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임가을 기자] 국립무용단은 24-25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개막작으로 국립무용단 신작 ‘행 +-’(행 플러스마이너스)를 오는 29일부터 9월 1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작품은 현대무용계 거장 안애순과 국립무용단의 첫 만남이다. ‘행 +-’ 연출·안무를 맡은 안애순은 ‘옥스포드 무용사전’ ‘세계현대춤사전’에 등재되는 등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현대무용가로, 현대무용에 한국적 움직임을 조화롭게 녹여내 독자적 영역을 구축해왔다.
▲ 사진=국립극장 |
이번 국립무용단과의 협업에서는 한국춤 고유의 움직임을 현대무용의 기법으로 해체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는 데 초점을 두었다. 이를 통해 한국춤을 향한 고정관념을 깨고, 전통 안에 이미 내재된 ‘컨템포러리’를 이끌어낸다는 목표다.
국립무용단 전 단원이 출연하는 이번 신작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무용수의 한계를 넘는 다채로운 움직임이다. 안애순은 ‘춤이 아니라 몸짓에서 출발’한다는 연출 방향에 따라 제작과정 동안 각각의 무용수로부터 개개인의 역사가 녹아든 움직임을 끌어내는 데 집중했다.
주요 모티브인 ‘춘앵무’(궁중무용 중 유일한 독무)에서 출발한 움직임은 43명의 무용수가 펼치는 미니멀하고 입체적인 군무, 다채롭고 자유로운 개인의 춤 등으로 변주된다. 그 과정에서 전통과 현대, 과거와 현재, 시간과 공간, 집단과 개인, 규율과 자유 등 상반된 개념이 교차하고 얽히는 가운데 획일화된 ‘행(Row)’에서 새롭고 다양한 ‘행(Move)’이 만들어진다.
안애순은 “이번 작품은 전통 안에 녹아있는 컨템퍼러리를 찾아내는 과정이었다”며 새로운 미학과 동시대적 가치를 한국춤에서 발견하게 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창작진으로는 1997년부터 27년간 안애순 연출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무대디자이너 김종석과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10여 년간 협업해온 조명디자이너 후지모토 다카유키가 함께 한다. 이들은 이동과 변형을 거듭하는 무대 세트, 변화무쌍하고 감각적인 조명이 생동감 있는 미장센을 선사하며 무용수의 움직임을 더욱 돋보이게 할 예정이다.
음악은 영화 ‘화차’, ‘길복순’, ‘불한당’ 등에 참여, 영화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음악감독 김홍집·이진희가 공동으로 참여한다. 민요, 앰비언트 사운드, 국악기와 서양악기, 무용수들의 구음 등을 활용해 작품에 신비로움을 배가시킨다.
여기에 판소리 창작단체 ‘입과손스튜디오’, 국악창작그룹 ‘비빙’에서 활약해온 소리꾼 이승희가 무대 위 소리꾼으로 출연해 전통과 현대를 잇는 매개자 역할을 수행한다.
의상은 전통 한복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디자인으로 세계에서 주목 받고있는 김영진이 맡는다. 43명 무용수 각자 개성에 맞는 의상을 입고, 각자의 춤을 표현하면서도 조각보에서 변주된 한국적 색감으로 전체적인 움직임을 조화롭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현대미술계와 공연계를 두루 섭렵한 김지연이 드라마트루그로 함께 한다.
한편 국립무용단은 공연에 앞서 ‘오픈 리허설’을 오는 13일 오후 7시 30분 국립무용단 연습실에서 진행한다. 주요 장면 소개에 이어 출연진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마련돼 작품을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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