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노이슬 기자]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이승규는 데뷔한지 3년차 신인이다. MBTI 'J'라는 이승규는 배우의 길을 결정하기까지 1년 반이라는 기간동안 수천번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심지어 '연기하면서 10만원만 벌어도 할 수 있을까'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최종 답지는 예스였다.
▲BL드라마 '우리 연애 시뮬레이션' 신기태 役 이승규/제이지엔터테인먼트 |
2021년 전역 후 8월부터 배우가 되기 위해 맨몸으로 뛰어들었다. 스스로는 계획적이었지만, 오디션을 보기 위해서는 프로필이 필요하다는 가장 기본적인 것도 몰랐다. 지인으로부터 오디션 정보만 듣고 무작정 오디션에 도전했고 합격했다. 이 작품이 이승규의 데뷔작 영화 '드림메이커'다.
"전역한지 2주 됐을 때인데 정말 무모하게 시작했어요. 프로필을 요청하시는데 당연히 없었죠. 아무도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으니까요. 감독님께서 지정 대사를 읽어보라고 하셨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10분 간 연습하고 다시 들어오라고 하셨죠. 그리고 오디션에 합격했어요. 그때 감독님께 많이 배웠어요. 바로 프로필 사진도 찍고, 경력이 없으니까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연기했던 것도 적고, 처음 연기했던 작품도 적었어요. '드림메이커'를 유동균 형이랑 같이 찍었는데 조언을 많이 해줬어요. 연기 훈련 질문부터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연예인과 배우 중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앞으로 회사 등에 대해서요. '드림메이커' 끝나고 소속사 오디션을 봤어요. 그리고 지금의 대표님이 저를 좋게 봐주셔서 처음 본날 3~4시간 이야기하고 함께 하게 됐어요."
'드림메이커' 이후에는 연기 경험을 할 기회가 쉽게 주어지지 않았다. 이승규는 누구의 도움을 받기보다, 스스로에 철학적인 질문도 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했다. 가장 먼저 자아를 찾았다. 그는 그 시절을 성장기, 터닝 포인트라고 했다.
▲BL드라마 '우리 연애 시뮬레이션' 신기태 役 이승규/제이지엔터테인먼트 |
"학원을 다니지 않았어요. 혼자 했는데, 누가 봐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고민도 많았어요. 그래서 1년동안 많이 힘들었어요. 나라는 사람의 색은 뭘까. 연기를 다 떠나서 자아를 먼저 찾았어요. MBTI 검사를 제가 아닌 남에게 부탁했어요. 제가 모르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되서 좋았어요. 그렇게 혼자 질문하고 돌파구를 찾아가던 그 시절에 많이 성장했던 것 같아요. 터닝 포인트였죠. 24살 때 제가 굉장히 불안해하고 조급해했거든요. 근데 대표님이 제 커피 마시는 모습, 걸음걸이 같은 평소의 모습을 보고 조급해하지 말라고 조언해주셨어요. 그때부터 마음을 편하게 가지려고 했어요. 가장 편하게 볼 수 있는 제 모습이 지금의 저인 것 같아요. 그때 제 감정에 대해 많이 진단했었거든요. 예전에는 우울과 불안을 좋게 쓰는 방법을 몰랐거든요. 이유없이 꿀꿀해질 때 있잖아요. 근데 지금은 제가 다스릴 수 있게 됐어요. 연기하면서 우울과 불안을 쓰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아요."
이날 처음 만난 이승규는 신인 답지 않은 능숙함이 있다. 50분 인터뷰 조차 제대로 채우지 못하는 말주변이 없는 신인 배우가 있는 반면, 이승규는 막힘 없이 조곤조곤 대답도 잘한다. 웬만한 베테랑 못지 않은 여유로움이 있었다. 그가 얼마나 깊은 고민을 해왔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기태'라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이런 이승규가 차기작에서 얼마나 성장해 있을지 기대된다.
현재 차기작은 없지만 본격적으로 연기 공부에 전념한다. "제가 숭실대학교 경영학과 휴학 중이에요. 근데 돌아가지 않고 자퇴하고 스터디 그룹을 통해 연기 공부를 할 생각이에요. 부모님도 제가 군대에 있을 때 연기하겠다고 말했을 때는 장난식으로 받아들이시거나 좋게 보지 않으셨어요. 근데 제가 삼성 갤럭시탭 광고 찍은 후에는 되게 좋아해주세요. 아버지는 모르는 분께도 자랑하시고 그러세요(웃음). '우연시'는 못 보셨지만 요즘 팬분들이 부모님 선물도 챙겨주시거든요. 그걸 받으실 때 실감하시는 것 같아요."
▲BL드라마 '우리 연애 시뮬레이션' 신기태 役 이승규/제이지엔터테인먼트 |
롤모델은 조정석이다. "조정석 선배님의 연극 무대를 굉장히 좋아해요. 연극과 매체 연기 둘다 소화하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요. 대체불가한 배우라는 수식어가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선배님이 가지고 계신 선하고 유쾌한 느낌 자체도 너주 좋은 것 같아요."
최근 개봉한 '존윅4'를 언급하면서 액션 장르도 희망했다. "총알과 피가 난무하는 액션 장르를 좋아해요. 몸 쓰는 건 축구 빼고 자신있거든요. '존 윅4' 개봉했는데 언제 볼지 고민 중이에요. 제가 연습하는 연기들의 색깔도 멜로보다는 액션이나 장르물 위주인 것 같아요. 남성다운 모습이요. 또 '완벽한 타인'을 가장 재밌게 봤거든요. 미스터리, 추리물도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