단 두 차례만 컷을 통과했고, 이 대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작년에 기록한 42위다. 이날도 강풍의 영향도 있지만 일단 상대적으로 저조한 스코어로 경기를 마쳤다. 이주미는 이 코스가 그다지 좋아하는 코스는 아니라고 했다.

 

"집 근처이긴 한데 코스 레이아웃이 제가 그렇게 좋아하는 코스 레이아웃이 아니라서 항상 그냥 '기본만 하고 집에 가자'라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이번에도 좀 그렇게 쳐야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우승 직후 처음으로 출전하는 대회이기도 하고 고향의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치르는 경기라는 점에서 이주미는 '체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튿날 열리는 2라운드 경기에 대해 나름의 복안을 마련해뒀다. 

 

"날씨가 너무 이게 바람이 일정한 바람이 아니고 계속 코스 안에서 도는 바람이라서 일단은 정말 공격을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둘째 날 수비적인 방향으로 플레이를 하고 만약에 그게 조금 좋은 원동력이 된다면 마지막 라운드에 좀 더 공격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인터뷰를 마친 이주미는 믹스트존 뒤로 사인을 받기 위해 기다려준 팬들에게 다가가 그들이 내미는 모자와 공에 한참을 일일이 사인을 한 뒤 연습 그린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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