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이승규는 '우연시'에서 이종혁과 호흡을 맞췄다. 캐릭터와 실제 성격이 다르다는 두 신인 배우는 캐릭터를 각자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두 사람은 '닉 주디'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승규와 이종혁의 첫 만남은 오디션 마지막 날이다. 이승규는 자신의 오디션을 마치고 돌아가던 중 매니저를 통해 다시 한번 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리고 웹드라마 '@계정을 삭제하였습니다'에 함께 출연했지만, 마주친 적 없는 배우 이종혁과 오디션장에서 처음 만났다. "오디션 당시 받았던 대본은 기태가 완이를 압박하는 면접 장면이었어요. 그때 형 이름은 몰랐는데, 자연스럽게 공통점이 있다보니 어느 정도 마음이 편해졌어요. 근데 호흡을 주고 받는데 제 상상 속 완이 같았어요. 그 보다 더 완이 같았어요."
▲BL드라마 '우리 연애 시뮬레이션' 신기태 役 이승규/제이지엔터테인먼트 |
한 여름 무더위 속에서 시작한 이승규의 '우연시' 첫 촬영은 게임회사에 첫 출근한 이완과 기태의 만남이다. "완이 첫 출근하고 기태가 '제 자리입니다. 비켜주세요'라고 하는 장면이었어요. 형이 먼저 연기할 때 제가 나오면 안되니까 구석에 숨어서 그 모습을 보는데 기태로서 진짜 괴롭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형의 그 말투와 고개 숙이는 그런 모습들이 토끼 같아서 괴롭히고 싶었어요(웃음). 그날 형이랑 식사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편해졌던 것 같아요. 그때 식단을 하고 있을 때라 운동 이야기 많이 했어요. 학교 이야기도 하고요. 제가 형들한테 앵기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날 마음의 문을 확 열었어요. 하하."
이종혁과 함께 한 촬영 중 특별히 힘든 장면은 없었다. 로맨스 장르에서 빠질 수 없는 키스씬 촬영 비화를 묻자 이승규는 "형이 잘 리드해줬어요"라고 했다. "저는 작품으로는 입술이 닿는 게 처음이었어요. 형한테 자문을 구했던 것 같아요. 형은 (작품에서)많이 해봤다고 하더라고요. 형이 신호를 주면 고개를 돌려주겠다는 식으로 슛 들어가기 전에 많이 이야기를 하면서 맞춰갔어요. 저는 욕심 부리지 않고 형의 리드를 잘 따라갔던 것 같아요. 그날 남산에서 촬영이 마지막 씬이었어요. 그때 현장에서 스태프분들이 되게 엄숙한 분위기였어요. 몰입할 수 있게 많이 도와주셨어요. 사실 저랑 형은 아무렇지 않았거든요. 근데 다들 긴장하셨더라고요. 하하. 저희가 편하게 웃으면서 촬영하니까 다들 으아하다는 듯이 뭐가 그렇게 웃기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그때는 형이랑 너무 친해서 눈만 마주쳐도 웃는 지경에 이르렀던 것 같아요. 모니터링을 안 보여주셔서 더 과감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방송에서 카메라의 색감, 편집된 장면들 모두 거부감 없이 예쁘게 나왔더라고요."
매회 극 말미 등장한 쿠키영상 촬영 비화도 전했다. 이승규는 "도서관 앞에서 만화책을 보는 완이 옆에서 게임하는 기태 씬은 형이랑 정말 합이 좋았어요. 많이 맞춰본 본 것도 아니었는데 감독님도 너무 좋아하셨어요. 제가 실수로 만화책을 뺏어서 뒤집어서 보는 것도 애드리브거든요. 근데 종혁 형이 자연스럽게 책을 돌려주면서 대사로 이어가는데 '당신 뭐야? 이런 것도 맞춰줘?' 라는 느낌이었어요. 쓰일 것 같았는데 정말 그대로 나왔더라고요"라며 웃었다.
▲BL드라마 '우리 연애 시뮬레이션' 스틸/스튜디오엠포, 스튜디오 윈썸 |
이종혁과 호흡한 소감을 묻자 이승규는 "형은 이미지랑 성격이 정반대에요. 이미지는 굉장히 지켜주고 싶은 토끼인데 실제 성격은 소나무거든요"라고 했다. "자기 줏대가 있고, 신념이 확고해요. 옳다고 믿는 것을 끝까지 지켜나가는 강단이 있는 사람이라 생각해요. 단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모습을 많이 봤어요. 근데 의견을 제시하면 수렴도 잘 해요. 현장에서도 저를 많이 이끌어줬어요. 제가 의지를 많이 했죠. 기태의 눈물 장면은 진짜 의지를 많이 했어요. 토닥토닥 해주는데 울때 부모님이 안아주면 서러워서 더 우는 느낌있잖아요. 그때 진짜 딱 그랬어요. 형한테 예쁘게 안기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되게 친형 같았어요. 그 씬 촬영하면서도 그 기억들이 감정으로 옮겨진 느낌이에요."
앞서 이종혁은 이승규를 '애교쟁이 비글'이라고 표현하며 애정을 드러냈던 바. 이승규는 "형이 그렇게 느낄만 한 것 같아요. 진짜 마음을 연 상대에게는 댕댕이가 되거든요. 근데 사실 상처받지 않으려고 벽을 치는 경향도 있어요. 기본적으로 상대방에게 어느 정도 친절은 베풀지만, 저만의 선이 있어요. 그 선을 넘으면 제 사람이 되는거죠. 저한테 관계는 그렇게 신중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좋은 기억으로 남은 '우연시'. 당연히 시즌2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심지어 이승규는 이미 머릿속으로 시즌2 내용을 모두 그렸다. 이승규가 그리고 싶은 시즌2의 키워드는 질투, 재회, 복수, 삼각관계다.
▲BL드라마 '우리 연애 시뮬레이션' 스틸/스튜디오엠포, 스튜디오 윈썸 |
"물론 제 상상 속 지난 7년을 회상하고 싶어요. 하지만 스토리적으로 너무 분량이 적은거죠. 하하. 기태한테 사실은 과거에 남자가 있었어요. 회상 장면을 통해서 나오는거죠. 근데 그 남자가 외국으로 일을 하러 갔다가 돌아온거죠. 현재 시점에서 그 남자가 기태 앞에 나타나고, 완이는 질투를 하는거죠. 기태의 나쁜 남자 면모를 보여드리고 싶거든요. 그래서 기태가 흔들리는거에요. 그 남자의 등장으로 옛 감정이 살아나서, 그 감정으로 완이가 아닌 그 남자한테 가는거죠. 그렇게 다시 완이를 잃는거에요. 완이가 기태한테 복수하고 두 사람이 재회하면 더 재밌을 것 같아요(웃음)."
'우연시' 종영을 기념하며 팬들은 자발적으로 종영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벤트 기간 3일 중 이승규는 무려 4번이나 방문해 팬들과 깜짝 소통하기도 했다. 생각지도 못한 팬들의 뜨거운 반응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
"첫날에 그렇게 많은 분들이 오시는지 몰랐어요. 여동생이랑 남동생이랑 첫날 밤 11시 반에 갔어요. 집에서 쉬다가 한번 가볼까 생각에 가볍게 갔거든요. 들어갔는데 사람들이 저한테 말을 걸더라고요. 당황스러웠어요. 기태가 맞냐고 하는데 그 순간 어디선가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어요. 난생 처음 경험해보는 순간이었어요. 그래서 너무 감사한 마음에 한 분씩 다 셀카 찍어드리고, 사인도 처음 해드렸던 것 같아요. 아이스크림도 사드렸어요. 근데 아직도 안 드셨다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제발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맛있게 드셔주시면 저도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당초 이승규는 매일 방문할 계획은 없었다. 하지만 당시 현장에 있던 팬들에게 팬서비스를 해주던 중 흘려 들은 말이 그를 다시 이벤트 현장으로 이끌었다. "제가 모든 분들께 사인해드리는 중에 어떤 분이 자기 친한 팬이 내일 오기로 했다고 아쉬워하더라고요. 그 말이 너무 밟혔어요. 그래서 또 간거죠.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SNS에 글을 10분 정도 올렸다가 내렸어요. 굉장히 많이 오셨더라고요. 그때는 진짜 즐기기 시작했어요. 떨림도 없었던 것 같아요. 사람이 많아서 너무 더웠어요. 지극정성으로 예쁘게 꾸며주신 이벤트 현장을 보면서 너무 신기했어요. 거기서 중국 팬도 뵀어요. '우연시' 이벤트 때문에 오셨다가 다음날 가신다고 하더라고요. 괜히 죄송하고 감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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