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명옥(사진: 연합뉴스) |
프로배구 여자부 '챔피언' 한국도로공사는 벌써 차기 시즌 걱정이 앞선다.
최근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주포 박정아(30), 베테랑 미들블로커 정대영(41)이 각각 페퍼저축은행과 GS칼텍스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박정아는 지난 시즌 공격 성공률 전체 9위, 오픈 공격 7위에 오른 팀의 간판 공격수였고, 블로킹 3위를 차지한 정대영은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팀을 이끈 대들보였다.
한국도로공사는 또 다른 팀 내 FA인 배유나(33), 문정원(31), 전새얀(27)을 잡았으나 외부 FA 영입은 실패하면서 결과적으로 전력 약화가 불가피해졌다.
한국도로공사 구성원들도 주변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2022-2023시즌 극적으로 우승컵을 들었던 한국도로공사는 다시 한번 파란을 일으키겠다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정대영의 이적으로 한국도로공사 팀 내 맏언니가 된 리베로 임명옥(37)은 24일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대한항공 합동 축승회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그동안 박정아, 정대영 언니가 정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그렇지만 두 선수 없이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페퍼저축은행과 경기에선 (박)정아의 공격을 악착같이 받아낼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임명옥은 "사실 올해 우리 팀이 우승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지 않나"라며 "주변에선 두 선수의 이적으로 '망했다'라는 표현도 하던데, 이런 평가를 깨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임명옥의 말처럼 2022-2023시즌에 극적으로 우승컵을 들었다.
전력상 하위권에 처질 것이라는 평가를 뒤집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고,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을 연이어 격파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흥국생명과 챔피언결정전에선 1, 2차전을 내준 뒤 3∼5차전을 연이어 승리하는 드라마를 썼다. 역대 최고의 명승부였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는 우승의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전력 이탈 악재를 안게 됐다.
이날 임명옥은 박정아, 정대영에게 잔류를 설득한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박정아, 대영 언니와 많은 대화를 했다"며 "의지를 많이 했던 대영 언니가 이적하게 됐다고 했을 때 눈물이 많이 나더라. 속상했다"고 했다.
그는 "서운한 마음도 있지만 두 선수 모두 새로운 팀에서 잘 적응했으면 한다"며 "이제는 상대 팀 선수로 만나게 됐지만,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